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를 읽고 삼국지

‘삼국지’ 를 읽고
‘삼국지’! <‘삼국지’를 세 번 이상 읽지 않은 사람은 상대를 하지 마라>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삼국지’는 대중에게 많이 알려져 있고 매우 중요하게 생각되어 지고 있으며 실제로 한 말기와 위, 촉, 오 세 나라의 삼국시대에 걸쳐 나오는 여러 영웅들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여러 가지 생각을 할 수 있게 해 주는 등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런 여러 영웅들의 이야기이고 역사적으로도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내용이라서 그런지 많은 사람들이 자기 나름대로 원본을 해석하여 약간씩 다른 내용들로 꽤 많은 종류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이 중에서 이번에 이렇게 독후감상문을 쓰게 된 것은 이문열이 나관중의 ‘삼국지연의’를 평역한 것이다.
사람들 사이에서 일명 ‘이문열 삼국지’라고 불리는 이것을 읽기 전에도 만화로 되어있는 ‘삼국지’부터 시작해서 여러 사람들의 ‘삼국지’를 꽤 여러 번 읽어 보았었…(생략)

원본 즉 진수의 ‘정사 삼국지’에서는 유비를 미화하는 그런 인물관이 아닌 조조쪽을 더 좋게 보았다고 한다. 왜냐하면 그때의 시대적 상황, 즉 ‘정사 삼국지’를 적을 당시 진수가 위나라의 관료 생활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다음으로 평소에 읽어보던 ‘삼국지’와 ‘이문열 삼국지’의 느껴지는 다른 점은 단지 나관중의 ‘삼국지연의’를 번역하고 자신의 생각을 첨가시키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제의 역사서인 진수의 ‘정사 삼국지’와 나관중의 ‘삼국지연의’를 비교, 대조를 할 수 있도록 해 주었다는 점이다. 물론 진수의 ‘정사 삼국지’도 당시의 진수가 처한 상황과 제갈량에 의한 아버지의 죽음 등의 이유로 완벽하게 그 당시의 상황을 있는 그대로 ‘정사 삼국지’로 만들었다는 확신은 없지만 그래도 우리로서는 유일한 믿을만한 역사서와 비교를 했다는 점에서 확실히 다른 ‘삼국지’들과 차이가 난다는 것이다.
다음으로 차이가 나는 점은 한시가 많이 나온다는 점이다. 이 점은 실제로 나관중의 ‘삼국지연의’를 읽어보지 않아서 ‘삼국지연의’에 나오는 한시를 그대로 적어 놓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렇게 느꼈다.
이제까지는 이 ‘이문열 삼국지’의 전체적인 특성에 대해 느낀점을 적어보았다. 이제부터는 실제적으로 내용에 대해서 느낀점, 즉 읽으면서 내가 관심을 두었던 점, 생각했었던 점 등에 대해서 적어 볼 것이다.
이런 ‘이문열 삼국지’를 읽으며 사람들은 각기 다른 관점에서, 다른 곳에 초점을 맞추고 이 책을 읽을 것이다. 작가인 이문열이 이 책을 평역하면서 넣은 생각을 비판하는 것, ‘삼국지’내용의 진실성 등에 대해 초점을 맞추고 읽을 수도 있지만 나는 인간관에 대해 초점을 두고 관심을 두고 생각을 하며 이 책 전체 10권의 분량을 읽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유비와 조조에 관해서 많은 생각을 하며 읽었다.
‘이문열 삼국지’를 읽기 전에 읽은 다른 ‘삼국지’들을 읽을 때에는 너무 유비를 극찬, 미화를 하여 내가 미처 생각을 못했는지 아니면 그 당시에는 아직 책과 다르게 생각해 볼 수 있을 정도로 나의 머리가 그만한 능력을 가지고 있지 않았었는지는 몰라도 인간관에 관심과 초점을 맞추고 ‘이문열 삼국지’를 읽으니 작가가 조조를 부각시키려고 노력을 했다는 점도 약간 느껴지고 여러 가지 좋게만 보고 있던 것이 그렇지 않게 보이거나 반대로 나쁘게 생각하고 있던 부분도 좋게 생각되기도 하였다.
‘이문열 삼국지’를 인간관에 초점을 두고 읽으면서 이 책에 나오는 등장인물 중에 그 등장인물에 대하여 나의 생각이 가장 많이 바뀐 인물들은 역시 유비와 조조이다.
즉 좋게만 보던 유비를 좋게만 보지 않고 다르게 보기 시작했다는 것이고 조조 또한 나쁘게만 보다가 나쁘게만 보지 않고 다르게 보기 시작 했다는 것이다. 아니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유비보다는 조조쪽을 좀더 좋아하게 되었다는 편이 맞을 것이다.
유비는 내가 생각하기에 한 나라의 군주가 될 만한 능력과 기량을 갖추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이문열 삼국지’에서 뿐만 아니라 여느 ‘삼국지’에서도 볼 수 있듯이 유비는 제갈량이 시키는 대로 거의 모든 일을 처리한다. 즉 제갈량이 시키는 대로 따라가기만 했다는 것이다. 하나 제갈량의 뜻을 따르지 않은 것이 있는데 바로 관우가 죽었을 때 관우의 복수를 한답시고 70만대군을 일으켜 오나라를 친 것이다. 이 전쟁은 당연히 이성을 잃고 흥분하여 판단력을 잃은 유비의 패배로 돌아갔다. 이런 점에서 보면 유비는 군주가 되기에는 냉철한 판단력과 마음을 다스리는 능력이 턱없이 부족했고 인정이 너무나 많았던 것 같다. 아니 군주로서는 괜찮다고 보면 난세를 이끌 영웅으로서 리더십과 위에서 말한 여러 능력들이 너무 좋지 않았다고 생각된다. 그 때의 상황과 같은 난세에는 일반적인 군주의 자질과는 또 다른 능력들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차라리 그 당시의 상황을 보면 유비보다는 냉철한 판단력의 소유자인 조조가 난세의 영웅으로서 더욱 어울릴 것이다.
어떤 사람은 ‘그래도 그와 같은 난세에 그렇게 큰 나라를 세울 정도가 되면 영웅으로서 자질이 있는 것이 아닌가’라고 말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다르게 생각한다. 그렇게 나라를 세울 수 있었던 능력은 유비의 영웅으로서의 자질이 아니고 단지 유비의 엄청난 인맥과 그의 성격 때문이 아닐까라고 생각한다. 그의 신비스러울 정도의 인맥, 그리고 아닌 척 하며 내숭을 다 떨면서 챙길 건 다 챙기는 그의 얍삽하다고 표현될 수 있는 성격말이다. 솔직히 유표의 일만 해도 유비는 빼고빼고 또 빼다가 결국은 적벽대전을 일으켜 오나라와 위나라가 한창 싸울 틈을 타서 유표의 세력을 얻게 되었다. 이런 식으로 하면 백성들이나 다른 타인들에게는 유비가 좋게 비쳐져 인덕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그러면 날로 높아지는 인덕과 그의 인맥이 합친다면 나라를 못 세울 것도 없지 않은가. 하지만 조조는 유비의 이런 불안정하고 얍삽한 방법보다는 확실한 능력주의로 인재도 등용하고 일 처리를 하였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생각 된다. 그 유명한 적벽대전에서만 보더라도 조조는 방통의 능력을 우선시 했기 때문에 그의 말을 믿고 연화계를 받아들었던 것이다. 물론 그로인해 피해를 입기는 했지만 조조의 능력주의 사상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라고 할 수 있다.
이런 것들을 생각하니 유비보다는 조조가 훨씬 좋게 느껴졌다. 물론 사람의 능력을 중요시하는 상황으로 번져가는 우리 사회에서는 유비보다는 조조를 닮고 싶다는 생각도 가지게 되었다. 하지만 지금 내가 처한 상황은 난세는 아니다. 그러므로 조조처럼 너무 그렇게 할 필요가 없다. 오히려 약간은 유비처럼 행동을 해야할 때도 있다는 것이다.
‘삼국지’는 여러 등장인물들과 여러 가지 사건들이 엄청 복잡하게 얽혀 있다. 그래서인지 조금만 다르게 관점과 초점을 잡으면 매우 다양한 삶의 지혜와 지식을 배울 수 있는 것 같다. 물론 이번에도 이 ‘이문열 삼국지’를 읽으면서 ‘삼국지’라는 책에서 또 다른 삶의 지혜를 배운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