화수분을 읽고나서 화수분을 읽고

화수분을 읽고..
이 소설은 1인칭 시점으로서 화수분 일가의 가난에 관한 비극을 나타낸 작품이다. 한 가족의 가난했던 삶을 표현함으로써 일제 치하에 있던 당시의 시대상황을 알 수 있었다. 화수분은 굉장히 순박한 인물로 전형적인 시골사람의 성격을 갖는다. 화수분을 통하여 본 가난은 당시 서민들의 삶을 잘 그리고 있는 것 같다. 한 때는 양평 부유한 집안에서 자란 화수분이지만, 농가가 망하고 착한 어멈과 못난 두 딸과 떠돌다가 결국 이 곳 행랑방까지 오게 되었다.
첫째 딸은 정말 못된 아이이다. 집안 살림이 작은 애를 업는 홑 누더기와 띠, 그리고 지게 하나가 전부인 이 가난한 마당에 먹을 것이 생기면 자기가 뽀르르 달려나와 차지하여 혼자 먹고, 어멈이 헛입 노릇이라도 하게 되면 도리어 어미한테 욕을 하곤 한다. 첫째 딸은 분명 이 어려운 상황에 혼자만 살겠다고 발버둥 칠 인간이다. 잘한 것도 없는데 적반하장도 유분수…(생략)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집에 돌아온 어멈은 화수분에게 귀동이 이야기를 했다. 화수분은 딸 아이의 이름을 부르며 울부짖었다. 아무리 보기 싫어도 아무리 못나도 자신의 핏줄인데 그런 아이를 다른 곳에 보냈다고 생각하면 얼마나 진짜로 얼마나 가슴이 찢어질 듯이 아팠을까..
귀동을 보낸 아픔을 가시기도 채 전에 화수분은 양평 고향의 집안 사정 때문에 어멈과 막내딸 하나를 다시 온다는 굳은 약속과 함께 이곳에 두고 고향으로 떠난다. 화수분이 떠난 지 열흘이 되고 보름이 되고 겨울이 되도 화수분은 아무 소식조차 없다. 편지를 써 붙여보아도 아무 소식조차 없다. 어멈은 세 살배기 딸아이를 업고 고향 양평을 향해 발걸음을 옮긴다.
화수분의 소식은 동생 S에게 전해듣게 되었다. 고향에서 일을 하다 앓았지만 계속 귀동이의 이름만 부르면서 운다는 것이다. 때마침 어멈의 편지를 보아 어멈을 보러 추운 겨울에 서울을 향해 떠났다. 서울을 향해 가면서 어떤 높은 고개에서 쓰러져있는 어멈과 세 살배기 딸아이를 만났다고 한다. 어멈과 화수분은 추운 겨울날 자신들을 희생하며 딸아이를 살려냈다. 읽으면서 가슴 한 구석이 찡해오고 부모님의 역할에 대해서는 크나큰 감동을 받았다.
화수분과 그의 어멈처럼 모든 부모님은 그렇게 할 것이다. 밉든 싫든 자기 자신의 자식이기 때문에 말이다. 당시 가난 때문에 어쩔 수 없었던 서민들의 고달픈 삶과 마지막에 딸아이를 살리기 위해 어멈과 함께 딸을 보듬어 안아 얼어죽는 장면에서는 정말 가슴 찌릿한 감동과 인간애를 보았다. 가난 때문에 한 가족이 겪는 불행한 비극을 감동적인 인간애를 통해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 전영택의 화수분이란 작품은 나에게 있어서 부모님의 크나큰 사랑과 가난이 우리에게 가져다 준 불행을 깨닫게 해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