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딩크 리더십 히딩크 리더십

`히딩크 리더십`을 읽고
무리를 이루고 살아가는 사회에서는 리더가 있기 마련이다. 맹수의 왕인 사자를 보아도 그들 사이에는 서열이 정해져 가장 강한자가 무리의 리더가 되어 먹이사냥이나 이동을 주도하듯이, 인간과 인간이 모여서 만들어낸 집단에서도 그 리더가 있어 집단의 향방에 큰 영향을 미친다. 현대사회에서 인간은 수많은 집단을 형성한다. 작게는 가정, 친척, 친구에서 크게는 학교, 기업, 각종사회단체, 그리고 국가에 이르기까지 인위적이든 그렇지 않든 인간은 수많은 집단에 귀속된다. 급속히 변화하고 있는 현대사회에서는 살아남지 못하면 도태되는 동물세계에서나 존재할법한 생존법칙이 만연되고 있다. 우리나라 또한 IMF기간동안 얼마나 많은 실직자가 생겼으며 그 실직자 중 얼마나 많은 사람이 부랑자가 되고 또 심지어 죽었는가! 그리고 기업 또한 얼마나 많이 합병?흡수되거나 도산되었는가!(부실기업이라 해도 그 또한 기업…(생략)

한 프로젝트의 장, 부서의 장에서부터 크게는 각종 단체의 장, 기업의 사장, 회장 등 사람이 살아가면서 만들어낸 모든 곳에서 존재한다. 그래서 사회구성원이면 누구나 한번쯤 리더의 역할을 하게 되며 이 리더는 앞서 말한바와 같이 생존법칙이 만연한 사회에서 집단의 생존의 향방에 큰 영향을 미치므로 리더십을 필요로 한다. 다시 말하자면 리더십은 경쟁력을 향상시키는 한 방안으로서 개인뿐만 아니라 집단에서도 중요하며 필요한 요소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리더십의 연구와 이해 그리고 습득을 통해 개인의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자신이 포함된 집단의 경쟁력 향상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이 리더십은 어떻게 형성하고 향상시킬 수 있을까? 나는 그 방안으로서 성공한 인물의 사례를 연구하기로 하였다. 각종 우려의 목소리로 시작한 한?일 월드컵은 우리나라 국민의 역동적인 힘과 한국대표팀의 4강 신화창조로 전례가 없는 성공적인 대회로 평가되고 있다. 국민이 대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돕고 또한 홈팀의 이점이 작용하기도 했을 수 있으나, 우리나라 대표팀의 축구는 전의 축구와는 사뭇 다른 면모를 보이며 강호팀을 상대로 선전을 보이며 준결승이라는 고지까지 이르렀다. 한국축구는 불과 몇 해전만 해도 국제대회에 나서면 변변치 못한 성적을 보였으며, 축구의 변방이라 불릴 만큼 세계축구와는 거리가 멀었다. 그러나 월드컵을 성공적으로 치르고, FIFA랭킹 24위로 한걸음에 도약하며 세계축구계에 떳떳하게 명함을 내밀었다. 이런 한국축구 대표팀의 선전 뒤에는 명장 거스 히딩크가 있었다. 대표팀의 4강 신화창조로 월드컵 기간 중 국민적 영웅으로까지 칭송된 이방인 거스 히딩크는 자연히 각계 각층의 관심에 초점이 되었고, 그을 관찰, 분석하기에까지 이르렀다. 언론은 연신 히딩크의 일거수일투족을 보도하였고, 특별기획 프로그램까지 편성?반영하였고, 경제인은 히딩크 감독의 카리스마를 경영에 접목시키고자 하였으며 정치인 또한 히딩크 신드롬을 선거전에 이용하기도 했다. 심지어 우리나라 국민으로 귀화시켜 차기 대통령으로 추태하자는 네티즌 의견도 몇몇 있었다. 이모든 현상의 산물로 히딩크을 배우자는 몇 권의 책이 나왔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히딩크가 보여준 리더십이다. 나는 여기서 `히딩크 리더십(리더십 경제연구소 : 이인석 지음)`을 읽고 리더십에 관해 느낀 바를 나름대로 정리해보고자 한다. 도자기를 빚는 스승에게 그 비법을 전수받고자 하는 제자는 수해를 거쳐 장작 패는 일과 갖가지 허드렛일 등을 하며 도공으로서의 자질을 기르며 수양을 한다. 장인은 제자에게 첫째로 마음가짐을 중시하고 다음으로 비법을 가르쳐 줄 것이다. 한 리더의 통솔력을 본받고자함은 곧 장인에게서 그 비법을 전수받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우선 성공한 리더의 마음가짐을 이해하고 배우고 본받은 후 그 사람이 리더로서 보여준 기술을 본받아야 할 것이다. 따라서 나는 책의 서술방식과는 달리 리더십을 성공한 리더 즉, 히딩크의 마음가짐과 그가 리더로서 보여준 기술로 나누어 정리해 보겠다.


먼저 히딩크 감독의 마음가짐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다. 마음가짐이란 `마음의 자세`를 뜻한다. 이는 모든 일과 대상에 대해 이해하고 대처하는 자세를 말한다.

히딩크 감독은 세상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일에 있어서 원칙주의자이며 또한 규율주의자이다. "경기의 흐름을 컨트롤하고, 경기를 최대한 지배하며, 어떻게 창조적인 게임 메이킹을 할 것인가 생각한다" 이는 감독이 무수한 팀을 맞으면서도 변하지 않는 원칙이며 철칙이고, 복장의 통일이라든가, 식사시간을 지킬 것, 휴대폰 소음 금지, 미팅 참관 제한 그리고 전지훈련시 숙소에 대한 제한 등 여러 가지 자체적인 규율을 만들어 시행 적용하고 있다. 경기를 컨트롤하고 지배하고 또 메이킹을 한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이기는 게임을 하기 위한 가장 단순한 진리일 것 같지만 감독은 이를 절대의 원칙으로 삼고 지키고 있으며, 이 원칙에 입각해 각종 기술과 전술을 적용하고 있다. 규율과 규칙은 지켜질 때 비로소 그 역할을 다했다고 할 수 있다. 히딩크 감독이 세운 규율과 원칙인 복장의 통일이라든가 각가지 금지, 제한 사항은 일체감 조성, 훈련과 운동의 집중력 향상, 조직력의 극대화 등의 이유가 있는 사항들이니 팀내의 선수들은 대부분이 순순히 응했고 더구나 훈련과정에서 구보 배제, 개인면담 배제, 사생활 간섭 배제 등을 통해 선수들에게 훈련시간 이외의 시간을 자유시간으로 주어 규율과 자유를 적절히 조화시켜 효율적으로 팀을 운영하였다.
히딩크 감독은 열정적이고 도전적이다. 우리나라 감독을 맡은 이래 히딩크 감독은 선수들과 같이 뜀박질하며, 선수들과 호흡을 같이 했다. 1월의 영하의 날에 울산의 전지훈련장에서 기자의 "춥지 않냐"는 물음에 "괜찮아요. 축구을 좋아하거든요"라는 말로 대신한 그의 축구에 대한 열정은 쉽게 짐작되리라 생각된다. 히딩크 감독은 취임 후 대한축구협회에 강대국과의 경기를 계획해달라 요청했다. 협회관계자들은 이상하게 생각했지만 히딩크의 생각에 동의하고 곧 경기를 준비했다. 히딩크는 이기는 게임을 좋아한다고 했다. 그리고 강호팀과의 경기에서 이기는 것을 더더욱 좋아한다고 했다. "강호팀과 경기에서 지면 어떻하나" 지금까지 큰 대회에 앞서 승패을 중시하던 우리의 사고방식을 한번에 날려버렸다. 이기든 지든 강팀과의 게임은 우리에게 약이 된다는 것이다. 이처럼 히딩크는 도전정신이 투철하다. 그러고 보면 그가 축구의 불모지 한국 대표팀의 감독을 수락한 것도 하나의 도전이고 모험일 것이다. 그러나 그의 한국행은 단번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처음 정몽준 대한축구협회이사장의 대표팀 감독직 제의를 받고 그는 `생각할 시간을 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생각할 시간동안 무엇을 했을까. 아마 지난 월드컵 대회 때 5:0으로 대파해 본 경험을 바탕으로 해서 나름대로 한국 축구를 평가했을 것이고, 한국 축구를 이리 저리로 가늠해 보고 가능성을 타진해 보았을 것이다. 이러한 오랜 준비기간과 신중한 검토를 통해 감독직에 오른 그가 한국축구팀의 원동력이 되었다.

히딩크는 약속을 지키는 신의의 사나이이다. 단편적이나마 한 예를 들면 98년 유럽 도요타컵에서 우승하면 애지중지 기르던 콧수염을 자르겠다던 팬들과의 약속을 바로 이행했다. 그리고 월드컵기간 중 한국축구을 체계적으로 변화시켜 대회기간 중 그 능력을 극대화시키겠다고 장담한 말 또한 월드컵 때 우리가 몸소 느꼈듯이 지켜냈다. 히딩크는 약속을 지킬 줄 알고 사람들에게 신뢰감을 형성하게 한다. 그에게서 오는 친근감은 신뢰감을 형성하기에 충분할 것이다. 히딩크 감독은 농담을 즐긴다. 기자 회견시 그는 그만 끝내고 싶으면 재치있는 농담으로 기자들을 돌려보내고, 자칫 잘못하면 무거울 수 있는 훈련장의 분위기를 흔한 농담을 던지며 활기차게 이끌어 간다. 감독이라면 어느 정도의 외고집과 독선도 있을법한데 그는 감독계약 전부터 전문가인 허정무 감독의 도움을 요청했으며, 코칭스텝과의 회의에서도 허심탄회한 대화를 통해 조언을 수렴하는 등 여러사람의 말에 귀를 기울일 줄 아는 열린 사고도 지녔다. 자기와 생각이 다르다고 해서 상대방이 틀린 것만은 꼭 아니기에 자기의 생각을 보완하는 차원에서 보면 리더의 이런 열린 사고는 아주 중요하며 필요할 것 같다. 정책이나 목표 설정과 같이 조직의 중요사안 결정에서 싱크탱크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지 않겠는가? 간단하게 기술하였으나 이방인 히딩크가 축구 감독으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은 것은 이와 같은 그의 남다른 친화력이 바탕이 되었다. 무슨 일을 하건 일단은 그 구성원들간에 대화가 있어야 하고 신뢰가 있어야하고 유대관계가 형성되어야 한다. 구성원들간에 소 닭 보듯이 한다면 뭐가 되겠는가. 이렇게 본다면 히딩크가 대표팀에게 다가선 방법은 가히 옳았다고 말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

다음으로 대표팀의 구성과 월드컵 준비 과정에서 보여준 히딩크 감독이 대표팀의 리더로서 보여준 여러 가지 조직관리기술이라든가 경기운영기술을 살펴보겠다.

히딩크 감독은 조직을 장악하고 조직의 능력을 극대화하는 힘이 있다. 히딩크 감독은 이른바 토탈사커의 대명사이다. 유럽리그 감독으로 있던 때에 토탈사커로 몇 차례 우승한 바 있는 감독은 우리나라 대표팀에 토탈사커를 도입하였다. 히딩크 감독이 구사하는 토탈사커는 조직력, 체력, 정신력, 기술 어느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다. 히딩크 감독이 부임 초 했던말 중 "세계를 놀라게 하겠다"라는 말의 수단이 바로 이 토탈사커의 성공적인 재현일 것이다. 히딩크 감독은 대표팀의 모든 것을 토탈사커의 구현에 맞추었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감독은 일상합숙생활에서부터 규율과 원칙을 중시하고 선?후배사이에 의사소통을 강조하여 조직력을 꾸준히 향상시켰다. 강팀과의 평가전을 통해 정신을 재무장시키고, 자신감을 심어주었으며 또한 세계축구을 경험하게 하였다. 그리고 온 국민이 잘 알 듯이 대표팀의 체력을 하루에 1%씩 향상시키겠다던 `파워 프로그램`은 선수들의 체력뿐만 아니라 인내력과 정신력을 향상시키는데 큰 역할을 하였다. 토탈사커는 `전원공격?전원수비`라고도 일컫는다. 이 말은 선수가 전후반 경기 90분 전부 뛸 수 있는 강인한 체력을 바탕으로 전 포지션(수비, 미드필더, 공격)을 소화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로 멀티플레이어의 개념이다. 세계축구에 맞서기 위해서는 이제 한 포지션에 급급하는 고정된 스타 플레이어 보다는 여러 가지 역할을 할 수 있는 다기능적인 선수가 필요하다는 히딩크 감독의 생각이다. 이러한 멀티플레이어가 토탈사커를 완성하는 것이다. 한마디로 일련의 모든 계획은 감독으로부터 나오지만 정작 그 성패는 선수들에게 달렸다. 히딩크 사단 출범 이전 우리나라는 이렇다한 멀티플레이어가 없었다. 히딩크 감독은 부임 초부터 인재 발탁에 초점을 두고 대한축구협회로부터 선수선발에 대한 전권을 위임받았다. 사회풍토가 그러하듯 각종 연고주의와 외부강압으로 편파적인 선수선발을 했던 역대 감독들과는 달리 지연, 학연, 혈연 등 어느 하나 걸릴 것이 없던 히딩크의 잣대는 공명정대했으며, 전 선수층을 대상으로한 능력자의 발굴이었다. 히딩크 감독은 그의 생각과 방법이 옳다는 확신으로 선발된 선수들을 믿고 여러번의 기회를 주었으며 선수 개개인의 장?단점을 파악하고 기록하여 선수의 능력을 최대한 발전시킬 수 있는 훈련방법을 도입하였다. 그 훈련방법의 일환으로 월드컵 개막 직전까지 최종엔트리 선발을 유보하여 선수들간에 경쟁심리을 마지막까지 유도하여 선수들의 기량을 최대한 발전시켰다. 그리고 이들 중 대표팀에 필요한 선수를 선발하여 대표팀의 능력을 극대화하였다. 히딩크 감독은 공정한 선수선발과 그리고 앞서 언급한 선수들과의 친밀한 유대관계로 대표팀내에서 신뢰를 받기에 충분했으며 이런 신뢰를 바탕으로 대표팀을 장악하고 더욱더 확실하게 토탈사커를 구현할 수 있었다.

히딩크 감독의 축구는 또한 생각하는 축구로 대변된다. 생각하는 축구는 `어떻게 하든 골만 넣으면 된다`던 지금까지의 고정관념을 깼다. 히딩크는 선수들에게 `어떻게 골을 넣을 수 있을까.` 혹은 `골을 어떤 방법으로 만들어 낼까`하는 식의 생각하는 축구를 강조했다. 훈련시 히딩크 감독은 볼과는 상관없이 움직이는 선수에게 왜 그렇게 했냐고 물었다. 그러나 선수는 묵묵부답이다. 그냥 생각없이 혹은 의례적으로 뛴 것이다. 이는 누가봐도 가치없는 행동이다. 히딩크 감독은 생각을 하라는 것이다. `공을 누구에게 패스할 것인가, 어디로 패스할 것인가, 상대선수를 어떻게 따돌릴 것인가`를 생각하라는 것이다. 즉 생각을 하며 경기를 컨트롤하고, 지배하고 통솔하여 창조적인 플레이로 골을 만들어 내라는 것이다. 설령 골과 연결되지 않는다 할지라도 이러한 지배적인 플레이는 우리팀을 강하게 할 것이고 마지막 결정적 찬스가 생긴다는 것이다. 생각하는 축구를 구사하는 대표팀은 여러 경기를 치르며 점차 다른 면모를 보이기 시작했다. 공격루트의 다양성, 미드필더진의 성장, 협력수비 등 선수들이 상황을 적절히 판단해 적시적지에서 경기를 풀어 나갔다. 히딩크 사단의 멀티플레이어는 이러한 창조적인 축구의 밑거름이 되었다. 강인한 체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선수들은 경기내내 그라운드를 휘져으며 상대방을 압도하는 플레이로 이기는 게임을 하였다.

히딩크 감독은 부임 후 훈련과정을 통해 우리나라 선수들의 문제점을 발견하였다. 이는 공격시 후배 선수가 자기에게 확실한 골찬스임에도 불구하고 옆의 선배 선수에게 볼을 돌려 골찬스 기회를 살리지 못하는 것과 실책을 범한 선수가 그냥 멍하니 하늘만 바라보거나 죄인처럼 머리를 푹 쑥이는 행동 그리고 운동 후 식사시간 광경에서 선배는 선배들끼리 그리고 후배는 후배들끼리 식사을 하는 것이다. 이는 바로 권위주의에서 양산된 의사소통의 단절이다. 우리나라에는 권위주의가 팽배해 있다. 권위주의는 한 마디로 말하면 힘, 권력을 가진 자에게 대해 맹목적으로 복종하는 태도를 뜻한다. 권위는 규율과 규칙 속에서 살아가는 운동선수들 사이에선 더욱 중요하게 여겨진다. 이것은 축구선수들이라고 예외는 아니었다. 히딩크 감독은 대표팀내에 존재하는 이러한 권위주의 의식을 타파했다. 그에 따르면 권위주의는 명령과 복종에 의한 일방향 흐름으로 선수들간의 원활한 의사소통을 막아 협력하고 창조적인 플레이를 저해하여 팀의 전력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히딩크 감독은 식사시간에 선후배 선수들이 한 테이블에 앉게 했다. 그 속에서 자연스런 대화를 촉진시켰다. 그리고 게임 중에는 선후배간의 호칭을 사용하지 못하게 했다. 그냥 선배든 후배든 간에 그냥 선수의 이름을 부르게 한 것이다. 선후배 관계를 떠나 오로지 축구만을 생각하고 뛰라는 것이다. 경기 중에는 동료선수를 격려하고, 자기의 생각을 말하는 등의 대화를 많이 하라고 했다. 히딩크 감독의 이러한 주문은 대표팀의 변화를 가져왔다. 선후배들간에 웃음이 오가고 후배들의 혈기 넘친 플레이로 다양한 공격루트가 형성되었으며, 대화를 통해 조직력이 월등히 강화된 것이다. 실로 조직에 있어 의사소통은 사람에게 있어 피와 같을 것이다.

히딩크 감독은 탁월한 분석가이다. "한국 축구를 모르고선 지휘봉을 맡을 수 없다. 선수들과 한국축구에 대한 일반적인 자료를 가능한 많이 보내달라"는 히딩크 감독의 말에서 우리는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히딩크를 볼 수 있었다. 또한 한국축구가 월드컵에서 4강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상대팀에 대한 철저한 분석을 통한 계획된 준비와 훈련 때문이었다. 히딩크 감독은 세계축구계에서 이름 있는 시뮬레이션 분석가를 통해 상대팀의 전력과 전술을 익히고 그에 상응하는 준비를 했고다. 8강전인 對 이탈리아 전에서는 후반전에 공격진을 대거 투입하여 동점만회골을 성공시키고, 급기야 연장전에서 공격력의 우위를 앞세워 결승골을 뽑아내는 등 상황에 따라 전술을 변형시키고, 적시적지에 선수를 투입하는 실전에서의
탁월한 경기 분석능력을 볼 수 있었다. 지피지기(知彼知己)면 백전백승(百戰百勝)이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자기조직을 알고 또 적을 알고 게임에 임한 히딩크 사단의 승리는 예견된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나는 이번 월드컵을 통해 히딩크 감독을 알게 되었고 그를 좋아하게 되었다. 그의 탁월한 능력과 환한 웃음도 좋지만 내가 히딩크를 좋아하게 된 결정적인 동기는 바로 그의 긍정적인 사고방식 때문이다. 히딩크 감독이 이기는 경기를 좋아한다고는 하였으나 대표팀 감독 부임 후 여러 평가전과 대회에서 대표팀은 부진을 면치 못하였다. 이 때마다 감독은 "비록 졌지만 우리 팀의 문제점을 파악할 수 있는 계기가 되어 좋았다" 혹은 "선수들이 지는 경기도 해봐야 한다. 그래야 다음에 이길 수 있다." 그리고 강팀과의 경기에서 패했을 때는 "강팀과의 경기는 이기든 지든 우리에게 약이 된다 "며 경기결과에 있어 불만을 표하거나 잘못된 점을 지적하지 않고, 오히려 경기결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기까지 했다. 자연히 그러한 대표팀의 성적과 감독의 나태하게까지 보이는 언변에 언론과 여론은 불만을 표하였지만, 히딩크 감독은 "우리는 월드컵 때 모든 것을 보여주면 된다."는 말로 이 모든 불만을 일축해 버리고 계획대로 팀의 전력향상에만 매진하였다. 선수들은 일관적인 믿음으로 팀을 대하는 히딩크를 더욱 신임하였고 이는 곧 팀웍을 성장시켰다. "할수 있다." "하면된다."는 긍정적인 사고는 곧 좋은 결과를 낳는다. 내일을 살아야 할 우리가 굳이 부정적인 사고로 전전긍긍하며 하루살이를 걱정한다면, 내일은 결코 어두울 것이다. 반면 긍정적인 생각으로 일을 평가하고 부족한 점을 보완하며 더 나은 내일을 준비한다면 적어도 오늘보다는 나은 내일이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지금까지 히딩크가 보여준 리더십에 대하여 논하여 보았다. 책에서는 여러가지 안목으로 히딩크의 리더십을 해석하고 있지만 나는 그 중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요소들에 대해 이야기해보고 거기서 배울 점을 생각해보았다. 히딩크는 축구감독으로서 타고난 안목과 리더십으로 대표팀을 세계4강의 자리에 올려놓으며 히딩크식 축구를 확고히 세계에 알렸다. 그리고 사회 전반적으로 히딩크 신드롬을 확산시키며 리더의 중요성을 각인시켰고, 그의 조직관리기술은 사회의 모든 분야에서 본보기가 되고 있다. 사회가 전문화, 세분화되어 가는 반면 다른 한편으로는, 구조적 통합으로 인해 다기능적인 사람을 요하는 지금 리더십이야말로 개개인이 갖추어야 하는 중요한 요소가 아닐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