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봄을 읽고 봄봄

<봄봄>을 읽고
<봄봄>이라는 제목을 처음 본 순간 나는 이상한 사랑 소설인 줄 알았다. 나는 평소에도, 소설 읽는 것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다. 책을 읽어도 대충대충 책장부터 넘기고 보는 이상한 성격이기 때문에 <봄봄>을 읽기 시작했을 때도 이 <봄봄>도 그다지 재미있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봄봄>에는 한 어리숙한 데릴사위가 나온다. 이 데릴사위는 참 바보 같아서 새경도 주지 않고 매일매일 일만 시키는 장인한테도 뭐라고 하지 못하고 계속 일만 열심히 한다. 내가 제일 싫어하는 성격이다. 이에 반해 점순이는 16살 소녀. 키는 작지만 당돌한 여자아이인데 차마 성례시켜달라는 소리는 못하고 계속 ‘나’(데릴사위)를 충동질한다. 아버지한테 성례시켜 달라고 말하는 것보다는 자기 신랑을 충동질하는 것이 더 좋을 것 같아서 인 것 같다.
이 어리숙한 ‘나’는 정말 바보같다. 내가 그 데릴사위였다면, 새경을 주지 않…(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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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에 ‘나’는 결국 장인을 놓고 매달려서 성례를 시켜달라고 조르는데 이 상황에서 자기 편을 들어 줄 것이라고 철썩 같이 믿었던 점순이가 자신의 편을 들기는커녕 제 아버지 죽인다고 오히려 ‘나’를 떼어내는 것이 아닌가. 내가 ‘나’였다면 점순이에게 심한 배신감을 느꼈을 것이다. 사랑 앞에서는 보이는 것도 없다는데 내 편을 들지 않다니 말이다. 점순이는 참 재미있는 사람이다.
만약 나에게 데릴사위가 될 남편감이 있었다면 나이만 되면 바로 결혼시켜 달라고 조를 것 같다. 물론 잘 생겼다면 말이다. 히힛.
내가 <봄봄>에서 제일 아쉬운 것은 결말을 보지 못한 것이다. 드라마에서는 결정적인 순간에 <다음 이 시간에> 자막을 내보내고, 소설이나 만화책도 제일 재미있을 것 같은 부분을 마지막으로 끝을 내기 때문이다. 내가 <봄봄>의 작가 김유정이었다면, 점순이와 ‘나’와의 다음 갈등과 둘의 성례를 치른 후에 끝을 낼 것이다.
한참 궁금하게 만들어 놓고 재미있는 부분에 끝을 내는 작가들이 나는 밉다. 물론 자기 마음대로 상상해서 생각할 수는 있겠지만, 그래도 ‘나’와 점순이가 행복하게 사는 걸로 결말을 맺었으면 싶었는데 조금은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