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뚜기를 읽고나서

꼴뚜기를 읽고나서
나는 꼴뚜기와 쭈꾸미가 같은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사실 초등학생인 내가 생물학자나 어부도 아닌데 그것들을 구분할 필요는 없었다. 문어, 낚지, 오징어의 다리 개수도 알쏭달쏭한데 꼴뚜기나 쭈꾸미나 그것이 그것이었다. 맛있으면 그만이지 이름이 얼마나 중요하겠는가 그런데 갑자기 꼴뚜기가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바로 이 책을 읽기 시작한 이후부터.
길이찬은 이 소설의 주인공이다. 정말 나랑 닮은 곳이 많은 초등학생이다. 엄마 눈치 보는 것, 공차기 좋아하는 것, 모두가 나랑 너무너무 닮아서 웬지 내가 주인공인 기분이었다. 그리고 길이찬이나 나나 모두 초등학교 5학년이다. 학년까지 같다니 정말 하늘이 정해준 운명이다. 책에 실린 이야기는 ‘꼴뚜기, 인생 최대의 위기, 사랑사랑 누가 말했나, 축구공을 지켜라, 뛰어봤자 벼룩, 오! 특별수업’ 모두 여섯 편의 이야기다. 모두 너무 재미있다. 마치 옛날에 봤…(생략)

을 읽고 나서 꼴뚜기를 다시 보게 되었다. 작고 볼품없는 것도 무엇인가 쓸모가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세상에는 고래나 상어처럼 크고 멋진 것이 많다. 그러나 꼴뚜기처럼 조용히 자기 역할을 하는 사람도 있다. 아침마다 우리 아파트 음식물 쓰레기를 치워주는 환경미화원 아저씨, 나를 학교까지 태워다 주는 시내버스 아저씨, 나에게 맛있는 간식을 만들어 주는 떡볶이집 아줌마. 이분들은 화려한 열대어는 아니지만 나에게는 정말로 소중한 꼴뚜기와 같은 사람들이다. 이 사람들이 만약 없다면 우리 생활은 얼마나 힘들까
나는 만화책을 좋아한다. 만화책을 빼고는 모두 교장 선생님처럼 교훈적인 이야기만 하는 책들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나서 세상에는 만화책보다 재미있는 소설책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내일 학교 도서관에 가서 이 작가가 쓴 다른 소설도 읽어볼 것이다. 다른 친구들도 이 책을 봤으면 좋겠다. 그러면 금방 이 소설의 매력에 빠져들 것이다. 게임보다 더 재미있다. 내가 자신 있게 약속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