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이 버린 여인들을 읽고 독서독후감 조선이 버린여인들

<독서감상문>
조선이 버린 여인들 : 실록이 말하지 않은 이야기
손경희 / 글항아리
오늘날에는 여성의 힘이 강해지고 여풍, 골드미스와 같은 당당한 여성들을 많이 만나볼 수 있다. 그럼에도 된장녀, 김여사와 같은 여성을 묘사하는 부정적인 말이 유행어처럼 생겨나고 있는 것을 통해 여전히 여성은 남성에 비해 정해진 고정관념이 있거나 차별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지금의 현실로도 여성의 많은 차별을 받았고 노비나 기녀, 첩들의 경우에는 자세히는 몰라도 더 심했을 것이라고 조금이나마 짐작해볼 수 있다.
조선이 버린 여인들은 제목 그대로 조선 시대에 억눌린 삶을 살았던 여인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드라마 등을 통해서 여성상을 조금 짐작할 수 있지만 드라마에 그려진 여인상은 궁 안의 여인들을 다루고 있는 경우가 많고 예외가 있다고 하여도 주인공으로 등장해 실제의 사실보다는 보다 당당한 여…(생략)

는 내용이 나오는데 이것만으로도 당시 여성에 대한 위치가 어떠하였는지 알 수 있어서 당시 상황을 짐작케 하는 한편 조금 씁쓸하기도 하였다.
이 책의 저자는 조선왕조실록을 통해 드러나 사실을 가지고 이야기를 엮어 나간다. 그래서 주로 등장하는 인물은 우리 역사에 큰 획을 그은 이들은 거의 없다. 읽으면서 내가 아는 인물을 여자 중에는 어을우동뿐이었다. 하지만 이는 어을우동이 워낙 유명했으니 그런 듯하고 그나마 등장하는 어을우동 역시 주인공이 아니라 스쳐가는 조연급에 해당하는 인물로 등장한다. 그 외에는 이따금 등장하는 남자들의 신분만이 조금 낯이 익을 뿐이다. 지금으로 따지면 한 사건의 피의자 이 모씨와 같은 사람들이 훗날 책으로 그들의 이야기를 풀어나간 다는 것이 한편으로 재미있기도 했다. 대부분 신분 혹은 에피소드가 비슷한 유형으로 3~4가지 여인들이 등장한다. 이야기 자체도 흥미롭지만 그들을 어떻게 분류하고 그들의 이야기에 보다 자세히 들어가는 것을 읽는 재미도 있었다.
이러한 점들이 장점이 되기도 하지만 조금 아쉬운 면이 되기도 했다. 아는 인물이 워낙 적게 나오고 비슷한 분류로 엮여서 나오다보니 나중에는 조금 지루하게 느껴지기도 하였기 때문이다. 게다가 한 명의 주인공이 등장해서 전체적으로 이끌고 가면 주인공을 따라가면서 읽는 재미가 있는데 잘 모르는 이들이 짤막짤막하게 등장하고 곧 사라져서 재미있는 요소를 꾸준히 이어가지는 못해서 집중력이 쉽게 떨어졌다. 그래서 한번 손을 대면 놓을 수 없게 만드는 책이라기 보다는 한 단락 한 단락씩을 쉬어가면서 읽기에는 무난하게 볼 수 있었다. 게다가 그 전에는 알지 못했던 여인들의 삶이 여과없이 들어나서 조금 속상하면서도 같은 여자로서 감정이입을 해서 읽을 수 있어서 그 점이 마음에 들었다. 전에 읽었던 조선왕 독살사건과 비슷한 느낌을 가지지만 지금까지 역사에서 소외된 여성들을 그렸다는 점에서 간만에 부담없이 읽은, 관심가는 소재의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