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광마을 아이들

탄광마을 아이들
탄광마을 아이들》을 이야기하려니 가슴 한구석이 바윗덩이를 올려 놓은 것처럼 무겁다. 아동문학에서 이 시집의 자리가 만만치도 않으려니와 이젠 이 세상 사람이 아닌 임길택 선생님의 자리매김도 되겠거니 하는 까닭에서다. 그러나 선생님이 세상을 어떤 눈으로 읽고 어떻게 살았나를 알려면 먼저 읽어야 할 책도 바로 이 《탄광마을 아이들》이라는 생각에 다시 숨을 가다듬는다.
이 시집에 대한 내 생각을 말하기에 앞서 선생님이 《하늘 숨을 쉬는 아이들》에서 밝힌 말을 잠깐 빌려보자.
`《탄광마을 아이들》이란 조그만 동시집을 한 권 내놓고, 나는 여러모로 부끄러워했다. 시 공부를 별러 한 뒤 어떤 `시론`에 맞게 쓴 것도 아니요, 그냥 탄광마을 안에 방을 얻고 그곳 사람들의 이웃이 되어 살며 보고 들은 이야기들을 그대로 써 보았을 뿐이었다`.
그렇다. 그래서 나는 이 시집을 현장을 있는 그대로…(생략)

이 도사리고 있지만 아이들 마음은 언제나 맑고 따뜻하며 투명하여 그 어려움 속에서도 굳게 자라는 탄꽃들이었다.
나는 이 글에서 선생님이 있는 그대로 보이고 싶었던 탄광 마을과 그곳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사는 아이들의 삶에 대해서 그리고 선생님이 교사로서 아이들에게 바라는 것들이 무엇인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처음 《탄광마을 아이들》을 읽다 보면 이 시집의 정서가 농촌에 가 닿아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탄광이 쉬는 일요일, 아버지가 져나르는 똥지게의 구린내에 저마다 코를 막는 아이들을 보며 탄광 마을에서는 똥이 더 이상 훌륭한 거름이 못되는 현실을 쓸쓸해 하고, 이른 봄 소리없이 내리는 봄비를 보고 못자리하는 농촌을 그리워하는 모습에서 우리는 예전에 농사꾼이었던 탄광의 광부를 떠올린다. 아버지의 이런 모습은 목울대를 울리도록 억장이 무너지는 슬픈 모습도 아니다. 그렇다고 이렇게 주저앉은 자신의 삶을 비웃는 빛도 없다. 그냥 자신의 처지가 못내 씁쓸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