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하일기를 읽고 나서 열하일기

‘열하일기’를 읽고 나서
사회 시간이나 국어 시간 등을 통해 박지원의 ‘열하일기’란 책을 알고 있었다. 2학년 때 난중일기를 읽은 적이 있는데, 그 일기는 이순신 장군이 전쟁 중에 쓴 것으로 별로 흥미를 잦지 못하고 지루하기만 했다. 하지만 이번 열하일기는 박지원이 삼종형 박명원의 수행원으로 청나라 고종의 70수를 축하하기 위하여 중국에 들어가 성경?북경?열하 등지를 여행하고 돌아와 엮은 기행기로서 양반전, 허생전 등의 이야기도 있고 중국의 역사?지리?풍속?인물?사회?학술 등의 다방면에 걸쳐 자세히 기술하여 중국에 대해서도 잘 알 수 있었다. 하지만, 박지원은 당시 유명무실한 북벌 책을 비판하고 서양의 신학문을 수용한 청조의 문물을 받아들이기를 주장하였는데 너무 친중 국적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이제부터 박지원의 열하 여행이 시작된다.
연암 일행은 5월25일 임금께 하직인사를 하고, 6월2…(생략)

것이다. 건륭 황제가 피서산장이라 이름 붙인 별궁을 완성한 뒤 청나라 황제들이 매년 그곳에서 여름을 보내면서 정사를 보았기 때문에 북경 다음으로 정치적 중심지가 됐다. 그리하여 한때는 우리나라는 물론이고 몽고, 티베트, 위구르, 라오스, 베트남, 미얀마 등지에서 온 외교사 절들로 성시를 이룬 곳이다.
이렇듯 연암이 여행했을 다시 청나라는 세계 최대의 문화국가로서 전성기를 누리고 있었다. 중국의 선진 문물은 큰 감동과 충격으로 다가왔고 이를 접하고 돌아온 연암은 곧바로 ‘열하일기’의 저술에 전념한다.
열하일기를 읽다 보면 가끔은 갓을 쓴 선비가 나귀를 타고 중국을 여행하는 그림이 떠오른다. 박지원이 자신의 생각과 본 것을 빼어난 비유로 표현하여 생동감 있게 느껴졌다. 여기서 박지원이 당대의 문장가로 손꼽히는 이유를 알 수 있다. 또 여행 중에 만나는 여자들에 대한 칭찬도 아끼지 않는다. 아름다운 목소리를 들으면 가서 얼굴을 확인하고 오는 용기도 보여주곤 했다. 그리고 스스로 바보 같은 짓이라고 하면서 중국인들에게 지기 싫어서 술을 대접으로 단숨에 퍼마시는 호기를 부리고는 등줄기에 땀이 솟는 경험을 소개하기도 한다. 여기서 우리나라와 중국 사람들의 술 마시는 법의 차이를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술을 마시기보다는 퍼담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반면에 중국사람들은 술을 마시면서도 음미하면서 즐길 줄 아는 사람들이었다.
그리고 박지원의 양반전과 허생전은 이미 인기 상한가를 달리면 명절 때마다 해학과 풍자로 사람들을 즐겁게 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 열하일기에 허생전이 나왔는데, 허생이라는 선비가 가난에 시달리는 아내 때문에 글공부를 끝내지 못한 채 서울 제일의 갑부에게 돈 일만 글을 빌리고 지혜와 재치를 이용하여 삽만 냥이라는 큰돈을 만들고 다시 글공부에 전념한다는 이야기이다. 여기서 우리는 자본의 개념이 이미 뚜렷하고 매점매석과 같은 좀더 구체적인 시장 원리가 등장하는 것으로 봐서 삶의 여러 가지 문제들을 현실과 연결시키려는 움직임이 이미 활발하게 교류되던 시기였던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보니까 매일마다 적게는 60리 많이는 90리까지 여행하면서 하루에도 강을 9번이나 넘었다 하니 박지원 일행이 얼마나 고생하였는지를 알 수 있었다. 10리가 40km라고 했으니 60리라 하면 24km 90리면 36km이다. 지금은 자동차라는 편한 이동수단이 있지만 그때는 말이 전부였으니 힘들지 않을 수가 없었다. 책을 읽다 보니까 모르는 단어도 많이 나왔다. 특히, 무게나 크기, 수량을 측정하는 단위가 생소하게 들리는 것이 많았다. 다음에 고전문학을 읽을 때는 잘 알아보고 읽어야 하겠다.
처음에 책을 봤을 때 이걸 언제 다 읽지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읽고 보니까 재밌기도 하고 고전문학을 접하는 계기가 된 것 같아 후회는 없다. 다음에도 기회가 된다면 좀 더 많은 우리나라 고전문학들을 읽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