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하일기

열하일기
저자 : 박지원
출판사 : 책동네
한 나라의 문화를 판단한다는 것은 자신의 주관적 요소를 어느정도는 배제하고 보편상을 이끌어내어 판단해야 하기 때문에 참으로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다른 나라의 문화를 자신의 입장에서 보았을때,국수주의,사대주의를 표명하고 싶을때마다 상대주의를 생각하여 균형을 이끌어 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문화 비판시의 주의점에 입각하여 보았을때 열하일기는 퍽 잘된 글이라 생각한다.
비슷한 작품인 `연행가 `에서 작자는 청나라를 경멸하면서도 부러워 하느데 그것은 꼬장꼬장한 자존심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연암은 ?라일기에서 청의 문화에 객관성이 많이 반영되었을뿐 아니라 조소의 표현은 그리 눈에 띄지 않는다. 오히려 청나라르 오랑캐라고 질시할 것이 아니라,그들의 선진문물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상업을 발달시켜 나라응 부국강병하게 하자고 주장한다.누구나 경…(생략)

구슬들이 별이 흔들리듯 노란꽃과 파란 줄 구슬이 꿈인듯 얽히어,예쁘고도 화려함이 마치 낙수에 놀란 기러기와 같은데, 잠자고 창을 닫고 선뜻 가버린다.』의 부분 이라던가,『뜰 가운데에는 석류가 주렁주렁 달려있고, 낮은 솔은 용이 서린 듯이 굼틀굼틀 한다.』라는 등의 묘사 표현이 곳곳에서 씌여있는데 이런 표현들이 대부분 관용적 이지 않고 참신 하다는 데서 박지원의 문학가적인 자질까지 엿볼 수 있었고 내가 마치 청나라에 있는듯한 현장감도 느껴졌다.
나는 특히 많은 기행장면중 연경으로 돌아가는 동안이 다른 부분보다 묘사도 많고 청나라 문화도 여러가지로 소개되고 있어 본래의 취지를 가장 잘 살린듯하여 가장 재미있게 읽었다. 그 부분 중에는 박지원이 신분을 나타내는 부분이 있다.
??내 일찍 과거를 폐하여 하찮은 진사 하나도 이루지 못했은즉,비록 국학
에 몸을 수행 하고자 한들 얻을 수 없음도 사실 이거늘..."
이라는 부분이 바로 그러하다. 중요한 것은 노력해도 얻으 수 없는 지위라는것이다. 그가 원한 삶 이기도 했으나, 신분에 대한 서러움이
??아아.슬프도다. 사람이 이 세상에 나서 아무런 결정된 일이 없음이 어
찌 이러할 줄이야 알았으리오?"
라는 대목에 나와있다.이런 출신에도 불구하고 청나라의 문물을 접하게 해준 정조에게 감사하다는 표현 한마디 정도 나올 법 한데 같은 시대의 정철이 `역군은 이샷다 `라는 표현으로 곳곳에서 충절을 표한데 비하여 연암은 이와 대조된다. 오히려 문체반정 때문에 핍박 받게 되자,열하일기 곳곳에도 ?은 선비들을 신랄하게 풍자하고, 정통의 춘추대외에 반기를 들었다.
연암은 스스로 열하에의 기행이 조선인 으로서는 공전절후의 쾌거라 하였는데 이는 연암에 있어서 열하일기가 단순한 관광의 차원이 아닌 청의 문화가 어떻게 우리의 실생할에 도움이 될수 있을지 고민하는 과정과 그 이치를 깨달아가는 앎의 기쁨에서 비롯된 발언이 아니었나 싶다. 그런 그의 자부심을 곳곳에서 발견 할 때마다 나는 그가 자랑 스러워졌다.그가 더욱 자랑 스러웠던 부분은 청의 학자와 경서의 주석에 대한 토론장면이나 시구를 이용하며 대화를 나눌때 그가 한수위의 언변으로 높은 지식 수준을 과시할때 이다.그의 말이 이어질때마다 얼버무리는 청나라 사람들의 모습에 너무 통쾌하였다.
나에게 글을 쓰는것이 진정 이러하다는 것을 알려준 감동의 열하일기.
오늘,나는 다시 열하일기를 마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