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빈곤을 없애는 30가지 방법을 읽고

세계에서 빈곤을 없애는 30가지 방법을 읽고
인류의 문화와 예술이 찬란하게 빛을 발하는 이 시대에도 여전히 자신의 생존을 두고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은 누구나 익히 알고 있는 사실이다. 하지만 ‘그들이 왜 그렇게 살아가는 지, 그렇게 살아가야만 하는 지에 대해 아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왜냐면, 그 원인이 바로 우리에게 있기 때문이다.
우리를 위해서 형편이 어려운 개발도상국의 국민들의 인간 존엄성과 기본적인 인권이 무시된다는 사실은 충격적이었다. ‘왜 우리를 위하여 그들이 죽고 다쳐야만 하는가’
10m 높이의 카카오 나무에 올라가 카카오 열매를 따고, 그것을 위험한 칼을 사용하여 손질하는 작업을 10살, 15살의 어린 아이들이 하고 있다! 기름야자 나무에 농약을 주는 일을 보호장비 하나 없이 하는 사람들의 건강은 심각하게 악화되었고, 그 중에는 세상을 떠난 사람도…(생략)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그들이 바라는게
무엇인지 묻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살아가기 위해 ‘자체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물어보는 것이라는 것은 이미 증명되었다. 아니, 증명되고도 남았다! 이 글을 쓰면서 머릿속에 계속 떠오르는 죄책감을 떨쳐낼 수 없다. 내가 그들에게 보냈던 연필 한 자루, 신발 한 켤레가 그들을 죽음으로 내몰았다는 것이 너무나도 죄스럽다.
한편으로는 이런 비극적인 일이 다시는 이 지구상에서 발생하지 않도록 다시는 그런 희생자가 나오지 않도록 노력해야겠다는 생각도 든다. 우리는 개발도상국 국민들의 피와 눈물로 만들어진 온수로 샤워를 하며, 그들이 자는 시간마저 줄여가며 수확한 카카오로 초콜렛을 만들어 친구들과 나눠먹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안타까운 사실은, 그런 즐거운 시간 속에 그렇게 희생한 사람들은 생각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적자무역으로 빚을 더더욱 불려가고 있는 실정이며, 그들의 건강마저도 보장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런 일을 막기 위해 ‘공정무역’ (Fair Trade)라는 것이 생겨났는데, 카카오뿐만 아닌 여러 품목에도 적용되는 정책이나, 아직 협조하는 기업이 적다. 그렇기에 이런 정책 외의 ‘위험지역’에서는 수많은 사람들이 법적인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다.
왜 법은 그들을 보호해주지 못하는가 라는 질문은 끊임없이 나를 괴롭혔다. 지구상의 국가들이 법치주의의 길로 들어서고 있는 이 시대에 지구 반대편에서, 아니 가까운 필리핀에서부터 수많은 사람들이 인권을 보장받지 못하고 죽어가고 있다.
그들이 약자라는 이유만으로 우리는 그들에게 너무 많은 것을 바라고 있다. 그것은 잘못되었다. 이 지구촌에 약자라는 개념이 있다는 것 자체가 옳지 못한 일이며, 인간이라면 모두 자유 속에 살아가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개발도상국의 사람들은 강요된 노동을 하고 있다. 는 근본적인 문제가 ‘잘못된 선진국만의 정책’이라고 생각한다.
이미 기업과 정부가 사전에 합의하는 ‘밀실정치’가 이루어지고 있는데 정책이 변하지 않는 이상 무슨 수로 이런 참극을 막을 수 있는가 국제통화기금에서 빈민국을 구제하는 정책을 펼치는 순간, 그들은 나락으로 빠질 수밖에 없다. 이미 그들의 경제가 그들 손을 벗어났는데 돈만 덜렁 쥐어주면서 자체적으로 해결하라고 하는 것은 옳지 않다. 빈민이 거리에서 죽어나간다는 것은 우리의 부끄러움이다. 빈곤 해결은 인류에게 남겨진 가장 큰 문제이다. 헌데, 오늘날의 이런 현실은 제국주의 시대의 식민지와 다를 것이 없어 보인다. 군사적인 압박이 없어 보이는가 강이 국토의 대부분인 태국에서 수력 발전은 위한 댐들을 건설할 때, 주민들은 자발적으로 자신들이 살던 땅을 떠났을까 아니다, 고문이 있었고, 무력적인 진압이 있었다.
더욱 황당한 것은, 이 모든 것 뒤에는 항상 선진국의 정부가 있더라는 것이다. 이 책의 사례는 일본에 관한 일이지만, 미국이라고, 대한민국이라고 이런 일을 저지르지 않는다는 말은 믿겨지지 않는다. 대부분의 선진국 정부는 이 모든 것이 현지의 정부의 판단 하에 있었던 일이며 자신들의 책임은 없다고 이야기 한다.
요컨대, 지원과 봉사라는 것은 대가를 바라지 않는 마음가짐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하지 않은가 그런데 선진국 중 소수 국가에서는 그들에게 ‘돈을 빌려주듯’ 지원을 하고 있다. 나를 포함하여 대부분의 사람들이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다.
개발도상국의 사람들에게 빚을 안겨주는 것은 ‘도덕적 차원에서 옳지 못하다는 생각’을 가진 이들은 이 지구상에 수없이 많고 그런 잘못된 것들을 고치기 위해 그들은 오늘도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우리가 낭비하는 돈이 개발도상국 사람들을 도와주는데 필요한 돈의 액수보다 훨씬 많다는 사실은 상당히 놀라웠다.
국방비와 전쟁비용만을 조금만 절약해도 개발도상국 사람들을 도와줄 수 있는 돈의 액수를 훨씬 넘어선다. 이 부분에서 상당한 의문이 생긴다.
대부분의 전쟁은 ‘아프리카’, 즉 개발도상국이 모여있는 대륙에서 발발하고 있다. 전쟁은 무력적인 충돌이라서 한번 발발하면 사상자는 물론이고 기반시설을 대부분 파괴한다. 한 가지 아이러니한 점은 아프리카에서 일어난 대부분의 전쟁에 선진국의 군대가 개입되어 있다는 사실과, 그들의 수많은 충돌원인 중에는 ‘종교’와 더불어 ‘영토 배분’이 있다는 사실이다. 제국주의가 한창이던 때 자로 쓱쓱 그어서 정해버린 국경이 오늘날 그들에게서 피가 흐르게 하고 있다. 우리에겐 그들의 피폐해진 삶에 대한 책임이 있다. 대부분의 선진국이 누리는 부는 어느 순간에 생겨난 것이 아니다. 오늘날까지 이어온 암묵적인 착취에서 그 근본을 찾을 수 있다. 우리가 세계에서 빈곤을 없앨 수 있는 근본적인 길에 대해 고민하던 차에 얻어낸 결론은 “우리는 우리의 시선을 바꾸고 그들을 바라보아야 한다.” 는 것이었다.
이 책은 우리에게 수많은 질문을 유도시킨다. 그들의 빈곤이 어디서부터 생겨났는지, 과연 그 해결책은 무엇인지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하게 한다. 배운 것들도 상당히 많다. 개발도상국의 사람들에게 우리가 잘못한 내용을 정확히 짚어주었기에 더욱 감명 깊게 읽을 수 있었다. 끝끝내 우리가 그들의 상처를 보듬어주고 그들을 보호하기 위한 방법은 우리가 그들을 바라보는 시선을 바꾸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들에게 은혜를 베푼다는 시혜적인 시점은 우리에게 선입견을 가지게 한다. 많은 사람들이 개발도상국이 왜 가난해질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정확한 이유를 알지 못한다. 나 역시 그런 사람들 중 하나였다. “그들에게 구호물자를 보내주면, 그들에게 건물을 지어주면 그들이 만족할 것이다.” 라는 단순하고 위험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던 내가 부끄럽다. 오히려 우리가 보내는 물품이 그들의 삶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미쳤다는 것은 우리 모두가 알아나가야 할 진실이다. 우리가 그들을 바라볼 때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본다면 희망과 같은 긍정적인 부분은 전혀 바라볼 수 없을 것이다. 그들도 우리와 같은 사람이고 그렇기에 존중받을 권리가 있다. 헌데 국제사회에서는 그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툭하면 그들의 영역에 간섭하고 있다. 단지 약자라는 이유로 우리가 그들의 삶을 좌지우지 하는 것이 옳을까 앞에서 이야기한 태국 댐 건설사업에 관한 선진국의 입장을 본다면 절대 옳다고만은 할 수 없을 것이다. 선진국의 간섭이 치명적인 독이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는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아야 한다.
“대체 무엇이 그들을 가난하게 만들었고 그 근본을 알게 된다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