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수학자의 변명을 읽고

어느 수학자의 변명을 읽고
예나 지금이나 누군가 나에게 제일 좋아하는 공부가 무엇이냐고 물어본다면 망설임 없이 `수학이요`라고 대답할 것이다. 하지만 막상 그 이유를 설명해보라고 하면 말문이 막힌다. 수학이든 다른 어떤 과목이든 좋아한다면 그에 대해 적어도 한 두가지 이유는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남들이 내가 좋아하는 것에 대한 진정성을 느낄 수 있으니까 말이다. 그래서 내가 왜 수학이라는 공부를 좋아하는지 하나만은 알고싶다. 수학이 도대체 어떤 매력을 지니고 있기에 나를 이렇게 빠져들게 하는 것인지 궁금하다. 이에 대해 차근차근 해답을 얻기위해서 나처럼 수학을 사랑하는 다른 고독한 한 개인의 이야기를 담은 책을 읽어보기로 결정했다.
사실 수학에 대하여 얘기하라고 하면 중학생 때의 나는 여러 이론들로 이루어지는 계산들이라고 지극히 형식적이게 말했을 것이다. 하지만 고등학생이 된 지금은 중학생 때…(생략)

뇌에 끊임없는 탄력을 주어 얼마나 많은 고난이도 문제를 풀었는지 모른다. 여기서 수학에 대한 첫번째 의문의 답을 얻었다. 수학은 나에게 `온몸으로 느껴지는 학문`이다.
항상 수학을 공부할 때면 정리되어 있는 이론들이 참 디테일하다는 생각을 한다. 또한 이러한 수학적 이론들을 만들어낸 기발함이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반대로 G.H.하디는 수학에 있어서 이론들은 만들어진 것이 아닌 단순한 발견에 그치며, 그에게 있어서 중요한 것은 수학의 미적 아름다움, 진지함이라고 한다. 겉만 번지르르한 수학보다는 속부터 깊이있는 진정한 수학, 의미있는 아이디어를 정리한 수학을 강조한다. 물론 수학이 그에게 있어서 아름다울 수도 있고 의미를 깊이 담은 진지한 수학으로 생각될 수도 있다. 단지 수학이 단순한 발견에 그친다는 말에 대해서 의문이 든다. 한 개인의 생각이 담긴 이야기인 만큼 주관적인 부분이 많은 것 같다. `숫자는 발명인가, 발견인가`. 아마도 수학의 이론이 발견된 것인지, 발명된 것인지 알기위해선 이 물음에서부터 시작해야 할 것 같다. 숫자는 사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그림으로 형상화 했고 그것을 이용하여 다양한 이론들을 만들어 낸 것이다. 매번 새로운 이론들은 발견된 것이 아니라 탄생된 것이다. 그점에 있어서 수학은 매번 새로운 이론들을 탄생시키는 기발함과 섬세한 매력을 지니고 있다고 생각한다. 두번째 해답을 얻었다. 내가 느끼는 수학의 매력은 섬세함과 기발함이다.
사람은 누구나 하나씩 매력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개개인에 따라서 그 매력이 발산될지 침체될지는 알 수 없다. 물론 받아들이는 수용자에 의해서 달라진다. 내게 있어서 갈루아 학자는 어느 수학자들 보다도 매력있는 사람이다. 여자 때문에 목숨을 잃은 비운의 수학자이기는 하나 수학에 대한 근거있는 자신감과 흥미를 느껴 독학을 한 그의 열정은 나를 반하게 할 만 하다고 생각한다. 새롭게 얻게 된 사실은 에콜 폴리 테크니크 면접시험에서 아주 기초적인 수학 질문을 받은 그가 본인의 자존심을 수치스럽게 했다고 생각하여 화가나 칠판지우개를 던진 사건이다. 그는 수학에 있어서 아주 강한 자존감을 지니고 있었다. 그 사실은 내가 다른 학문에게서도 느낄 수 있는 매력을 굳이 수학에서 얻게 된 세번째 해답이다. 지금까지 적어도 학교에서는 수학 점수에 있어서는 남들보다 뛰어났다. 따라서 학우들 역시 수학문제가 막히면 항상 내게 묻곤 했고, 내가 아닌 다른 학우에게 물어볼 때면 괜한 신경이 쓰이기도 했다. 수학에 있어서 아주 강한 자존감을 지니고 있었던 것이다. 그 사실은 곧 내가 수학이라는 공부에 끊임없는 열정을 갖게 되고 좋아하게 된 이유이다. 마지막 의문점을 찾았다. 단순함 자존감 뿐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 자체로 나를 뿌듯하게 하고 공부에 집중하고 열정을 가지게 하는 학문이기 때문에 수학을 좋아한다.
예나 지금이나 누군가 나에게 제일 좋아하는 공부가 무엇이냐고 물어본다면 망설임 없이 `수학이요`라고 대답할 것이다. 그리고 그 대답을 위해 다음과 같은 의문점을 가지고 해답을 찾았다. 수학은 나에게 있어 자신감을 주고 유일하게 온몸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학문이기 때문에 좋다. 또한 수학에 있는 그 섬세함과 기발함이 나를 반하게 했다. 그동안 수학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왜 좋아하는지 차근차근 생각해보니 모른다고 생각했던 답은 이미 내 안에 있었다. G.H.하디와는 다소 다른 이유이긴 하지만 둘 다 수학을 좋아한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앞으로도 수학은 내게 있어서 계속 제일인 학문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