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읽고 참을수없는존재의가벼

삶은 오직 한 번 우리를 스쳐갈 따름이다. 그것은 전혀 반복되지 않을 뿐더러, 리허설도 없기에 그냥 묵묵히 운명처럼 맞이할 뿐이다. 그러기에 우리는 삶에 대해 어떤 준비도, 상세한 계획도 세울 수 없다. 그냥 아무런 느낌없이 삶을 맞이해야만 한다는 생각때문에 우리는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떨쳐버릴 수 없다. 해서 그것은 덧없는 세월 속에 묻힐 따름이며, 점점 우리들의 기억속에서 멀어져 간다. 그렇다면 과연 삶이란 참을 수 없을 정도로 가벼운 것이며, 우리들이야말로 그런 삶을 유지할 숙명에 처한 회의론자들에 불과한 것일까? 결코 그럴 수 없다. 우리는 분명 삶을 회의적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허약한 존재임엔 틀림없다. 그러나 참을 수 없을 정도로 가볍게 느껴지는 존재에 대한 회의야말로 그 무엇보다 우리를 무겁게 짓누르고 있다. 리허설이 없는 한 번 뿐인 삶, 어떠한 준비도 계획도 세울 수 없는 삶, 그러기에 허공을 가…(생략)

것이다. 테레사는 토마스가 자신의 사랑방식에 따르도록 토마스를 구속하였다. 그리고 그녀는 뒤늦게야 자신이 토마스에게 어떤 잘못을 저질렀는지 깨닫고 후회한다. 하지만 다시 되돌릴 수 없다. 인생은 유한하므로. 그리고 곧 두 주인공은 죽는다. 그게 끝이다. 죽음을 끝으로 두 주인공의 삶은 더 이상 아무런 무게도 가질 수 없다.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이다. 한번뿐인 인생에서 올바른 선택은 불가능하다. 그러면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밀란 쿤데라는 어쩔 수 없다고 말한다. 유한한 인간은 그냥 그렇게 살아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어찌 보면 어쩔 수 없는 인간의 삶이라는 건 프라하의 봄 이후 좌절한 지식인의 모습일지도 모른다. 좌절된 모습은 결국 죽음으로 마무리지어지며 이는 체코에서의 작가생활을 포기한 밀란 쿤데라 자신의 모습을 엿보이는 것이기도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