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비야의 소설 걸어서 지구 세바퀴 반 자유로운 다른 나라로의 여행

자유로운 다른 나라로의 여행 (걸어서 지구 세 바퀴 반)
내가 지금것 읽어본 기행문 스타일의 책이라고는 `나의 문화 유산 답사기` 뿐이었다. `나의 문화 유산 답사기`에서의 독창적인 해석과, 전문적인 지식이 참 좋았던 나는 `바람의 딸` 한비야에서 새로운 느낌을 얻을 수 있었다. 한비야는 순전히 자신의 생각과, 약간의 위트로서, 그리고 자신이 겪은 일로만 책 안을 꾸려나갔다.
솔직히 나는 배낭 여행에 대해서는 불가능 하다고 생각했다. 아무래도 내가 운동도 못할뿐더러, 체력도 좋지 않고, 오랫동안 걸은 경험이 없어서 이렇게 생각한 모양이다. 그런데 한비야는 걸어서 세계 여행을 했다. 내가 그렇게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배낭 여행으로. 한비야가 다닌 나라는 무려 미국, 캐나다, 러시아, 중국, 베트남, 티베트, 몽골 등 무려 60개 국이었다. 그 중에서 내가 한비야의 여행을 살작 들추어 본 것은 한비야의 마지막 여행지인, 몽골…(생략)

했다. 무엇보다도 한비야는 1958년 생으로 40살이 넘어섰는데도, 아직도 미혼이다. 한마디로 왕 노처녀라고나 할까? 그런데 티베트 시골 식당의 총각 주인이 한비야를 은근히 좋아했다는 것이다. 서른 살이라고 하는데, 아마 그때쯤 한비야는 35살～38살 정도 되었을 싶다. 이 엄청난 노처녀를 자기보다 어린 남자가 좋아해주다니 한비야는 얼마나 신났겠는가.
마음이 아팠던 부분도 있다. 정확히 말하면 마음이 아프다기 보다는 조금 안타까웠다고나 할까? 실크로드 사막 마을에서, 봉건적인 할아버지 때문에 학교 문전에도 가보지 못하고 커가는 열 살 짜리 위구르 족 딸 `심청이` 때문이다. 정말 영특한 아이인데, 할아버지가 봉건적이라는 이유로 다른 아이들이 학교에 나갈 때 소외된 기분일 것이다. 배낭 하나를 메고 자유롭게 걸어다니는 한비야가 조금은 부럽다. 나도 지금의 소속된 곳에서 벗어나서, 한비야처럼 자유롭게 돌아다니고 싶다. 바람의 딸. 한비야. 지금은 국제 난민 보호소에 있다고 한다. 자유로운 여행 한가지로 이렇게 큰 사람이 되어버린 한비야에게는 한비야를 존경하는 사람도 많다고 한다. 내년에 나는 중국에 간다. 내년 중국에 가기 전에는 얼마 전에도 접했던 중국견문록을 소지하여, 훌륭한 지침서 삼아서 여행을 훌쩍 떠나야 겠다.
내 마음까지 자유로워지는 듯한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