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내가 죽었습니다

어느날 내가 죽었습니다 - 이경혜
신문에 중학교 성장소설이라고 소개되어있었지만 읽고 싶었다. 학교가 개학하는 날 도서관에 가서 ‘어느 날 내가죽었습니다’를 검색했다. 두 권이 있었는데 다행이 아무도 빌려가지 않았다. 책이 나온 지 얼마 안 되서 그런지 책을 빌린 사람이름 중에 내이름을 제일 먼저 적게 되었다. 아직 화제의 신가이라든지 베스트셀러는 아니니까. 그냥 관심소설이니까.
내용은 아주 좋았다. 눈물을 흘리면서 봤다.
나는 제목에 ‘내가’라는 말 때문에 나에 대해 쓴 내용인줄 알았다. 자신이 죽을 때 느낌 어떻게 해서 저런 과거형 단어를 쓰며 미래의 일을 쓸까 많이 궁금했다. 이 주인공은 자신의 이야기와 생각을 닮고 있지만 나 자신이 아닌 다른 친구에 대해 많이 이야기 하고 있다.
유미와 재준이는 친구이다. 이성간이지만 정말로 뜻 깊은 서로를 이해해 주는 친구. 서로 충고해주고 도와주고 서…(생략)

재준이는 사고로 죽었다. 너무 어이없이 사라져 버린 재준이. 유미의 마음은 허전하고 너무 아프다. 그렇게 얌전한 아이였는데. 재준이의 엄마가 유미를 찾아와 일기장을 하나 보여준다. 그 일기장은 유미가 작년 크리스마스 선물로 준 일기장이었다. 재준이의 어머니는 첫 페이지를 펴보고 못 읽겠다며 유미에게 대신 읽어달라고 부탁한 것이다. 일기장의 첫줄에는 “어느날 내가죽었습니다”라는 말이었다. 유미도 일기장을 덮고 집에 가서 조금씩 읽었다. 일기에는 자살한 게 아니라는 생각을 얻게 하는 단어와 이야기 들이 써있었다. 학교에서 시체놀이를 하다가 갑자기 자기가 죽었다고 생각하면 세상이 어떻게 보일까 하는 생각으로 그 문장을 쓴 것이다. 재준이는 내가 죽었다고 세상을 보면 그렇게 밉던 동생도 내가 죽고 나면 아무 것도 해줄 수 없다는 걸 알고 더 아껴준다. 그리고 어버이날 카네이션을 달아주다가 생각한다. 만약 내가 죽었다면 동생 인준이가 부모님에게 카네이션을 달아드리며 나를 생각하고 울겠지. 그렇게 생각하니 하루하루가 아주 특별한 하루가 되었다. 일기장을 계속 읽다보니 그 이야기가 나왔다 재준이가 좋아하는 그 아이. 계속 좋아하고 있었으면서도 숨길 걸 생각하니 유미는 조금 서운한 감정을 가졌다. 일기를 읽고 있으니 재준이가 다시 살아온 것처럼 아주 좋았다. 재준이의 일기에는 유미에 대한 글도 있었다. 내가 제일 싫어하는 별명을 다른 사람이 놀리면 패주고 싶지만 유미가 놀리는 것은 아무렇지도 않다. 내가 좋아하는 그 아이와 유미가 물에 빠지면 아쉽겠지만 유미를 구하겠다라는 우정의 글들이 쓰여 있었다.
재준이가 죽을 이유가 쓰여있다. 그 여자아이에게 잘 보이기 위해 오토바이를 탔다. 유미가 그렇게 타지 말라고 말리던 것을 그 여자아이를 위해서 탔다. 그리고 죽었다.
학교에서 돌아오는 길에 유미는 어떤 친구를 만났다. 그 아이는 그런 말을 했다. 재준이가 즉사한줄 알았지만 즉사한 게 아니라 두 시간을 살아있었다. 그 말에 유미는 정신이 몽롱했다. 분명히 즉사라고 했는데. 재준이가 죽었다는 소식을 다시 들은것만 같았다.
유미는 집에 오면서 생각했다. 재준이가 그 두 시간동안 얼마나 아팠을까. 그렇게 쓰러져있던 재준이를 도와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그리고 나도 도와주지 못했다. 유미는 그날 노래가사를 만들었는데 죽음과 관련된 것이었다. ‘아무리 밤이 깊어도 죽음은 오지않네’ 중학생인 유미와 인준이는 사랑과 우정이라는 단어보다는 죽음과 방황 이라는 단어가 더 친근감이 느껴졌다.
이 이야기를 읽고 나니 나도 한번 생각해 보게 되었다. 만약 내가 죽으면 나의 친구들은 어떻게 살까? 우리가족은? 만약 내가 죽고 나서 이 상황이 오면 나를 생각할까 등 많이 생각을 하게 했다. 중학교 성장소설이지만 나를 성장하게 했다. 정신적으로..
이경혜 작가는 오토바이 사고로 죽은 소년을 위해 책을 쓰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이렇게 소설을 쓴 것이다. 그런데 허구가 조금 있음에도 불구하고 너무 가까운 일인것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