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디메이드 인생

레디메이드 인생
P는 일본에 유학까지 갔다 온 지식인이다. 그렇지만 취직자리를 구하지 못하고 전전긍긍하는, 소위 말하는 인텔리이다. M도, H도... 모두 취직전선의 낙오자들이다. 그들은 인텔리이기에 막노동도 하지 못한다. 그야말로 레디메이드 인생이다.
인텔리... 아주 먼 얘기처럼 들리지 않는다. 내가 아는 사람 중에서 그런 비슷한 사람이 있다. 고려대 법대를 졸업했는데 벌써 몇 년째 사법고시를 패스하지 못해서 집에서 놀고 있다고 한다. 처음에 그 말을 듣고는 무척 놀랐다. 고려대 법대라면 누구나 가고 싶어하는 일류대가 아닌가. 그런데 거기를 졸업하고서도 그런 신세라니, 나중에 알았는데 그런 사람이 꽤 된다고 한다.
내가 표면적으로 알고 있는 것과 현실에는 엄연한 거리가 있었다. 고등학생인 나로서는 그저 좋은 대학에 들어가려고만 노력했지 그 이후의 일은 별로 진지하게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그렇지만 이…(생략)

나지 못하면 나도 P처럼 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마저 생긴다.
소설에서와 지금에는 많은 시대적 차이가 있기 때문에 소설의 내용을 그대로 받아들일 수는 없겠지만 그때와 마찬가지로 지금도 어느 정도의 인텔리 계층은 존재하고 있을 것이다. 사회의 한 그늘에서 어느 쪽으로도 가지 못하고 방황하는 레디메이드 인생... 그렇게 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한시라도 빨리 `나` 를 찾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