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어공주

인어공주
오래간만에 우현이와 함께 인어공주 영어 비디오를 보았다.
예전에도 너무 재미있어 웃다가 화내다가 노래 부르다가 하며 보았다. 그런데 이번에 볼 때에는 영어가 제법 귀에 들어와 더 그 영화 속에 쏘옥 빠져들면서 내게 인어공주에 대해 다른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런데 다 보고 난 후, 우현이와 밥을 먹는데 우현이가 갑자기 내게 인어공주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누나, 그런데 인어공주가 누나는 착하다고 생각해? 아빠를 걱정시켰는데 어떻게 착한 공주야? 자기 사랑만 소중하다고 생각했잖아."
"맞아, 나도 너와 생각이 같아. 비디오는 책과는 내용이 조금 다르지만 인어공주에 대한 내 생각은 지금과 같아. 책에서는 언니들의 걱정과 바램을 저버렸고, 왕자님과도 결혼을 못하고 물거품이 되고 말았어."하며 한참동안 인어공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밥을 먹고 나서 인어공주에 대해 다시…(생략)

있고 싶다는 이유만으로.

이런 행동들을 가만히 생각해보니 인어공주가 굉장히 나쁜 공주라 생각되었다. 만약에 내가 인어공주라면 왕자님께 아무리 반했어도 부모님과 언니들을 버리고 가지는 않았을 것이다. 인어공주의 심정을 이해는 하지만 마음 속에 왕자님을 영원히 간직했을 것이다.

이런 생각이 들자 인어공주가 어리석고 안타깝게 보여 자꾸만 답답해졌다. 자기 목숨보다도 더 왕자님을 사랑한다면 아무리 말을 못하더라도 글을 열심히 배워 왕자님이 구한 사람이 바로 자신이라고 글로 표현하면 됐을 텐데....... 그것도 어렵다면 손짓 발짓으로 온몸으로 말을 하면 되었을 텐데.......

자꾸만 내 생각 속으로 빠져들자 어려운 일이 닥칠 땐 지혜가 진짜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호랑이 굴에 들어가도 정신만 차리면 살 수 있다는 우리의 속담이 있듯이 조금만 인어공주가 지혜로웠다면 아무리 힘든 상황에서도 거뜬히 이겨 나갔을 것이다.

오래간만에 비디오와 책을 보면서 내가 어렸을 때 읽었던 때와는 또 다른 재미와 생각을 갖게 되어 참 좋았다. 진짜 내게 소중한 사람은 바로 `나와 내 가족`이라는 것을 너무도 잘 느끼게 해 준 인어공주, 지혜의 중요함을 가르쳐 준 인어공주가 하늘나라에 가서는 행복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