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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수분을 읽고
옥분의 어멈이라 불리는 아줌마......난 어느 누구 보다 이 인물이 제일 맘에 들었다. 그 아주머니를 난 천사라 불러주고 싶었다. 자식을 남에게 주어야 할 만큼 궁핍한 생활 가운데서도 그녀는 자식을 사랑하는 맘을 잃지 않았다. 게다가 자식이라고 있는 것들이 엄마한테 욕을 하기도 한다. 그런데도 꾹 참은 그녀가 존경 스러울 따름이다. 아무리 이 세상에 자식을 사랑하는 부모의 마음보다 넓고 깊은 것이 없다지만 내가 만약 그녀와 같은 상황이었다면 도망을 치고 싶었을 텐데.....화수분 내외의 사랑하는 마음...지금 우리가 살고있는 이곳은 그런 가난 속에서는 사랑의 감정들은 메마르기 쉽상 인데 화수분의 내외의 사랑은 뜨거움 그 자체!!!! 남편을 찾아 나섰던 화수분의 아내가 한겨울 추운 들판에서 어린 딸을 안은 채 죽어 가고 있을 때, 집으로 돌아가던 화수분이 아내를 발견하고 결국 그들은 껴안고 죽게 된다. 난 이 부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정말 멋지다는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아직은 어리지만 내가 사랑에 대해 알고 있다면 사랑이란 바로 이런 것이 아닌가 하는 것이다. 화수분 일가의 비극을 이야기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절망으로 떨어지지 않은 것은 귀동이를 살아 남게 한 이들 부부의 따뜻한 체온 덕분이 아닌가 생각한다. 비참한 사람들의 삶 속에서 그들의 따뜻한 사랑이 나를 감동시켰다.
화수분..재물이 자꾸 생겨 아무리 써도 줄지 않는 단어 자체의 뜻과 주인공 화수분이 처한 비참한 생활이 대비되면서 비극적인 결말을 맺고 있는 소설이다. 가난함에 어쩔 수 없이 큰 딸을 다른 집에 보낸 행랑아범이 우는 소리를 남편이 잠결에 듣는다. 며칠 후 다친 형 대신에 시골에 내려가 일을 하다가 과로로 몸져눕게 되는데 기다리던 아내가 온다는 편지를 받고 주위 사람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아내와 아이를 마중 나간다. 추위 속에 산을 넘던 화수분은 아내와 아이를 발견하고 와락 다려들어 껴안았다. 다음날 지나가던 나무장수가 젊은 남녀의 껴안은 시체와 그 둘…(생략)
사이에 있던 깨어있는 아이를 발견하고 아이만 소에 싣고 간다. 이 어린아이는 두 부부의 운명을 말해주는 것 같다. 부모의 죽음을 어린아이가 살아남게 함으로 생명의 소중함을 말하려는 것도 같다. 하지만 마지막 결말에서 가장 가슴 아프게 느꼇던 것은 부모의 희생적인 사랑이다. 어쩔 수 없는 가난 속에서 딸을 남의 집에 보내야만 하는 부모의 가슴은 얼마나 아플까? 화수분과 그의 아내의 희생적인 사랑이 없었다면 둘째 아이마저 죽었을지도 모른다.
난 화수분에 들어있는 `가난`이란 요소는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것에 불과하다고 보고 싶다. 화수분은 사람을 말하려고 했던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아범과 어멈의 죽음, 그리고 아범이 앓으면서 불렀다는 큰 딸아이...사람에도 여러 종류가 있다. 어멈이 큰 딸아이를 보내 구서 가진 마음은, 나타내지는 않았지만 모성애, 아무 반응도 없던 아범의 마음은 부성애, 형님의 발이 다쳤다는 소식을 듣고 도와주러 간 아범의 마음에서는 형제애를 느낄 수 있고, 어멈의 편지를 받고 난 듯이 뒤어 나간 아범이나 아범을 보기 위해 추운 길을 나선 어멈의 마음은 부부애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사랑에 등급을 매길 수는 없는 것, 모두 다 소중하다고 생각한다. 헌데, 요즘의 사랑은 당연할 듯 점수를 매기고 등급을 정한다. 너무나 가벼워진, 인스턴트식 사랑에서 비롯된 것일까, 우리들만 해도 남녀간의 사랑을 최우선순위로 여긴다. 사소한 말다툼으로 서로 깨지자는 둥, 만난 지 채 몇 일도 되지 않은 그들이 서로에 대해 인내심을 가지려고, 서로 이해해보려고 얼마나 노력했을까 궁금하다. 내가 하고 싶은 얘기는 요즘처럼 힘들고 메마른 이 때에 화수분을 앍고 사랑에 대해서 하고 싶은 내 얘기를 몇 자 적어본 것이다. 사람마다 의견이 틀리듯 내 의견에 반대하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어쨌든 사랑은 아름다운 것이라는 것만은 누구에게나 공통점일 것이다.
이 책은 운수 좋은날과 마찬가지로 제목이 반어적인 소설이다. 나라는 사람이 이 글을 서술하고 있는데 나는 어느 겨울 추운 밤 행랑아범의 우는 소리를 들었다. 그러면서 궁금증으로부터 이 이야기는 시작되었는데, 그 이튿날 아침에 그 일의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어멈은 쌀가게 마누라를 통해, 9살난 큰애를 굶기지 않기 위해서 부자 집으로 보냈다는 소리를 듣고 그 일로 슬퍼서 아범이 운 것이다. 그런데 어느 날 화수분의 형이 다쳐서 화수분은 형의 집으로 갔다. 그러고 나서도 화수분이 돌아오지 않자 걱정이 되어서 떠난다 .그러다가 화수분도 편지를 받고 서울로 가고 있는 도중에 높은 고개에 이르러서 아내와 딸 옥분이를 발견했다.
그래서 아범과 어멈의 체온으로 딸 옥분이는 살아 있을 수 있었다. 그래서 살아 있는 아이를 어떤 나무장사가 데려 갔다고 한다. 이 이야기를 읽으면서 내가 그 상황이었다면 어땠을까 하고 생각해보니 머리가 아프다.
독립을 했어도 이렇게 힘들게 살고 있었던 사람들의 모습을 절실히 느껴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이 소설은 맨 마지막에 옥분이가 살아난 것에서 인도주의적 성향이 드러나 있다고 할 수 있다. 다시는 이런 시대가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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