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밖으로 행군하라를 읽고 지도밖으로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
한비야. 굳이 두말하지 않아도 많은 사람들에게 너무나 유명하신 분. 그리고 그 명성이 결코 헛된 것이 아님을 항상 넘치도록 증명해 보이시는 자신의 삶에 당당하시고 또 그런 모습이 너무나도 멋지신 분이시다. 그래서일까. 처음 이 책의 저자가 이분이란 사실을 알았을 때 `대체 또 무슨 짓을 하신 걸까`하는 생각부터 들었다.
먼저 이 책에 대한 나의 전체적인 감상을 한마디로 간추린다면 `세상에 기가 막혀`일꺼다. 어쩜 이렇게 페이지 한 장 한 장마다 사람 사는 냄새 절절하게 묻어나는 책이 나올 수 있었을까. 가장 절망적인 순간에서, 생지옥같은 그 순간 속에서도 한비야는 정확하게 사람이 살아가는 정겨운 냄새를 짚어내고 우리에게 지금, 그 이야기를 풀어내 주고있었다. 조금의 더함도 없고 조금의 덜함도 없었다. 눈물겨운 이야기도 넘쳐나고 저절로 입가에 미소가 지어지는 해프닝들도 넘쳐났다. 차라리 모…(생략)

. 내가 지금 이 순간 그 사람들을 위해 해줄 수 있는 건 자그마한 기도뿐. 그러나 언젠가는 어쩔 수없이 사람을 죽여야만 했던 그 고사리손을 꼭 붙잡고 네 잘못이 아니었노라 토닥여 줄 수도 있을꺼다. 살아가면서 분명히 그런 순간이 올것이라 나는 믿어 의심치 않는다. 내 마음이 반드시 그러하겠노라고 다짐에 다짐을 거듭하는걸 보니.
마지막 장을 덮고 나서 맨 처음 드는 생각. 또 대형 사고 치셨다, 이분. 자신의 마음의 길이 향하는 곳을 정확히 깨닫기란 힘든 일이다. 그 자체로도 벌써 대단한 행운인데 이분은 그걸 다른 사람들에게 자연스레 스며드는 햇살처럼 전해주기까지 했으니. 이렇게나 자신에게 솔직하고 자신의 인생에 모든 것을 걸고 최선을 다하시는 분은 그 자체로도 감동이다. 언젠가 나도 반드시 이분처럼 내 생애 가장 빛나는 순간을 찾아내고 그 순간에 영원히 머무르며 사랑을 실천하며 살리라. 부디 지금의 이 설레는 결심이 주제 넘는 생각이 되지 않기만을 바란다.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자신에게 주어진 고난을 넘어서고 모두 함께 활짝 웃을 때에 그 순간은 얼마나 아름다울까. 오늘 하루도 그 순간에 한 발짝 더 다가갔기를 빌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