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치의 마지막 연인

하치의 마지막 연인
이렇다할 스토리상의 전개도, 깜짝 놀랄만한 반전도 없는 잔잔한 스토리이지만 그녀의 이야기는 잠시 눈을 감고 생각을 하게끔 만든다. 그래서인지 요시모토 바나나, 그녀의 책을 읽고 난 후에는 그녀의 팬이 되어버리든지 아니면 다시는 그녀의 책을 접하지 않게 되는 두 갈래로 나눠져 버리는 듯하다.
책이든 영화든.. 조용하고 잔잔한 것을 선호하는 나에게 바나나의 책은 언제나 1% 부족한 그 어떤 것을 채워주는 느낌이다. 아무리해도 이해할 수 없는 것을 이해하려 노력한다는 것. 그리고 이해 할 수 없는 자신을 이해하려하는 것. 그 자체가 모순이 아닐까? 그것은 받아들여야한다.
감정이란 이해될 수 없다. 언제나 여러 개의 갈림길에 보이지 않는 애매한 경계선을 따라 아슬 아슬히 놓여있는 것이 감정이라면 누군가의 감정을 이해하고 예측한다는 것은 불가능하지 않을까. 하치가 자신의 순리대로 인도로 가…(생략)

그 첫 번째 단계는 역시 둘의 이별. 둘은 멋지게 이별을 해냈고 그 다음은 궁금할 뿐이다.
그리하여 하치가 떠난 후의 생활에서도 그녀는 후회 없는 그리움으로 하치를 떠올릴 수 있게된다 물론, 그럴 수 있는 이유는 그녀가 이유 없이 받아들이는 연습을 성공적으로 행했기 때문이리라. 너무 진지하지 않게 그러나 너무 장난스럽지도 않게 마오짱은 글 속에서 숨쉬며 자신의 이야기를 한다 그녀의 순수한 감정을 이해하기란 순수하기 때문에 더 어려웠을지 모른다. 그래서 받아들이기로 했다. 그녀가 겪었을 행복과 시련과 아픔과 기쁨을 가슴이 받아들이는데로 느끼기로 했다. 단순하면서도 참으로 하기 힘든 것. 바로 이유 없이 받아들인다는 것이 아닐까?
하치와의 예정된 이별까지의 그들의 이야기... 그 중간에 얽혀있는 생각과 감정들... 비록 내가 짚어낼 수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 안타까움만은 소설 곳곳에 묻어 나왔기에 느낄 수는 있었다. 그래도 갑작스런 것이 아닌 예정된 이별이었기에 두 사람은 준비를 할 수 있었고, 그들의 사랑은 헤어진 이후에도 마음 속으로 계속 이어질 수 있는게 아닐까. 다른 사람도 아닌 `하치의 마지막 연인`으로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