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 동화집을 읽고 환상 동화집

환상 동화집
모두가 똑같은 이 세상에는 선(善)과 악(惡)만이 존재한다. 거의 모든 사람들의 정신세계가 만화 영화에서 시작되어 교과서를 거쳐 주말 연속극으로 그치고 말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독수리 오형제, 이순신 장군, 여주인공은 선이고 적군과 원균과 시어머니는 악이다. 사람들은 더이상의 구분을 해보려 하지도 않고 또 실제로 할 수도 없다. 그만큼 선과 악의 이분법이 평생 머릿속을 지배한다는 이야기이다.
윤리교과서에는 인간은 원래 선하다는 성선설과 , 태어날 때부터 악하다는 성악설, 환경에 의해 결정된다는 성무선악설이 제시되어 있다. 그러나 나이가 들어도 사실 인간이 선이나 악으로 바뀌지는 않는다. 그렇게 여겨질 뿐. 나는 착하기도 하고 착하지 않기도 하다. 어린 아이가 돈을 주고 사탕을 사탕을 사는 것은 그렇게 교육 받았기 때문이지 물건을 훔치지 않겠다는 도덕성 , 즉 선의 품성이 갖추어 져서는 아니다.…(생략)

운 인간의 모습 그대로이다. 순수한 인간 앞에 사람들은 누구나 연민을 느낄 수 밖에 없다.
　비밀에 가득 차 아름답게만 보였던 세상과 마술과도 같았던 어린 시절, 꿈도 많고 용감했으며 낭만있었던 시간들이 환상동화집속에 언뜻언뜻 숨어 있는 것이 보인다. 그러나 이야기가 끝나면 나는 환상동화집을 덮고 또 다시 선과 악의 이분법이 불가피한 단조로운 일상으로 돌아와야 하는 것이다.
시인의 얘기를 읽고 난 직후 나는 이루 말할 수 없이 신비로운 느낌에 사로잡혔다. 특히 그 얘기의 마지막 문장이 주던 느낌의 신비로움을 잊을 수가 없었다.
이 책에 담긴 모든 이야기들이 다 걸작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때로는 그가 습작하던 수준이 아닌가라는 생각마저 드는 작품도 있다. 그러나 장담컨대, 일개 시민이 이런말을 해도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이책을 사서 읽어 보는 사람은 하나의 행운을 , 인류의 위대한 정신적 문화유산중의 하나를 소유하게 되는 것이라고 감히 장담한다고까지 나는 말하고 싶다.
그만큼 헤세가 주는 감동과 그의 신비스런 문학적 마술은 이 세상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나는 생각한다.
위대하면서도 우리같은 평범한 시민들에게조차 결코 난해하지 않은, 영원히 여성스러운 어떤 것을 동경하는 작가 헤세,우리가 그를 어찌 잊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