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시일반

십시일반
: 10인의 만화가가 꿈꾸는 차별 없는 세상
작가; 박재동, 손문상, 유승하, 이우일, 이희재, 장경섭, 조남준, 최호철, 홍승우, 홍윤표 / 출판사; 창비
내가 이 책을 읽게 된 것은 단순히 만화였다는 아주 단순한 이유였다. 도서관을 자주 가는 편이지만 도서관에서 만화로 된 책을 찾는 것은 아동 서적이 아니면 좀처럼 힘들다. 내가 아는 것도 먼나라 이웃나라가 고작이니 말이다. 그런데 떡하니 도서관에 자리잡고 있는 책, 그것이 바로 ‘십시일반’이라는 이 책이었다. 사실 제목만 처음 봤을 때는 무슨 고사성어를 모아놓은 뻔한 책이 아닌가 라고 생각하고 넘어가려고 했는데 그 옆에 길게 써 있는 부제 바로 ‘10인의 만화가가 꿈꾸는 차별없는 세상’ 이라는 글귀에 도서관 그 자리에서 책을 한 장씩 펴 보기 시작한 것이 그 자리에서 순식간에 읽어버리고 말았다.
국가인권위원회 기획 하에 완성된 시사 만화집. …(생략)

한다. 한결같이 우리 사회에서 한번 정도는 큰 화제를 불러일으킨, 그리고 지금도 소리소문없이 그에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이 많은 주제를 다루고 있었다.
내가 그 중에서 가장 인상깊게 읽은 것은 홍윤표 작가의 ‘시골쥐 서울쥐’ 등의 동화 패러디 였다. 아무래도 나도 곧 있으면 입시지옥이라는 대입을 경험해야 하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지성의 상아탑이라고 불리는, 아니 불렸던 대학. 그러나 지금의 대학은 단순히 좀 더 좋은 곳에 취직하기 위한 마지막 과정에 불과하지 않은가. 그리고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이 모두가 그 마지막 과정 대학을 잘 가기 위한 것으로 이미 우리 사회에서는 알게 모르게 그렇게 선이 그어져 버렸다. 책을 읽으면서 통쾌하기도 하면 속상하기도 했다. 정말 맞는 말이지만 이렇게 그려지는 현실이 뭐랄까 안타깝다고 할까?
십시일반이라는 책을 읽으면서 가장 많이 느꼈던 것이 안타까움이었다. 우리의 사회를 너무 적나라하게 표현해주고 있어서.. 만화로 만들어져 재밌게 읽을 수 있었지만 우리의 아픈 구석을 꼭 꼭 짚어주고 있어서 순간 읽으면서 섬뜩한 느낌마저 들기도 하였다. 이런 우리의 사회를 그려낸 책들은 참 많지만 솔직히 나는 지금까지 재미가 없다는 이유로 읽지 않았었다. 하지만 이렇게 만화로 그려내니 나 뿐만 아니라 내 동생도 재밌게 읽고 더 이해하기 쉽고 가슴에 와 닿는 것 같다. 앞으로 나 먼저 우리 사회의 문제에도 조금씩 관심을 갖아야 하겠지만 앞으로 ‘십시일반’과 같은 이런 책들이 더 많이 나왔으면 한다. 나처럼 이렇게 조금씩 사회를 바라보는 눈을 희미하게나마 갖을 수 있도록 도움을 준 책이기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