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말뚝2를 읽고 엄마의 말뚝 2

‘엄마의 말뚝 2’를 읽고
유동현
엄마의 말뚝. 굉장히 특이한 제목이다. ‘말뚝? 말뚝이라고 하면 울타리처럼 생긴 땅에 박아놓은 막대 아닌가’하는 생각이 먼저 든다. 그런데 느닷없이 ‘엄마’의 말뚝이라니. 엄마가 박은 말뚝인지, 아니면 엄마가 좋아하는 말뚝이라는 건지…. 도대체 이 둘의 연관성이 있기는 한 건지, 정말 독특한 분위기를 내는 제목이다.
제목부터 끌림을 받은 나는, 책에 대한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책을 찾아보았다. 시립 도서관에서 책을 찾아보았지만 ‘엄마의 말뚝’이라는 책을 찾을 수 없었고, 누나가 학교 도서관에서 빌려 온 ‘중학생이 꼭 읽어야 할 소설’ 이라는 책에서 ‘엄마의 말뚝 2’를 찾을 수 있었다. 그리고 나서야 비로소 이 소설이 연작 소설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 이야기는 크게 두 가지 이야기로 되어있었다. 하나는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고 있는 지금의 ‘나’ 즉 자식을…(생략)

을 본 ‘나’는, 어머니의 마음에 그런 격정이 숨겨져 있었다는 것을 발견하고는 흐느껴 울었다.
어머니가 숨기라고 하는 ‘오래비’는 ‘나’의 오빠로, 해방 후 한 때 좌익에 가담하다 전향한 사람이었다. 오빠는 의용군에 지원한 후 집으로 오래도록 돌아오지 않았다. 어머니는 오빠를 기다리기 위해 집을 지켰고, 오빠는 늦게나마 만신창이가 되어 집으로 귀가했다. 오빠는 6.25전쟁의 피해자로, 민주주의와 공산주의의 사이에서 처참한 최후를 맞이하게 되는 비극을 맞게 된다. 6.25전쟁의 폐해는 오빠가 겪게 되는 고통으로 구체화되어 나타나는데 이념에 희생되는 개인뿐만 아니라, 이웃들의 차가운 행동에 의해 설상가상으로 겪게 된 아픔까지 그리고 있었다. 전쟁 자체도 문제지만 그 상황에 대처하는 주위 사람들의 행동도 야박했던 것을 보면 그 아픔이 드러나 있다. 그런 이웃들의 태도와 6.25전쟁으로 오빠는 처참한 모습으로 일그러지고 말았다.
어머니에게 아들은 종교와 같은 대상이라고 할 수 있는 존재였다. 그 종교가 자신이 보고 있는 가운데 무너지는 아픔을 맛보았기에 그 아픔이 한으로 응어리져 어머니의 가슴속에 남아 있게 된 것이었다. 죽음에 당도한 아들을 부여잡고 살려달라고 애원하던 그 날의 한이, 어머니 자신의 죽음이 가까워오자 다시 바깥으로 표출되었던 것이다. 그 한은 어머니의 삶 전체를 지배하는 무서운 기억이었다.
여기서 나는 ‘엄마의 말뚝’ 말뚝의 의미를 어렴풋이 이해할 수 있었다. 말뚝은 ‘나’와 어머니를 속박하는 억압과 비극을 의미하고 있었다. ‘나’의 말뚝은 가정이라는 울타리로 ‘나’는 그 말뚝에 매여 자신의 인생을 잃고 살아가고 있었다. 어머니의 말뚝은 죽은 오빠에 대한 애통과 한을 상징했다.
결국 말뚝은 작게는 엄마의 한과 집념이지만 크게는 민족의 분단과 그에 따른 참혹한 고통을 나타낸 것이었다.
나도 이 소설을 읽으면서 말뚝의 의미와 함께 6.25전쟁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되었다. 현재의 풍요 속에서 옛날 있었던 아픔을 우리는 너무 쉽게 잊고 사는 것이 아닐까 하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