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색자작 - `원미동사람들 그 뒷이야기` 원미동사람들

그 후, 싱싱청과물 자리에 전파상이 들어왔다.
전파상이 들어오자 형제슈퍼와 김포슈퍼는 예전의 동맹관계를 없앤 후 각자 장사를
해 나갔다. 다시 싸움이 또 시작된 것이다.
마을사람들은 김포슈퍼와 형제슈퍼를 보며 ??써니 전자와 전파상도 또 저리 되지 않을까???
하는 조바심부터 들었다.
김포슈퍼와 형제슈퍼의 싸움은 날이 갈수록 험악해졌다.
서로의 가게에 흠집을 내거나 몰래 밤중에 들어가서 문짝 하나를 날려놓는 일까지
정말 말을 할 수 없을 정도로 경호 네와 김 반장은 변해있었다.
그런 그들을 바라보는 마을 사람들의 시선도 곱지 않았고, 가격도 원가로 하니
이젠 마을사람들은 옛정보다 인상 찡그린 얼굴로 그들을 대했다.
점점 손님이 줄어가는가 싶더니 결국에 와서는 마을사람들도 김포슈퍼도 형제슈퍼도
그 어떤 가게도 찾지 않았다.
그 장면을 본…(생략)

바빠졌다.
시내엄마는 정확히 일주일이 지나던 날, 아무런 표정도 없이 전파상을 찾아갔다.
발을 들여 놓자마자 시내엄마는 마치 미치기라도 한 듯 전파상의 소녀를 보며
웃고 있었다. 마을 사람들은 그런 시내엄마를 무슨 영문인지 한참동안 바라보았고
이내 시내엄마는 그 소녀의 손을 잡고서 눈물을 흘렸다.
그 소녀는 바로 기술밖에 모르고 살아왔던 시내엄마의 첫째 딸 민애였던 것이다.
??민애야. 그동안 얼마나 힘들었니, 엄마가 미안해 엄마가 ... ??
시내엄마가 민애를 낳고나서 가난에 찌들어 살던 시내네 가족, 아니 민애네 가족은
시내엄마가 나서서 일을 하겠다고 고향땅을 등지고, 어린 민애를 두고 걸어왔는데,
정작 15년만에 민애를 다시 만나게 된 것이였다.
이게 어찌 된 영문인가 하여서 고흥댁은 시내엄마에게 물었다.
?? 이게 무슨 일이야. 차근차근 좀 말해봐. ??
?? 사실 전파상을 없애려고 별에 별 생각을 다해봤어요. 그런데 혼자 사는 소녀를 보니깐
괜히 부모도 등지고 길을 떠난 제 모습이 생각나더군요.
그래서 전파상과 날짜를 돌아가면서 가게를 열면 어떨까 하며 제안을 하러 가는 차에
우연히 전파상 앞에서 저희 어머니와 민애가 하는 얘기를 들었어요.
제 얘기더군요. 많이 그립다고 .. 직감적으로 알게 되었죠. 민애가 제 첫째 딸이라는 것을
안 그래도 이번 달에 민애를 만나러 갈 셈 이였는데.. ??
?? 허허, 피는 못속이는 갑제, 똑같은 기술로 같은 업종으로 만날지 누가 알았겠누. ??
?? 그러게 말이에요. 호호 ??
그리하여 써니전자와 전파상은 ??써니전파상(엄마와 딸은 일심동체)??라는 이름을 내 걸고
장사를 하게 되었다. 그런 감동적인 장면을 보고 형제슈퍼와 김포슈퍼에서도 서로
손에 손을 맞잡고 화해하여 하나의 슈퍼로 통합하여 장사하게 되었는데, 이것보다
기쁜 소식은 홀로 살았던 으악새 할아버지가 김 반장 네 가족과 함께 살게 된 것이다.
그렇게 으악새 할아버지의 ??으악?? 거리는 소리도 원미 동에서 점점 사라지는 듯 했다.
따사로운 햇살이 비치는 5월의 향긋한 봄 내음 처럼 원미동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향기보다 더 멀리 퍼져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