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을 읽고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을 읽고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을 읽고
이 소설은 15살 때 이후 온 가족의 골치덩어리가 된 딸이 세번째 자살시도를 하고 깨어나, 정신병원 대신 수녀인 고모를 따라 구치소에 들어가 사형수를 면담하는 이야기다. 희대의 살인마(이문동 모녀 살인사건)를 면담하면서, 그녀는 자신의 상처도 치유한다.
소설은 서른셋의 유정이 끌어가고, 장마다 윤수(사형수)의 블루노트가 삽입되는 식인데, 유정의 철없음이 자신의 상처로, 사람에 대한 사랑으로 바뀌어 가는 것도 감동적이었고, 블루노트를 통해 윤수의 생이 얼마나 불행했는지 보는 것도 가슴이 미어졌다.
이 책을 읽고 정말로, 진심으로 깨닳았다. 이 세상에 누구도 가해자이기만 할 수 없다는 것을. 그리고 누구도 가해자가 아닐 수도 없다는 것을. 성경이나 윤리 교과서에 지겹도록 등장하는 상투적인 말인지 모르지만, 우리는 누구나 피해자이면서 가해자이다. 아무리 천벌 받을 죄를 지은 사…(생략)

로는 잔인하게, 때로는 슬프게, 때로는 아름답게, 때로는 아프게 내 마음을 건드렸다.
그럴 수 밖에 없었던 상황을 증오했던 윤수가 본인의 죄를 인정하고, 자기 밖에 모르던 그가 남을 돌아 보게 되면서, 진정으로 용서를 구하게되는 과정은 진정으로 아름다웠고 그러기에 더욱더 슬프고 아펐다.
`나는 내가 그들보다 착하고 아니 내가 그들보다 죄가 적을까, 자꾸만 생각하게 되었다`는 작가의 말처럼 내 자신을 돌아 보게 되었으며, 과연 나는 그들보다 났다고 할 수 있는지 내 자신에게 물어보지 않을 수 없었다.
이 책을 읽은 지금, 내가 그들보다 더 나은 삶을 살았다고 확언할 수는 없다. 다만 매 순간 순간 최선을 다하여 살아가는 것만이 높은 담장 밖에서 자유로운 삶을 누리는 나의 책임이라는 생각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