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수염의 첫번째 아내를 읽고나서 푸른수염

푸른수염의 첫번째 아내
‘평범한 삶’이란 어떤 것일까. 소설을 읽다보면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사람들은 ‘평범’이라는 나름대로의 기준을 만들어 놓고 그것에 어긋나면 불행하다 혹은 행복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삶이란 것이 정말 하나의 기준에서 양분될 수 있는 것일까.
이 책의 소설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삶 또한 마찬가지다. 그들은 남들과 같이 ‘평범한 삶’을 살아간다. 하지만 그 평범함 속에서 비극적인 사건들이 발생한다. 결혼을 하고 살다가 남편이 동성애자인 것을 알게 되자, ‘푸른수염’의 이미지로 보이는 남편에게서 탈출을 시도하는 이야기기도 그렇고 약혼자의 생일에 단칸방에서 술을 마신 후 아버지가 누구인지 모르는 아이를 갖는 이야기 등 모두 평범한 삶 속에서 예기치 못하게 벌어지는 사건들을 다룬 이야기들이었다. 소설이 차분하고 또 담담하게 흘러가기 때문에 사건이 흘러가는 속도에 있어서 빠르다는 …(생략)

었으면 좋겠다 싶은 감정과 함께 피해자 분들을 위로해 주고 있는 건 아닌가 싶기도 했다.
『푸른수염의 첫번째 아내』을 보다보면 내게는 절대 일어날 수 없는, 분명히 ‘남의 일’처럼 보이는 일들이 ‘나의 일’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생각을 하게 된다. 앞서 말했듯 ‘평범한 삶’에서 일어나는 사건들 때문에 개인의 삶이 ‘평범하기 않은 삶’으로 혹은 비극적으로 치닫게 되는 소설들이 많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대부분의 소설 말미를 보면 명확한 결말을 제시하지 않았다는 점을 알 수 있다. 화재사고로 죽은 아이를 둔 여자는 아이가 살아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장애가 있는 아이가 실종되었지만 찾는 과정에서 끝이 나기도 한다. 물론 명확하게 끝나는 결말도 좋긴 하지만 이렇듯 여운을 남기는 결말을 통해 ‘어떻게 되었을까?’하고 좀 더 생각할 시간을 갖게 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