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흑의핵심을 읽고나서 암흑의핵심1

암흑의 핵심을 읽고나서..
필요 이상으로 장황하고 긴 문장, 불확실한 결정, 애매모호한 표현들. 불만이 많지만 1899년에 쓰여진 소설이다. 생각을 한 세대 이전으로 되돌려 놓고 생각해야 할 것이다. 내용은 화자 말로의 이야기로 벨기에령인 콩고강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기선의 선장으로 취직해 그 곳 상류, 오지에서 커츠라는 주재원을 데리고 나오는 과정의 이야기다. 유럽 문명의 원시 사회에 대한 착취와 침탈에 대한 고발이며, 원시 밀림의 거부의 몸짓과 의연한 복수의 염에 대한 기록이다. 주인공이라 할 커크의 활략상은 없다. 추종자였던 러시아인의 이야기에 불과한 전설적인 이야기 에 불과하다. 화자 말로와 커츠의 대화도 별반 없다. "무서워라, 무서워라." 단 2마디에 관한 해설은 이 정도로 너무 미약하지 않을까. 그러나 그 이상 달리 설명할 수도 없을 것 같다. 상아 수집과정 - 원시 야만을 침탈하는 도가 지나쳐 그들을 영구히 지배…(생략)

초 커츠의 야만인 보호를 위한 보고서 내용도 `야만인들에게는 마땅히 초자연적인 존재인 것처럼 보여야 하고, 하느님 같은 힘을 과시하면서 그들에게 접근해야 한다. 우리는 단순히 의지를 행사하기만 해도 실제로 무한한 이익을 위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모범을 보이며 행동해야 한다`고 쓰고 있다.
대속적 이념임에 틀림없다. 이 이념은 원주민의 개화라든가 기독교의 전파같은 것을 최고의 가치로 내세울 것이며, 언제나 우리는 너희들의 발전과 향상을 위해 이곳에 왔으며, 우리가 너희들을 다스리는 한 너희들은 행복하다는 식의 그 당시 지식인들이 생각했던 것과 같은 숭고한 이념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상아를 긁어모으는 과정에서의 인간의 탐욕은 한 없이 타락한다. 그는 영원히 원주민과 밀림 - 콩고를 통치하는 황제가 되고 싶었던 것이다. 그리하여 타락한 그가 바로 암흑의 핵심이며, 침묵하는 밀림 또한 암흑의 핵심이다. 원주민 야만을 조선으로 유럽은 일본으로 바꿔 읽으면 피가 끓는다. 일본은 지금도 우리들을 개화시켰다고, 근대화해주었으니 고마워 해야 한다고 말한다. 유럽의 제국주의시대 지식인들의 사고방식이 그대로 적용되지 않는가. 이런 책들 - 루스 베네딕트, 피에르 클라스트르와 같은 이들의 글을 읽을 때마다 피해자인 우리보다 그들이 한 발 앞선다는 사실이 더욱 괴롭다. 콘라드의 안목이 얼마나 넓은가, 또 얼마나 양심적인가를 서두부분에서 읽는다. 템즈강 하구에서 "그런데 이 땅도 한때는 어두운 구석 중에 하나였겠지"라고 말한다. 즉 옛날 로마군이 영국에 쳐들어 왔을 때의 상황을 이야기하며 그 때의 영국이 현대의 콩고와 무엇이 다를까 라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