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시계를 읽고 종이시계를 읽고…

종이시계를 읽고…
저자 : 타일러 앤
출판사 : 동문사
종이시계
`종이시계`, 항상 산뜻한 향기가 나는 단어이다. 이 단어를 참 좋아했던 기억이 난다. `종이 시계`... 독서광이었던 내 친구가 4년째 쓰고 있는 통신 닉네임이다. 언젠가 닉네임의 뜻을 물은 적이 있다. 내 친구는 산뜻하게 대답했다. `종이로 만든 시계지 뭐`
이모 집 책꽂이에 `종이시계`라는 책이 꽂혀 있는 걸 보았다. 종이시계. 타일러 앤이라는 사람이 쓴 소설이었다. 이 책으로 퓰리처 상을 받았다고 알리는 글귀가 표지에 아주 잘 보이게 적혀있었다. 그 글귀 때문인지 디자인이 오래되어서인지 - 이 책은 1991년 초판 했다.- 표지는 전혀 산뜻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게다가 이 책의 원제는 `Breathing Lesson` 숨쉬기 연습이었다.
책을 읽으면서 확실히 느꼈다. `이책, 전혀 산뜻하지 않아.`
매기는 그의 남편 아이러와 친구 남편의 장…(생략)

며느리가 `쉬운 출산`을 위한 교습 - Breathing Lesson-을 받는 모습을 본다. 10대인 며느리는 그 `연습`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고, 매기는 자신이 출산했던 60년대에는 없었던 그 `Breathing Lesson`을 보며 생각에 잠긴다.
친구 남편의 죽음과 Breathing Lesson. 그들에게 과거를 회상할 계기가 된 일이다. 이 일들로 그들은 얼마 남지 않은 인생과 며느리와의 세대차이에 가슴 아파한다. 하지만 그들은 체념하지도, 포기하지도 않는다. 단지 평소처럼 속상하기도, 아파하기도 하며 재미있고 기쁘게 살아가는 것이다.
매기와 아이러.. 그들은 어쩌면 평범에 찌든 인생을 살았을런지도 모른다. 자식문제에 가슴아파하고, 과거의 애틋한 연애시절을 그리워하는 너무나 평범한 인생, 엄마, 아빠의 인생이었는지도 모르겠다. 또, 30년, 10년 후에 내가 살게 될 인생일런지도.
영원하지만 지금 이순간뿐인 인생, 종이시계, 평범하고 일상적이지만 나름대로는 심각한 우리의 인생을 그린 소설이라 생각됐다. 그리고 종이시계는 `순간`만이 아닌 `영원`을 그리고 있기에 `산뜻함` 이상의 그 무언가가 느껴지는 소설이 아닌가.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