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반전을 읽고

<양반전>
우리나라의 고전 소설 중에서 박지원이 쓴 작품들은 한 번도 읽어 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 이번 방학을 이용하여 박지원의 고전소설을 읽어보고자 했다.
이 소설의 주인공인 양반은 성품이 매우 어질고 현명하나, 너무 가난하여 관가에서 빌려 주는 환자를 꾸어다 먹는다. 아무리 검소하다 할 지라도 자신의 생계는 유지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게다가 환자를 꾸었으면 갚을 줄 알아야지, 그것에 대해 생각도 하지 않고 갚지는 않으면서 해마다 꾸어서 빚이 천 석에 달했다니...정말 염치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 관하 고을을 순행하던 관찰사가 그 양반을 잡아 가두라는 영을 내렸을 때, 그 양반의 행동은 도무지 이해가 가지않았다. 불가능하더라도 어떻게든 갚을 방도를 생각해야지, 밤낮으로 울기만 했다는 것은 정말 어린아이와 같은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그냥 울기만 하고 있으면, 하늘에서 돈이 떨어지는 것도 아닌데.…(생략)

것은 알고 있었다. 그러나 이런 신분 거래가 우리 나라에도 있었다는 사실은 처음 알게 되었다. 이러한 신분 거래가 당시에 타당했는지는 모르기 때문에 양반을 비판하지는 못 하겠으나, 요즘 사회라면 무척 어리석은 행동이었음이 분명하다.

이 사실에 놀란 군수는 그들에게 ‘양반 증서’ 를 만들어 증인으로 서명해 주겠다고 했다.(신분 거래가 그다지 불법은 아니었던 것 같다.) 호장이 ‘양반 증서’의 내용을 읽어주자, 신분이 상승하여 양반이 된 부자는 너무 무미하다며 자신에게 좀 더 이롭게 해달라고 부탁했다. 처음엔 그가 탐욕스러운 사람으로 보였다. 그러나 다시 이 장면을 나름대로 상상해 보면서, 그 당시에 신분이 얼마나 중요했는가를 절실히 느낄 수 있었다. 신분 때문에, 아무리 학식이 풍부해도 벼슬길에 오르지 못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과거 시험조차 자격이 되지 않아 볼 수도 없고, 아무리 돈이 많더라도 다른 사람들에게 굽실 거려야 한다는 것이 그들에게는 무척 괴로웠음에 틀림없다. ‘양반’으로의 신분 상승이 이 부자에게는 엄청난 기쁨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 부자는 양반 행세의 까다로움에 질려 양반 되기를 거부하였다. 축적한 부를 이용하여 신분 상승을 꾀하는 평민들의 꿈이 허황된 것이었음을 나타내고 있다.

이 소설의 주인공인 양반처럼 자신의 체면과 형식만을 중시하는 그런 사람도 아닌, 또 그렇다고 이 소설의 부자처럼 허황된 꿈만을 꾸고 있는 그런 사람도 아닌, 언제나 자기 할 일에 충실하고, 남 앞에 부끄럽지 않은 그런 사람이 되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