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우치전을 읽고 전우치전

독후감(‘날아라 전우치’)
그 이름도 재미있는 ‘전우치전’은 정말 유괘하고 통쾌한 책이었다. 고전 소설은 딱딱하고 재미 없을 것이라는 선입견을 갖고 있었는데, 이 책을 읽으니 그런 선입견도 다 사라져 버렸다. 이 책은 지은이도 알 수 없고 언제 지어졌는지도 알 수 없는 책이지만 조선시대 중종때 활약했던 실존 인물 전우치의 행적을 소설로 만든 작품이라고 한다. 그는 개성 사람이었으며 신기한 도술을 얻었으나 재주를 숨기고 살다가 가난한 백성들의 비참한 처지를 보고 하늘의 관리로 과장하여 국왕앞에 나타나 옥황상제의 명령이니 황금으로 만든 들보를 만들어 바칠 것을 요구한다. 그 황금 들보를 팔아서 가난한 백성들에게 골고루 나누어 준다. 그의 이런 행적은 국가가 제대로 해결해 줄 수 없는 상황에서 잠시 맡겨 놓은 곡식을 백성에게 돌려준다는 생각이었을 것이다. 전우치는 관가에 체포되었으나 곧 탈출하여 가난하거나 억울한…(생략)

많이 배운 것이 아닐까? 우리들은 세상에서 해결되지 못한 의문의 해결을 바라고 영원한 행복과 이상사회, 이상국가를 꿈꾼다. 우리들의 꿈이 통쾌하게 펼쳐지고 마음속의 찌꺼기를 모두 파헤쳐줄 그런 소설이 나왔으면 좋겠다. 전지전능한 한 인간의 활약상이 아니라 온 사회의 구성과 온 사회의 현상 자체가 모두 이상적인 그런 소설이 어디 없을까? 전우치는 감옥에 갇혀 죽은 후 그의 무덤을 파니 시체는 없고 빈 관만 있었다고 한다. 사람들이 그를 죽일 수 없었을 것이다. 마음 속의 우상은 영원히 죽지 않을 것이다. 그를 죽이면 꿈도 사라지고 희망도 사라지니 그의 도술로 그가 사라짐으로써 언젠가 다시 온다는 것을 믿으려고 했던 것 같다. 꿈을 주었고, 희망을 주었고, 신선한 청량제가 되었던 영웅 전우치는 그 시대 사람들에게 우상이 되었을 것이다. 현대의 우리에게 이상은 무엇일까? 이상을 통해서만이 현실은 극복될 수 있는 것인가? 아무튼 재미있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