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을 읽고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이 책은 내가 그동안 생각하고 있지도 않고 있던 사형제도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도록 만들어준 의미있는 책이다.
불우한 가정환경에서 자라 살인자라는 누명까지 쓰고 사형수가 된 윤수와 부잣집에서 자랐지만 열다섯살 때 사촌오빠에게 강간을 당한 아픈 기억으로 인해 세번이나 자살을 시도한 경력이 있는 유정은 서로 다른 듯 하지만 어딘가 많이 닮아있다. 이 책은 그와 그녀가 보냈던 ‘행복한 시간’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코끝이 찡해졌던 순간이 참 많았던 것 같다. 특히 책의 중간 중간에 나오는 윤수의 일기 블루노트를 읽으면서 불우했던 윤수의 유년시절이 느껴져서 매우 가슴이 아프고 안타까웠다. 나 같아도 유년시절을 윤수처럼 불우하게 보낸다면 올바른 길로 가지 못했을 것 같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또한 유정을 통해서 아무리 부자여도, 아무리 좋은집안에서 태어나 좋은 집에서…(생략)

그녀는 죽을 결심 따위는 하지 않게 된다. 그녀에게 변화가 찾아온 것은 다행이라고 생각했지만 윤수에게는 시간이 없다. 언제 자신의 사형이 집행될지 모르는 공포속에서 윤수는 얼마나 두렵고 무서웠을까. 모니카 수녀와 유정과 다른 주위의 많은 사람들을 통해서 자신을 따뜻하게 대해주는 사람이 그렇게도 많다는 것을 이제야 알게되었는데 그대로 내버려두면 정말 착하게 살다가 갈 수 있을 사람인데 이나라의 법은 그를 그대로 내버려두지 않았다. 결국 그가 두려워하던 아침은 오고 만다. 그가 가보고 싶다던 바다도 가보지 못한채..윤수의 사형이 집행되는 동안 과정을 지켜보고 있던 신부님의 말이 너무도 가슴이 아팠다. ‘신부님, 살려주세요, 무서워요. 애국가를 불렀는데도 무서워요...’막상 다가온 죽음앞에서 그는 결코 담담할 수 없었을 거다. 그는 결국 그렇게 사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 윤수가 죽게 될거라고 나는 이미 예상하고 있었지만 계속해서 흐르는 눈물을 멈출 수가 없었다. 죽어버린 윤수도 불쌍했고 남겨진 사람들도 불쌍했다. 더 이상 유년시절의 불행을 안고가는 사람들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