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개의찬란한태양 독후감 천개의찬란한태양

“남의 얘기가 아닌 우리 아프가니스탄 여성들의 이야기”
내 눈길을 사로잡은 이 책의 제목 ‘천 개의 찬란한 태양’. 입으로 가만히 이 말을 읊어보니 왠지 마음속에 희망이 생기고 밝아지는 느낌이 들었다. 왜 이 제목을 썼는지, 그 뜻이 무언인지 나를 궁금하게 만들었다.
이 책은 아프가니스탄 여성들의 이야기다. 흔히 아프가니스탄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것들이 있다. 계속되는 전쟁과 죽음, 자살폭탄, 테러, 명예살인, 가난 등이 바로 그것이다. 신문기사로 간간히 거론되는 ‘아프가니스탄’ 이란 나라가 궁금했다. 그래서 처음으로 아프가니스탄에 관한 소설을 읽게 되었다.
두 주인공인 마리암과 라일라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슬픔 이외의 다른 감정들은 느낄 수가 없었다. 그 곳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나와 정 반대의 이야기였고, 아프가니스탄은 정 반대의 세상이었다. 그곳엔 가장 기본적인 인권도 없었다. 읽는 내내 드는 생각…(생략)

도 한다. 특히 그 중 아프가니스탄의 여성들은 남성들에 비해 더 억압받고 무시 받으며 살아가고 있다. 혼자서는 밖에 외출 할 수도 없고, 외출 할 시 부르카로 온 몸을 꽁꽁 감춘 채 나가야 한다. 일부다처제가 합법이고, 남편의 말에 무조건 복종해야 하며 어린 나이에 자신보다 나이가 훨씬 많은 남자와 팔려가다 시피 결혼을 한다. 남편이 폭력을 행사해도 이유 없이 맞아야 했다. 이는 우리 사회에 몇 가지 시사점을 던져준다.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는 옛말에서 보듯이 예전 우리 사회의 여성들도 자신의 의지대로 살아 갈 수 없었다. 아버지가 하라는 대로 따르고, 남편이 자신을 때리던 외도를 하던 그저 묵묵히 집안일에만 열중했다. 교육의 기회도 쉽게 주어지지 않았다. 자신을 위한 삶 보다는 타인에 의해 삶을 살아갔다.
물론, 지금은 우리 사회에서 여성의 차별은 보기 드물다. 수많은 알파걸, 알파우먼이 있으며 여성들은 눈치 보지 않고 자신의 주장을 이야기 한다. 한국의 첫 우주인은 여성이었고, 여성의 사회 진출은 남성들 못지않다. 여기까지 오기에 우린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지금의 마리암과 라일라와 닮아있는 우리의 멀지 않는 과거인 셈이다.
우리나라는 아프가니스탄과 비슷한 상황을 겪었었다. 전쟁의 고통을 느껴 봤으며, 무시와 핍박도 받아봤다. 그러나 우리에겐 과거일지 몰라도 아프가니스탄에선 그것이 현실이고 앞으로도 계속 될 미래이다. 이 책을 읽은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런 생각을 가질 것이다. ‘난 아프가니스탄에서 태어나지 않은 게 다행이다’ 같은 생각들 말이다. 우린 이런 생각들을 고쳐야 한다. ‘나만 괜찮으면 된다’라는 생각은 마리암과 라일라의 삶을 더 비참하게 만들 뿐이다.
장애인, 어린이들처럼 아프가니스탄의 여성들은 전 세계의 약자 중 한명이다. 혼자 만 사는 사회가 아니고, 또 그들이 약자이지만 내가 약자일 수도 있다. 나 혼자 행복한 것 보다는 주위 사람들 모두, 전 세계 모두가 행복하길 바란다. 이 책을 읽은 사람들이 단순한 ‘슬픈 이야기’ 정도로 책의 내용을 남의 이야기처럼 인식하기보단, 우리 주위에 있을 수 있는 이야기이고 어쩌면 그게 내게 닥칠 수도 있다는 마음을 가졌으면 한다. 그들의 고통은 곧 우리의 고통이고 나의 고통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책을 덮으며 이 책의 제목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았다. 폭력 남편과 결혼생활을 하면서 자신은 절대로 행복해 질 수 없을 거란 생각을 갖고 있는 마리암은 라일라와 같이 지내면서, 또 홀로 라일라를 위해 살인죄로 재판을 서면서 딸 같은 라일라 대신 죽으며 행복을 경험했다. 남편을 떠나 어릴 적 사랑하는 사람과 다시 만나 살게 된 라일라는 비록 형편은 좋지 않지만 그들만의 꿈을 가지며 앞으로 나아가고자 한다. 그들은 비록 힘든 삶을 살아왔지만 지금 마리암과 라일라의 가슴 속엔 천 개의 찬란한 태양이 빛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