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누구

<누가. 누구>를 보고서

이 연극을 보면서 현대 우리나라의 사람들이 모습이 떠 올랐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말을 하지 않고, 무언가 계속 숨길 비밀을 만들어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참 많이 애처롭게 느껴졌다.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 모르고, 자신이 가지고 있는 한 가지의 사랑에 만족해 하지 못하고, 계속 다른 사랑을 찾아 헤매이는 인간들의 모습은 얼마나 안타까운가. 하는 마음이 들었다. 이 극을 보면서 가장 재미있었던 것은 풍자적인 모습이다. 원래는 농장이었던 자리에 지어진 집. 그래서 집안의 모든 구역들은 과거의 위치를 기억하게 만든다. 부엌은 닭장이있었던 곳. 돼지우리. 그 밖의 장소들도 있다. 이 극이 끝나는 마지막에는 동물들의 울음소리가 들린다. 이것은 정말 동물적인 본성만을 가지고 있는 인간들의 모습을 나타내 주는 것 같았다. 얼마나 우스운가. 우리는 인간이라는 이유로 생각을 하면서 살아가는 것을 늘 자랑스…(생략)

면 서로 상처 받지 않고 더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우리 인간사의 모순을 단적으로 드러내 준 작품이었다. 이번 공연은 원래 외국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원작을 지금 한국의 시대상에 맞게 각색한 작품이었다. 그래서 좀 더 독특한 기분이 들었는지도 모르겠다. 무대 세트는 이국적인 것 같으면서 한국적인 모습을 참 많이 강조하고 있었다. 배우들은 조금 어려워도 보이는 이 내용을 잘 이해하고 연기해 나가는 것 같았다. 원래 이런 연기가 더 하기 힘든 것 같다. 배우들은 어찌보면 대본만 외우고 그냥 그 상황상황을 잘 연기해 나가면 되는 것 같지만 꼭 그렇지 만도 않다. 왜냐하면 자신의 캐릭터를 잘 모르고 연기를 해 나가면 관객은 그 사실을 너무나 빨리 눈치 챌 수 있기 때문이다. 무대위에서 배우가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모르면 관객은 그때부터 그극을 보는 것이 참 많이 지루해 진다. 이 작품은 그럴 위험성이 참 많이 있었음에도 배우들은 잘 해 낸 것 같다. 워낙 극에 나오는 배우의 캐릭터와 비슷한 배우들을 쓴 영향도 있었겠지만 말이다. 번역과 각색은 참 많이 다른 것 같다. 이 극이 외국의 느낌으로 처음 공연 되었을 때는 어땟을지 모르지만 외국 이름을 불러가면서 다른 감정을 연기 한것도 물론 나름의 특색은 있었겠지만 참 많이 민망하고 보는 사람도 정말 다른 나라 이야기 같은 느낌으로 극을 한층 더 떨어져서 보았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소극장에 걸맞는 작품이었고, 요즘 혼란하 우리 사회에서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 같아서 더 많은 공감을 불러 일으켰다. 모든 사람이 도덕적으로 살아갈수는 없고, 꼭 그럴 필요도 없는것이지만 이왕이면은 다른 사람의 모습에 피해를 주지 않고, 자신의 일을 멋지게 해 나가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