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방인

《독후감》
이방인
어머니의 장례식에 가기 위해 사장에게 하루 쉬겠다는 얘기를 꺼낼 당시의 알 수 없는
당황함을 안고, 뫼르소는 알제리에서 약 80Km 떨어진 마렝고에 가기위해, 버스
에 오른다.
뫼르소는 어머니의 관옆에서 커피를 홀짝이고, 담배를 피워대는, 지극히 순박한 행동
을 일삼는다. 후에 그같은 행동은 그의 몰락을 앞당길 것이었다. 어머니의 친구들과
밤을 지샌 후, 뫼르소는 아름다운 알제리에서의 카뮈지엥의 전형적인 기쁨에 들떠,어
머니의 장례식은 안중에도 없다.
`마렝고와 바다를 나뉘는 그 언덕위에선, 하늘은 선명한 붉은 빛을 띠었다. 그리고 바
람은 그 언덕을 타고 넘어와 짜디짠 소금냄새를 전해주었다.`
뫼르소는 이 풍경을 잠시 산책하고 싶어했지만, 장례식을 잠시도 떠날 순 없는 처지였
다. 이례적으로 그 노인들중의 한 사람은…(생략)

`그게 뭐 그렇게 중요한 일인가이다. 그의 사장은
파리에 있는 사무실로 승진을 제안했지만, 그에겐 그것도 똑같은 일일뿐이었다.
여하튼: 뫼르소: `다른이들과 마찬가지로, 당신도 삶을 변화시키진 못합니다. 그리고
어찌되었건 난 내 삶에 만족하고 있소. "
뫼르소는 계단에서 그의 이웃을 만난다. 그 시시한 인간과의 우연한 만남으로 결국 그
의 삶이 희생될 것이다. 그는 레이몽 싱테스로 시골 건달중 하나이
자, 매춘일을 하고 있는 사람이었다. 그는 자신의 `여자친구`에게 보낼 편지 한 통을
써줄것을 뫼르소에게 부탁해온다. 이 간단한 제안은 곧 그를 감당해 낼 수 없는 사건
의 소용돌이 속으로 끌어들일 판이었다. 그 사건속에서 그는 중심에 놓이게 되지만,
완전한 `이방인`으로 전락할 것이다. 레이몽은 자신의 여자친구를 때린 것이 그녀의
오빠에게 알려져 이미 그 오빠와 다툰적이 있었다.
레이몽은 뫼르소와 마리를 자신의 친구들과 함께, 해변에서 하루 즐길생각으로 초대한
다. 그들은 해변에 버스를 타고 가기로 했다. 그러나 담배가게 앞에서, 레이몽은 한
무리의 아랍인들을 발견하곤, 뫼르소에게 손짓한다.
카뮈, 평생을 두 개의 사회구성원이 함께 화합하며 살아갈 수 있다고 투쟁해 온 그였지만,
그의 소설속에선 아랍인은 결코 함께 살아갈 수 없는 존재였다. 이런 상황의 설정은
매우 전형적이다: `그들은 우리를 소리없이 바라보고 있었지만, 그것은 우리가 돌이나
죽은나무이기나 한듯이 그들을 쳐다보고 있었던 것과 별반 다를게 없었다.`레이몽 여자
친구의 오빠가 그들사이에 끼어 있었다.
그들은 버스를 타고 알제리 외곽을 돌아.......레이몽의 친구인, 마송의 해변가
별장에 도착한다. 이곳에서 카뮈는 <이방인>의 결정적인 장면의 하나가 되어, 독자의
인식에 깊이 각인될 인상적인 사건 하나를 설정한다. 오랑에서 가까운 보오세빌가의
해변은 사회의 암묵적인 동의에 의해 특정집단에 대한 배타성이 팽배한 구역이었다.이
곳에서 레이몽은 아랍인 무리와 다툼을 갖고 결국엔 칼부림과 총을 사용하게 된다. 하
지만, 그 다툼에선 아무도 죽지 않았다. 뫼르소는 비록 혼자서 싸움에 뛰어든건 아니
었지만, 이 남성다운 다툼에 말려들고 말았다.
이제 레이몽은 붕대를 감고 복수하고 싶은 마음에 뫼르소와 함께 다시 그 해변가로 향
한다. 이때 주목해야만 할 새로운 요인이 있다: 그건 레이몽의 권총이다. 그들은 두명
의 아랍인들을 다시 발견했다. 한명은 주변에 물이 고인 큰 바위근처에서 피리를 불고
있었다. 레이몽은 그 남자(여자친구의 오빠)를 쏠려고 생각했지만, 뫼르소는 레이몽에
게 아랍인이 칼을 빼어들면 자기를 위해서만 총을 쏘아야만 한다고 조언한다. 이때,그
는 레이몽의 총을 빼앗는다. 이글거리는 태양빛이 그를 사로잡았다. 그 태양빛이 그
들을 해변에 있는 별장으로 돌아오게 만든다.
그러나 이제 믿기지 않는 열기와 태양빛은 이 이야기에서 주된 역활을 하게 될 것이
다. `비록 별장에 머물거나 다시 해변으로 돌아간다고 하는 것이 똑같은 일`이 될지
라도 뫼르소는 별장으로 들어가지 않고, 그 해변으로 돌아갈 참이었기 때문이다.
그 알제리인의 냉혹한 논리는 태양으로 이어진다.`그 태양은 내 뺨에 비춰오기 시작했
고, 나는 내 눈썹주위에 땀방울이 흘러모이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것은 뜨겁게 타
오르는 것 같았고, 난 더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 나를 앞쪽으로 나아가게 하였다. `
뫼르소는 레이몽이 마주친 아랍인, 지금 자신의 앞에서 칼을 뽑아 든 그와 우연히 만
나게 되었다. `마치 하늘이 열려서 한쪽끝에서 다른쪽끝가지 빗물을 쏟아붓듯 열기를
내리 쏟고 있는 듯 했다. `뫼르소는 방아쇠를 당긴다. `이제 흔적도 없이 총알을 삼
켜버린 그 움직이지 않는 몸뚱아리를 향해, 그는 네 방을 더 쏜다.`
<이방인>의 2부는 뫼르소의 체포와 신문, 감금과 재판 그리고 선고의 이야기로 가득
채워져 있다. 그 법정, 판사들, 그 전형적인 두 명의 얼굴없는 변호사들은 모두 카뮈의
소설에선 주인공에 가깝지만, 카프카의 <심판>에 나오는 요제프 K만큼이나 `낯선 사람`
들이다. 카프카의 영향을 우리는 여기서 느낄 수가 있다.
이것을 논외로 하더라도, 카프카의 K와 다르게, 뫼르소는 그에게 일어나는 일들을 이
해하고자 노력했다. 부조리한 세계는 무엇보다도 먼저 불가해하다. <시지프의 신화>에
서 카뮈는 이렇게 적었다: `비록 논리적이지는 못하지만, 세계는 설명될 수 있다는 것
이 우리의 생각이다. 하지만, 그 세계안에서 갑작스럽게 환영과 빛의 세계로 빠져들면
인간은 한 사람의 이방인으로 전락하는 자신을 느끼고 마는 것이다.`
변호사를 선임하지 않았기때문에, 뫼르소는 법정변호인을 배정받았다. 어머니의 장례
식에서 그가 보인 행동은 아주 `냉담한`것이었고, 이것은 그의 재판에서 아주 불리하
게 작용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변호사는 뫼르소에게 알려주었다. 당시에 뫼르소는 몹
시 혼란함을 느꼈고, 그때문에 잠시 본 마음을 잃어버린 것이라며, 변호사는 재판에서
뫼르소가 이야기해줄것을 원했지만, 그의 변호가 진실이 아니라는 이유로 뫼르소는 그
제안을 거절한다.
이제, 공안검사의 신문이 진행된다.....공안검사는 묻는다, `왜 당신은 땅에 누워있는
시신에 대고 총을 쏘았습니까 ?` `왜 첫발을 쏘고 두번째 방아쇠를 당길때까지 잠시 시
간을 두었습니까 ? ` 뫼르소는 뭐라고 답해야 할지 알지 못했으므로 아무말도 하지 않았
다. 그는 붉은 빛을 발하는 모래와 자신의 이마위에서 태양이 타오르고 있었던것만 기억
할 뿐이다.
그는 뫼르소에게 신을 믿는지 묻는다. 뫼르소는 믿지 않는다고 답한다. 공안검사는 그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고 말한다. 그는 말한다, `모든 인간들은 자신이 신의 품안에 있
다고 믿고 있소! 당신은 내 삶이 공허한 의미로 가득차길 바랍니까?`
시간을 갖고, 뫼르소는 `죄수의 사고방식`을 갖기 시작한다. `나는 자주 생각했다. 만
약 내가 죽은 나무 뿌리의 줄기아래 살게 될 운명에 있어서, 보이는 것은 내 이마위로
솟아있는 하늘뿐이었다면, 아마도 점점 그같은 상황에 익숙해졌을지도 모르는 일이다`고.
뫼르소는 심지어 자신의 재판에서 구경꾼/이방인이 되어간다. 그는 많은 흥미를 갖고
재판 진행절차를 지켜본다. 그리고 검찰측에서 이 사건을 이상한 방향으로 엮어가는 것
을 보며 놀라움을 금치못한다. 그러나 이 재판을 그는 마치 자신이 아닌 다른이의 재
판이나 되는 듯이 여기고 있다. 재판중에, 공안검사는 배심원들에게 공표한다, `그는
자신의 어머니의 시신을 보기 원치 않았습니다. 그는 영안실에서 담배를 피웠습니다.
그는 조는가 하면 커피를 홀짝였습니다. 존경하는 배심원여러분, 그의 어머니가 죽자
다음날, 이 남자는 수영을 하러갔고, 방종한 간통을 하였으며, 코믹영화를 보고 웃어
댔습니다. 더이상 말할 필요가 없다고 봅니다.` 법정에 나와있는 사람들은 놀라움을
금치못하고, 수군거렸다. 다른 증인들의 증언이 이어졌다. `그는 어머니의 장례식에서
한번도 울지 않았습니다. 그는 어머니의 나이조차 알지 못했습니다. 우리는 코믹영화
를 보면서 희희덕 거리는 그를 보았습니다.`
뫼르소는 생각했다, ` 처음으로 내가 유죄라는 것을 깨달았다. 나는 잇따라, 그것을
다시 확신할 수 있었다: 신문팔이의 외침소리, 공원에 마지막까지 남아있는 새들의 울음
소리, 샌드위치를 파는 상인이 손님을 부르는 소리, 전차가 지나가는 거친 소리, 그리
고 항구에 밤이 찾아들기 전의 그 윙윙거리는 소리.......그래, 오래전의 그 시간에,
나는 평온속에 살며 무엇도 부러울게 없었지...`
이제 뫼르소는, 자신에게 일어나고 있는 일들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기 시작했고, 기소
와 판결을 통해서 그렇게 완벽히 자신이 객관적으로 대상화되고 있다는 것은, 결국 사
형집행을 위한 전조나 다를게 없는 것처럼 느껴졌다. 뫼르소:` 어느면에서, 나의 재판
은 마치 나와는 전혀 상관없이 진행되는거 같았다. 모든 일들이 내가 전혀 참여하지
않은 상태에서 일어났다. 나의 운명은 내 의견이 무시된채로 결정지어졌다.`
판결과 처벌의 개념은 뫼르소에겐 아주 낯선 것이었다. 누군가 그의 행동에 대해 후
회하느냐고 질문을 해 온다면, 그는 결코 그 일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답변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난 항상 다음에 일어날 일들, 오늘이나 혹은 내일에 일어날 그
일들에 정신없이 바빴었다.`
주임판사는 내게 무슨 할말이 없는지 물었다. 잠시 난 생각에 잠겼다. 나는 답했다,
`없습니다`. 뫼르소는 단두대에서의 참형을 선고받았다, 그리고 이것은 카뮈가 지니
고 있었던 평생동안의 사형제도에 대한 공포를 다시한번 엿볼 수 있는 설정이다. 특
히 이 야만적인 프랑스의 참수형은 18세기의 유산에 다름아니었다. 뫼르소는 작가의
아버지가 목격했던 사형집행과 그 광경을 본후 느꼈던 메스꺼움에 대한 체험을 상술
하고 있다. 그의 혐오는 비폭력주의에 반하는 것이 아니다. 뫼르소는 생각했다, 내
가 지금 이 감옥에서 나가기만 한다면, 나는 모든 공개 사형집행 장면을 지켜보기 위
해 어디든 갈것이다.`라고.
그는 새로운 법률을 생각했다. 그것은 사형수를 혼합된 화학물로 죽이는 것이지만,여
전히 그같은 방법은 사형수가 살아날 수도 있을 아주 작은 기회를 줄지도 모른다. 반
면, 단두대의 처벌은 어떤 기회도 주지 않는다. 만약 단두대에 의한 집행이 실패한다
면, 사람들은 그 칼을 더 날카롭게 갈아 사형집행을 다시 시도할 게 뻔했다. 이런식
으로 결국 사형수는 첫 시도에서 그런 일이 일어나길 바라는 희망을 강요받게 된다.
그 희망은 그 자신의 살인에서 그를 도덕적인 공범자로 만든다. 정확히 사회가 그
로부터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 그것은 그 자신의 선고에 그가 동의함으로써, 그를
제거하고자하는 사회의 필요성을 정당화 하고자 하는데 있는 것이다.
뫼르소는 또한 단두대의 가학적인 날카로움, 특히 그것이 놓인 자리에 매혹당하였다.
그는 하늘로 솟았다가 곤두박질칠뿐인, 그 단두대의 날위에 오르는 것을 기꺼이받아
들였다. 그러나 이것 뿐인가 ?
뫼르소는 그 길 위에서 부조리한 주인공이 되고 있었고, 그는 그에게 선고를 내린 무
의미한 세계를 받아들일 것이다. 그것은 수동적이지 않으며 그에게 놓인 짧은 시간안
에서 그는 적극적으로 관여하였던 것이다. 상고를 기다리는 동안에, 뫼르소는 `부조
리한 추리`를 시작하고 그의 죽음을 받아들인다. 그는 서른나이에 죽든 일흔나이에 죽든
그 두가지 선택안에는 아무런 차이가 없다는 것을 알았다. 그곳엔 여전히 죽음만이
도사리고 있을뿐, 그 이후엔 아무것도 없었으며 따라서, 그는 - 논리적으로 - 그 자
신의 상고를 거부하여야만 했다. 동시에, 거기엔 전형적인 카뮈지엥의 삶의 태도가
깃들어있다.: `이 순간 내 사고를 속박하고 있던 것이 그 끔찍한 비약에 의해 동요되
었다. 그것은 나의 내면에서 내가 20년이나 살아왔다는 사실을 느낄 수 있었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뫼르소가 만나길 거부하였던 감옥의 목사가 도착한다....
`신이 당신을 도우실 겁니다.`
`나는 신에게 낭비할 시간이 없소. 나는 죄를 지었고, 그 대가를 받을 것이오.
아무도 나에게 더이상 무엇을 요구할 순 없소.`
`당신은 아직 깨닫고 있지 못합니다, 제가 당신을 위해 기도 드리겠습니다.`
`그래 당신은 당신의 존재자체를 확신할 수 있소 ? 그렇소 ? 당신의 확신이란 여자의
머리카락 한 올 만큼의 가치도 없는 것이오!`
뫼르소: `내 미래의 어딘가 깊은 심연으로부터, 지금까지 살아왔던 내 부조리한 삶의
모든 것을 관통하여, 하나의 어두운 바람이 해를 지나 쉬지않고 지금도 여전히 내쪽
으로 불어오고 있소.`
이 모욕으로 점철된 한동안의 격노이후 찾아든 고요는, 현대 문학안에선 결코 찾아
볼 수 없는 설정이다. <이방인>의 이 마지막 단락에서, 카뮈는 그의 주인공의 운명을 요
약하고자 한 것이 아니다. 카뮈는 뫼르소가 직면할 죽음이라는 운명안에서 그가 맞이
할 새로운 삶에 대한 놀랄만한 전망으로 그를 이끌고 있는 것이다.
`그저 그 순간 먼곳으로부터 밤의 끝자락에 다다를즈음, 사이렌이 울리기 시작했다.그
들은 이제 나에게는 의미가 없어진 어느 세상을 향한 출발을 알려왔던 것이다.` 생에
처음으로 그는 엄마에 대해 생각하고 왜 그녀가 만년에 이르러 `약혼자`를 갖게 되었
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엄마에겐 그때가 모든 것이 다시 시작되는 순간이기도 했던
것이다. 누구도, 어떤사람도 그녀를 위해 눈물을 흘릴 권리는 없다.` 그런 생각끝에
이르러 이제, 그는 그의 분노가 씻기워지고, 특별히 그의 모든 희망까지도 정화되었
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나는 처음으로 세상을 향한 온화한 무관심에 내 마음을 열어두었다. 진정 내 자신과
닮은 나를 찾는중에 - 그렇게 깊은 형제애 속에서, 정말로 - 나는 지금까지 행복한 삶
을 살아왔었고, 지금도 여전히 행복하다고 느꼈다. 모든것이 완벽해 지기 위해서 내가
바라는 한가지 일은, 외로움을 덜 느낄 수 있게, 그날 나의 사형집행일에 많은 그경꾼
들이 모여,증오의 함성속에서 나를 맞아주는 주었으면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