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땅의 큰나무를 읽고 이 땅의 큰나무

이 땅의 큰나무를 읽고...
새털구름 흘러가는 푸른 하늘 아래 홀로 우뚝 서 있는 느티나무의 외롭고도 늠름한 모습에 제 마음은 그것을 쳐다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왠지 모를 위안과 포만감에 휩싸였습니다.
평소 특이하고 재미있는 기사거리나 얘깃거리를 수집하는 버릇이 있는 전 언제부턴가 눈여겨보며 가위로 오리고 있는 내용들이 모두 세상에서 제일 크다는 꽃이나 특이한 모양으로 수많은 전설을 가지고 있다는 나무들 같은 자연과 관련된 내용이라는 것을 깨닫고는 식물도감을 구입해 이것저것 살펴보기도 했었습니다. 그런데 그것들은 사실 일반인이 읽기에 낯선 용어들이 많고 생태와 생김새 등에 관한 학술적 내용들이 주를 이루고 있어서 사진으로 찍힌 모양과 이름만을 훑어보고 지나친 게 사실이었습니다.
그러던 중 구하게 된 「이 땅의 큰 나무」는 쉽고 흥미로워 단숨에 읽혀지는 책입니다. 저자인 고규홍 씨가 직접 발품…(생략)

무와 은빛햇살이 나뭇잎마다 부서져 내려 마음을 들뜨게 하는 이팝나무 그리고 뻐꾸기가 매일 놀러와 종일 제 이름만 부르다 가곤 하는 감나무까지 어느 것 하나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었습니다.
길가에 심어져 있던 가로수들의 이름도 알게 되었고 그것들이 사람들 사는 도시에서 공해로 고생을 하고 있겠구나 하는 마음을 갖게 된 것도 나무를 찾아 나선 지은이의 귀한 마음을 접하면서 깨닫게 된 부분이었습니다. 사람들과 함께 살면서 공해와 소음으로 고생하는 큰 나무들을 보며 안타까워하고 뭔가 대책을 촉구하는 지은이의 마음씀이 글 중간 중간에 베어 나와 글 읽는 저의 마음도 안타깝고 초조했습니다.
나무들은 각자 다른 삶의 방식으로 저마다의 표정과 생김새를 간직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오랜 세월 한자리에 서서 쏟아지는 햇살과 바람과 비를 조용하고 굳건하게 받아내며 자라나는 것이 어디 쉬웠을까요? 마음이 가득해지는 것 같습니다. 이 땅에 이렇게 아름답고 소중한 나무들이 곳곳에 뿌리를 깊이 내리고 자라나고 있다는 것이 마음을 뿌듯하고 가득하게 합니다. 시간이 날 때마다 혹은 세월에 지치고 삶에 속은 기분이 들어 힘들 때마다 이 나무들을 찾아 나설 생각입니다. 책에서 얻은 위안보다 더 많은 위안과 기쁨을 얻고 돌아올 수 있겠지요?
책을 읽는 내내 자연의 소중함, 곁에서 자라고 있는 한 그루 나무의 소중함을 깨닫게 된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