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지도를 읽고나서 생각의지도1

생각의지도를 읽고나서..
곰, 원숭이, 바나나가 있는데 그 가운데서 원숭이와 가장 관련성이 있는 것을 고른다면? 동양인(한중일)이라면 원숭이와의 관계를 고려해서 바나나를 고를 것이다. 그러나 서양인(미국)은 원숭이와 같은 동물에 속하는 곰을 고른다. 즉 동양인은 타인이나 다른 사물과의 관계를 중시하는 반면, 서양인은 객관적이며 분류가 가능한 사실에 더 큰 의미를 부여한다. 또 다른 예를 들어보자. 동양에서는 어머니가 아기에게 장난감 차를 주면서 "이 차는 부릉부릉하고 가는 거야, 차를 너에게 줄테니 다시 나한테 돌려줘봐" 라며 관계를 중심으로 이야기한다. 반면 서양인 엄마는 아기에게 "이건 차라는 거야, 그리고 이것은 바퀴라는 거야, 멋있지" 이런식으로 객관적인 사물의 명칭을 중심으로 이야기한다.
이 책은 이러한 동서양인 사고의 차이를 고대 중국의 도교, 유교사상과 고대 그리스의 자유분방한 토론문화의 시초부…(생략)

것이 아니다. 동서양의 문화적 차이와 장단점을 인정하고 장점을 살리자는데 있다. 즉 극단적이고 단순한 사고방식은 서양이 동양에게서 배워야할 점이다. 그러나 동양의 관계중심의 사고방식은 어떤 일을 추진할때 쉽게 체념해버리는 단점이 있으며, 현대 과학의 발달에도 단점으로 나타난다.
그런데 한가지 골똘히 떠 오르는 의문이 있다. 사람의 본성과 성격에 대한 논란을 정리한 <빈서판> 이란 책에서는 인간의 선천적인 면에 많은 무게를 둔다. 그렇다면 문화의 차이로 인한 사고방식의 촛점을 맞춘 이 책과는 어떻게 연계시켜서 해답을 찾을 수 있을까?
요즘 이라크전쟁에서 미군병사가 이라크포로에게 저지른 만행이 많은 비난을 받고 있다. 그들의 행위는 규탄받아 마땅하지만 우리는 전쟁같은 극한 상황에서 사람이 어디까지 잔인해질 수 있는지 많은 사례를 통해서 알고 있다. 그러나 그들은 특별히 잔인한 성격의 소유자들이라기보다는 미국안에서는 그냥 평범한 우리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람들이다. 상황논리가 그렇게 만든 측면이 많다. ( 보스니아내전을 다룬 `네 이웃을 사랑하라` 책을 보라 ) 그러나 모든 이들이 다 똑같은 상황아래서 잔인하게 행동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잔인해지는 성향은 전쟁이라는 환경탓이지만 그렇다고 다 잔인한 행동을 하지 않는것은 그중에서도 선천적으로 선한 성향의 사람 때문인가? 아니면 반대로 전쟁에서 잔인해지는 성향은 인간의 본성에 내재한 선천적인 공격적 본능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 잔인한 행동을 하지 않는것은 후천적인 교육이나 환경탓인 것일까? 머리가 복잡해진다.
어쨌든 미국의 이라크포로 학대문제를 지켜보면서 원초적인 발단이 된 팍스아메리카의 한 축인 부시대통령을 생각한다. 죄없는 수 많은 사람을 죽음과 고통으로 몰아넣은 죄업을(후세인의 독재정치와는 별도로) 어떻게 감당하려고 할까? 몇생에 걸쳐서 갚아야 할까? 하는 다소 영적인 걱정이 앞서는 것을 보면 나도 영락없는 동양적인 사고관을 지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