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아이를 읽고 한아이

‘한아이’를 읽고
인간은 평생토록 주위 환경의 영향을 받으면서 살아간다. 맹모삼천지교`라는 말이 있다. 맹자의 어머니가 교육을 위해서 3번이나 이사를 했다는 것이다. 옛 사람들도 사람이 성장하고 살아가는데 환경의 중요성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정신 장애자들 또한 사회에서 소외당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건 그들의 잘못 때문만은 아닌 것이다. 다만 정상적인 환경에서 자랄 기회를 제공받지 못했을 뿐이다. 쉴라가 그런 아이이다. 어린 나이에 그 나이로는 감당하기 힘든 `버림`을 경험하였고, 잦은 폭행에 지독히도 가난하였다. 그러한 환경이 쉴라를 분노에 가득차고, 잔인성을 드러내는 이른바 정신 장애아로 만든 것이다. 물론 사람마다 주위 환경은 태어나면서 정해지는 경우가 많다. 즉, 스스로 자신의 환경을 선택할 수 없다는 말이다. 그러한 의미에서 교육의 의미는 더욱 중요해 지는 것이다. 이미 나쁜 환경에 노출되어 정신 장애를…(생략)

쉴라는 모든 이를 적대하였다. 그 아이는 말도 전혀 하지 않았고 시험지를 던지며 꼼짝 않고 앉아 있기만 했다. 하지만 토리는 그런 쉴라를 두려워하면서도 그를 포기하지 않고 사랑으로 맞섰다. 그리고 쉴라라는 아이의 환경에 대해서는 그 누가 봐도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엄마에 대한 상처를 가지고 있었고 그 아버지는 그 아이에 대한 믿음을 전혀 갖고 있지 않았다. 그렇지만 어이없게도 쉴라는 자신을 버리지 않았다는 이유로 그를 사랑한다 한다. 그 아이의 말은 가슴을 여미게 했다. 여섯 살 난 아이는 벌써 버림받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알고 있었던 것이다. 그 아이가 처음 저지른 금붕어를 죽인 일은 토리뿐만 아니라 그 반 학생들 모두에게 상처가 되는 일이었다. 머리 속에 상상하노라면 너무 끔찍하지 않을 수 없다. 과연 그 행동이 여섯 살 아이가 할 수 있는 행동일까. 만약 내가 그런 상황에 처해 있었다면 내 자신이 너무 두려운 나머지 교사라는 직업에 회의를 가질 것이 분명했다. 하지만 토리는 체육관에서 쉴라를 안정시키고 그 아이에게 한 발 다가섰다. 화가 났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쉴라는 처음엔 수업에 적응하지 못하고 난폭적인 행동을 했다. 하지만 토리와 그 반 아이들은 그런 쉴라를 포용하려 애썼다. 쉴라는 계속해서 폭력적으로 행동했으나 토리는 그런 그에게 기회를 주었다. 그리고 그것이 별 것 아니게 여겨질지 모르지만 아이에게 정서적 안정을 준다는 것도 나는 깨닫을 수 있었다. 그리고 토리는 그런 쉴라에게서 놀라운 능력을 발견한다. 보통 아이와 다른 천재라는 사실을..... 그리고 그러는 사이 아이들과 쉴라는 조금씩 익숙해지고 있었고, 쉴라는 선생님의 다정스런 행동을 의아하게 여긴다. 그러면서 자신에게 친절을 베푸는 선생님에게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열기 시작한다. 쉴라는 자신을 버린 엄마를 원망하면서도 동생 지미와 함께 몹시 그리워하고 있었다. 그러는 동안 쉴라는 활발해지고 다른 사람과 잘 지내는 방법을 익히고 있었다. 이런 교육이 필요한 것은 쉴라 자신이 전혀 사랑 받고 주는 사람사이의 관계를 가지지 못한 탓이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그 아이가 불행한 아이였음을 나타내기도 한다. 또한 우리에게 그 사실을 눈시울을 적게 한다.
쉴라는 시험지 공부를 전혀 하지 않고 누군가 대신해서 해 주길 바랬다. 그것은 아마도 주위의 관심을 끌기 위한 하나의 방법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런 식으로의 방법을 구사하는 쉴라가 더욱 안쓰러웠다. 시험지와의 전쟁.... 쉴라와 선생님의 큰 갈등이 선생님의 잘못이라는 이유로 끝이 났다. 나는 생각한다. 교사들은 항상 아이의 특성과 관계없이 아이들 모두를 하나로 여기고 그들 모두가 정석대로만 하기를 바란다. 그리고 그렇지 않은 아이들은 소외시된다. 내가 교사가 되었을 때 나 역시 그렇지 않을 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많은 아이들을 가르치다 보면 어쩔 수 없는 일일 테니까. 하지만 그 때마다 난 이 구절을 되뇌려한다. 정석은 없다고 정석은 단지 많은 아이를 다루는 손쉬운 방법일 뿐이라고......
이 책에서 어쩌면 가장 많이 나오는 말이라 하면 쉴라와 토리의 대화 중에 등장하는 ??길들여진다??는 말이다. <어린 왕자> 라는 책을 쉴라는 무척 좋아하는 것 같다. 자신과 선생님이 서로 길들여졌다고 여기면서 동시에 그 길들여짐에 행복해 하는 것 같았다. 그리고 헤어짐에 대해서 두려움도 갖고 있는 것 같았다. 쉴라는 가끔씩 선생님에 대한 관심을 얻기 위해 돌발적, 폭력적 행동을 했지만 그것은 곧 쉴라가 얼마나 그 선생님을 사랑하고 의지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행위였다. 그리고 부러움도 들었다. 내가 교사가 되어 정말 아이들과 그런 사랑을 할 수 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도 들었고 설레기도 했다.
쉴라는 나날이 발전하고 있었고 인내력도 대단했다. 그러나 그 아이는 실수하는 것을 싫어했고 실수가 들어내는 것은 더욱 더 용납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것을 엄마와 연결짓기 시작했고 그것이 아이에게 얼마나 큰 상처를 줄 수 있는지 깨달았다. 어른이 되어가고 있다는 것은 아주 어려운 일임을 알았다.
토리는 쉴라의 병원 입원에 적극적으로 대응했고 그 결과 쉴라에게 기쁨을 안겨주었고 그에게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내 아이가 아닌 대도 누가 그렇게까지 할 수 있을련지... 솔직히 힘든 일이다. 그리고 그런 인내와 사랑, 한편으로는 집착이 필요한 교사라는 직업이 어렵게 느껴진다. 하지만 한 아이를 소생시킬 수 있는 교사의 능력도 위대하게 느껴진다.
내가 가장 참을 수 없을 만큼 화가 나게 한 사건은 제리라는 자에 의해 쉴라에게 가해진 상처이다. 그것은 그 아이에게 너무나 어처구니없는 일이고 감당하기 힘든 일이다. 도저히 상상하기 어려울 만큼 끔찍하고 그 아픔을 이겨내고 토리를 위로하는 쉴라가 더욱 가여워 눈시울을 적게 했다. 차라리 울면서 떼를 쓰면 덜 가여울 텐데....... 그 만큼 지금까지 그 아이가 겪었던 사건은 더욱 컸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여성으로서의 나도 그런 사건에 대해서는 엄한 처벌이 필요함을 절실하게 느낀다.
연극을 할 수 있을 만큼 발전된 특수반은 곧 해체되기 이르고 쉴라는 그것을 견뎌하지 못하지만 곧 토리의 설득으로 그것을 이겨내고 샌디교사와의 새로운 만남을 준비했다. 그러는 동안 토리는 기쁨과 서운함을 교차할 수밖에 없었다.
토리라는 인물은 한 마디로 거인이라 할 만하다.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능력은 뭐라 할 수 없을 만큼 크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거인을 채우고 있는 것은 사랑이라 할 수 있다. 그 사랑이 8명의 특수반 아이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안겨 주었고 또 이 세상의 많은 교사들에게 힘을 주었다. 그녀는 헌신적이고, 인간적인 사랑과 이해, 열정으로 가득 찬 교사이다. 그녀의 이러한 헌신, 사랑, 이해, 열정으로 쉴라라는 적의에 찬 눈을 가진 아이가 그 눈에서 다시 아쉬움의 눈물을 흘리고 이별도 받아들일 수 있는 아이로 변한 것이다.
토리는 장차 교사가 될 나에게 교직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고 또한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사라는 그 위치가 얼마나 소중하고 귀한 것인지를 새삼 깨닫게 해주었다. 모두가 포기한 그런 아이들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그들을 올바른 길로 이끌기 위해 고민하고 노력하는 토리의 모습 속에서 난 교사들이 가져야 할 모습을 알게 되었다. 마지막 사랑하는 쉴라를 보내 주는 모습까지도 정말 교사다운 모습을 보인 토리. 모든 면에서 완벽하지는 못했던, 아이들과 같이 고민하고, 실수하고, 수정하고, 다시 발전해 가는, 정말 인간적인 모습을 가진 토리를 보며 그 안에서 진정한 교사를 보게 되었다. 어쩌면 토리가 나의 교사로서의 이상형이 되버린건지도 모르겠다. 아직 나는 교사가 되기 위한 충분한 자격을 갖추지 못했다. 지식 면에서나 정신적으로도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그런 막막한 앞날을 헤쳐나갈 수 있는데 뚜렷한 소신이 필요하다면 그것은 사랑과 사명감이라 생각한다. 그것이 곧 나를 훌륭한 교사로 이끌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 자신을 다스리기도 힘든데 평생을 타인을 가르쳐야 하는 처지에 있기에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허나 나 역시 수많은 사람들에게 큰 힘이 될 수 있는 작은 거인이 될 수 있다고 믿고 싶다. 아이들은 어른들의 모습과 어른들의 살아가는 방법에 따라 그것을 지켜보면서 그 모습에 익숙해져 점차 닮아간다. 어른들의 관심과 사랑 속에서 커 나가야할 무한한 가능성과 잠재력을 가진 아이들. 그 무한한 가능성과 잠재력을 키워줄 수 있는 것이 교사이고, 또한 자칫하여 어른들의 관심과 사랑에서 벗어난 아이들을 사랑으로 따뜻하게 감싸주고 그 아이를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이 교사임을 항상 가슴 깊이 새겨두고 교사로서의 사명감을 잊지 말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