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씨전을 읽고 박씨전

< 박씨전 >을 읽고...
내가 이 소설을 읽고 참으로 큰 깨달음을 얻은 것은 바로 사람의 외모나 학벌 등, 외적인 것으로만 그 사람에 대해 판단을 하는 편견, 그리고 남성 중심의 사회에서 여자를 무시하는 경향에 대한 잘못됨이다.
내가 이 소설을 처음 접하게 된 동기는 어렸을 적에, 우연히 읽게 된 만화책이었다는 것이 기억에 어렴풋이 남는다. 그 때만해도 ‘외모지상주의’나 ‘여성의 무기력함’에는 관심이 없었을 것으로 기억한다. 하지만 지금은 이 소설을 접하고 난 후, 우리 사회에 대한 조금은 실망감이 느껴졌다.
박씨전은 작가와 연대를 알 수 없으며, ‘박씨부인전’이라고도 불리운다.
‘얼굴은 이끼로 덮인 돌덩이처럼 빡빡 얽었고 눈은 실 드나드는 바늘귀 만하고, 코는 험한 바위 같고 나발 같은 입은 두 주먹을 넣고도 남을 만큼 큰...’ 이라는 말은 박씨전의 주인공 박씨의 외양묘사이다.
박씨는 비…(생략)

이 소설의 작자는 남성인지 여성인지 모르지만, 만약에 사대부가 이 소설의 작자였다면 나는 과히 박수를 쳐주지 않을 수 없을 정도로 남존여비시대인 조선시대에 여성을 주인공으로 삼았다는 점에 왠지 모를 뿌듯함을 느꼈다.
그렇지만 내가 이 소설을 읽고 느낀 우리사회의 잘못됨 또한 크다.
나를 포함한 요즘 사람들은 지혜와 성실함 등 내면적인 것보다는 외모에 치우쳐 그 사람의 모든 것을 판단하려는 잘못된 태도를 가진 듯 하다. 요즘은 ‘얼짱’이라는 칭호로 온라인 상에서의 ‘외모지상주의자’들의 잘못된 생각이 오프라인 상까지 이어졌다.
내가 생각하기에도 사실, 외적인 것이 뛰어나다면 내적인 것을 더욱 빛나게 해줄 수는 있지만 모두 그렇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옛날 선비들이 ‘외모로 그 사람을 판단하지 말라’ 고 말했듯이 ‘박씨전’을 통해 우리사회의 잘못됨은 우리가 빨리 고쳐 나가야 할 문제중 하나이고, 우리사회의 잘못됨에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나는 이 소설을 읽고 곰곰히 생각한 끝에, 조금은 아쉬운 부분이 남았다.
내가 만약 ‘박씨전’의 작자였다면, 박씨가 뛰어난 재주와 비범함을 가졌기보다는 남들과 다를 바 없는 조선의 한 여인으로써 ‘병자호란’을 여러 여인들과 뭉쳐서 승리로 이끌어 냈다면 어땠을까 하는 나의 생각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