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난이대를 읽고 수난이대 3 3 3

수난이대
저자 : 하근찬
출판사 : 하서
전후 수난, 어떠하였던가..
수난 이대. 이 소설의 내용을 가장 단적으로 잘 표현할 수 있는 제목이 있으리라 생각 하지 않는다. 처음, 이 소설을 접했을 때 아무런 내용을 짐작하지 못했던 그 제목이 그냥 좋아서 저절로 손이 가는 걸 막지 못했다. 그리고,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푹 빠져버리게 만들어 버렸던 소설, 나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유일한 전후 소설이었다.
부자간 2대에 걸쳐 전쟁에서 불구자가 되는 수난을 당한 내용을 하근찬 작가는 제목 수난 이대를 통해서 더욱 가슴에 와 닿도록 전쟁의 비극적인 일면을 일깨워 주려는 의도가 아니었을까...몇 번을 더 읽고 또 읽었다. 전쟁이란 어떻게 인간을 괴롭혔는지, 또 약한 하층민들은 어떻게 당해야만 했는지 알고 싶어서. 그리고 수난을 겪는 부자가 어떻게 살아갈지 또 그 과정이 얼마나 힘들지를 직접 느껴보고 싶어서…(생략)

에 비해 역사 의식이나 현실 인식이 강했다고 한다. 그래서 그의 작품에는 한국 전쟁과 순박한 시골 사람들과 같은 못사는 하층민들의 수난, 슬픔 같은 것이 진솔하게 잘 나타나 있는 것이 아닐까. 기회가 된다면 하근찬 작가의 다른 작품들을 접해보고 싶다.
그런데 역시 내가 느꼈던 이 작품의 매력은 진한 부자의 부성애와 서로 서로 도우며 전후 수난을 극복해 나가고자 하는 의지가 담겼다는 것이다. 아버지와 아들은 외나무다리에 이르기까지 대화를 나누는데 앞으로 살아갈 것에 대해 막막해 하는 아들에게 아버지는 용기를 북돋기 위해 "집에서 앉아서 할 일은 니가 하고 나댕기메 할 일은 내가 하고.." 라는 말을 한다. 또한 결말 부분에서 둘 다 불구자인 부자는 외나무다리를 건너야만 하는 난간에 부딪히지만, 팔이 하나 뿐인 아버지가 다리 하나 뿐인 아들을 업는다. 이렇게 갈등은 자연스럽고 감동스러운 광경으로 해결되는 것이었다. 수많은 전쟁을 겪어야만 했던 우리 조상들은 이토록 아름답게 상부상조하며 수난을 극복해 나갔던 것일까.
그런데 한가지 의문이 생기건대, 전쟁은 대체 누구를 위한 것이며, 전후에 국민들은 어떠하였던가? 결국 선한 사람에게 피해가 갔지만 잘 극복하고 살아왔던 우리 민족이 자랑스럽기까지 했다.
그 때의 고통을 모두 이해할 순 없지만 극복하려는 그 의지는 매우 강했다는 것을,
전쟁은 커다란 민족사의 수난을 가져 다 줄 뿐 인간의 행복한 삶에 있어서 무의미하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