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유사를 읽고 삼국유사3고

삼국유사
내가 알고 있는 우리민족의 역사서로는 김부식이 지은 삼국사기와, 일연 스님이 지은 삼국유사가 있다. 국사 교과서에선 삼국사기를 이렇게 적고 있다. 왕명을 받은 김부식이 고려 중기에 대두된 신라 계승의식을 많이 반영하였고 사대주의가 짙다.
사대주의가 짙은 역사서가 과연 우리 한민족이 세운 모든 나라와 멸망해간 나라들의 일을 사실적으로 나타내었을까? 내가 읽어보고 지금 독후록을 쓰고 있는 삼국유사는 무신정변 이후의 사회적 혼란과 몽고 침략의 위기를 겪은 후에 나타난 민족적 자주의식을 바탕으로 전통문화를 올바르게 이해하려는 경향에 의해 씌여졌다.
그러니 삼국사기와 삼국유사는 똑같은 이야기를 쓰고있다 하더라도 표현이 다를 수
밖에 없다. 일연 스님이 쓴 삼국유사는 불교사를 중심으로 고대의 민간설화나 전래기록을 수록하여 우리 고유 문화와 전통을 중시하였으며, 단군을 우리 민족의 …(생략)

.

1권에 실려있는 고구려 건국설화와 백제 건국설화를 보면 고구려 시조 고주몽이 백제의 시조 온조의 아버지란 것을 알 수 있다. 둘이 부자 관계인것은 믿을 만하다고 보지만 혹시 일연은 이를 통해 우리 민족은 한 혈동이란 것을 쓰고자 한것이
아닐까? 적어도 난 그렇게 생각하며 이 독후록을 쓰고 있다.

고조선의 멸망 후에 고구려.백제.신라. 삼국이 한반도에서 패권을 다투는 삼국시대가 열리게 되었다. 삼국의 싸움은 4세기에서 7세기까지 이어진다. 4세기 중반 백제의 근초고왕은 마한의 잔존세력을 정복하여 전라도 남해안까지 영토를 이르게 하고 북으로는 황해도를 두고 고구려와 다투고 있었다. 4세기가 백제의 강성기였다면 5세기는 고구려가 대외적으로 영토팽창을 통하여 강성기를 맞이하였다. 광개토 대왕은 만주 지방에서 크게 세력을 넓혔고 그의 아들인 장수왕은 도읍을 평양으로 옮겨
남하하였다. 이 공격에 백제는 한강유역을 빼앗기고 웅진을 수도로 삼았다. 이에
대항하기 위하여 나.제동맹이 결성되었는데 5세기는 그렇게 해서 지나가고 6세기 초반 백제 성왕은 대외 진출을 노려 사비를 수도로 옮기고 기회를 엿보았다. 기회를 잡은 성왕은 신라와 연합하여 한강유역을 부분적으로 수복하였으나 신라의 배신으로 성왕은 관산성에서 전사하고 한강유역은 신라의 손에 들어갔다.

나는 이 대목에서 울화통이 터졌다. 교과서로 수업만 들었을 때에는 별 감흥이 없었던 것이 성왕에 대한 아쉬움과 근초고왕의 과거의 영광이 느껴지는 것이었다.
6세기 진흥왕은 가야연맹을 토벌하고 한강유역을 손에 넣었다.
이야기를 줄인다고 했는데 상당히 길어졌다. 이제 나의 사관과 KBS역사 스페셜에
근거를 둔 무왕(武王)과 의자왕(義慈王) 부자(父子)에 걸친 백제의 말기를 쓰려 한다.

일단 의자왕의 아버지이며 서동이라 잘 알려진 무왕의 이야기로 시작하겠다.
국어 교과서에 실리기도 한 `서동요`는 무왕이 지은 것으로 삼국유사에도 실려 있다. 알 사람은 다 알지만 서동요의 선화공주는 무왕의 부인이다. 서동은 선화공주를
사모하여 서라벌에 가 아이들에게 마를 주며 서동요를 가르친다. 그 서동요는 삽시간에 퍼져 결국 진평왕의 귀에 들어가는데, 이에 노한 진평왕은 공주를 유배보낸다. 서동은 공주가 유배가는 길에 모시기를 자청하였고, 공주는 비록 그가 누군지는
몰랐으나 우연한 만남을 기뻐하며 그를 믿고 따라간다. 이 여행 중 두 사람은 사랑을 나누었고 그 때 서동은 `내가 바로 서동(맛둥서방)이며 노래를 퍼뜨린 것도 나다` 라고 고백한다. 기가 막힌 선화공주였지만 이미 그와 사랑이 통한지라 그를 따라 나선다. 그 이후 서동은 왕위에 올라 무왕이라 불리게 되었고, 사자사에 가는 길에 용화산 아래에 있는 큰 못을 메워 미륵사를 지었다. 진평왕도 비록 원수의 나라이나 동시에 사랑하는 딸의 나라인 백제에 공인들을 보내 미륵사 창건을 도왔다고 한다. 무왕과 그의 부인(선화공주)사이에서 태어난 장남 의자왕(義慈王)은 632년에
태자로 책봉되고 아버지 무왕(武王)이 죽은 641년에 즉위한다.
여기서 짚고 넘어 가야 할 것이 있다. 의자왕의 삼천궁녀에 대해 모른 사람은 아마도 없을 것이다. 그런데 삼국유사에는 삼천궁녀라는 말이 단 한 줄도 없다. 이상하지 않은가? 사치를 좋아하고 방탕하여 삼천궁녀를 둔 왕이라 알려진 의자왕(義慈王)이 삼국유사에서는 단지 `말로에 술과 여자를 가까이 하였다.` 라고 되어있다.
그리고 또 한가지..... 의자왕(義慈王)의 이름이다. 왕의 명칭은 (무왕의 武 의자왕의 義慈) 왕의 사후에 백성들이 지어주는 것이라 한다. 그런데 의자왕(義慈王)의
이름을 보라. 방탕하여 정사를 돌보지 않으면 자연히 민심은 멀어지기 마련이다.
그런데 그의 이름은 아이러니 컬하게도 義慈王 이다. 뜻대로 해석하면 의롭고 자애로운 왕이다. 지금부터 이 아이러니 한 점을 역사스페셜과 삼국유사에 근거를 두고 써나가겠다.

삼국유사에서 의자왕의 인물은 이렇게 쓰여져 있다. `의자왕은 영웅으로 용맹하고 담력이 있으며 효자였고 형제들과 우애가 좋아 해동증자라 불렸다`
그리고 역사 스페셜 <의자왕과 삼천궁녀의 진실>편에선 그는 당항성,대야성,요치성 등 신라의 영토를 쳐서 빼앗은 정복왕으로 묘사하고 있다. 그리고 백성들에게도 인기가 좋은 왕이었다. 그리고 삼천궁녀는 조선시대 문인들의 시에서 쓰인 표현에 의해 알려진 터무니 없는 숫자이므로 진실이 아니다.
우리는 지금까지 문인들의 표현에 나온 삼천궁녀 때문에 의자왕을 편협적인 시각으로 바라본 것 같다.
의자왕과 그의 태자 융이 이국 땅에 묻혀 있다가, 근래에 후손들에 의해 고향 땅으로 돌아와 묻혔다고 한다. 인기도 있었고 정복왕이었던 의자왕(義慈王)의 실패 원인을 당과의 외교 실패라고 역사 스페셜에서는 말하고 있다. 나와 역사스페셜 팀의
생각이 틀릴 수도 있다. 삼국유사나 삼국사기에 쓰여진 것이 맞을 수도 있다. 하지만 역사는 객관적 사료와 역사가의 사관에 따라 쓰여진다고 E.H.Carr는 말했다.
나도 그에 전적으로 동감한다. 이렇게 나의 생각을 독후록을 통해 나타낼 수 있어서 기쁘다. 내가 써 낸 독후록 중 가장 뜻 깊은 독후록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