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거인 앞에서 난장이는 작아진다’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을 읽고
사람들은 그를 난장이라고 불렀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사람들은 난장이를 보는 것 하나만 옳았다. 그밖에 것들은 하나도 옳지 않았던 것 같다.
난장이인 아버지는 평생토록 채권 매매, 칼갈기, 고층 건물 유리 닦기, 펌프 설치하기, 수도 고치기의 일을 하며 열심히 살아갔다. 두 아들 영수와 영호도 학교 다닐 나이에 인쇄 공장에서 일한다. 하지만 그들이 사는 땅은 사람들이 사랑이 없는 욕망만 갖고 있고 그래서 단 한 사람도 남을 위해 눈물을 흘릴 줄 몰랐다. 그런 사람들만 사는 땅은 이미 죽은 땅이었다.
난장이는 평생동안 열심히 일했고 그들 식구 모두가 열심히 일했다. 나쁜 짓을 한 적도 없고 법을 어긴적도 없었다.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도 올렸다. 그런데 도대체 뭐가 잘못된 것이었을까? 그건 뭔가 잘못된 것이 분명했다. 불공평했다. 그렇게…(생략)

위해 열심히 공부하고 노사협상을 잘 이끌어나가도록 노조위원장을 뒤에서 열심히 돕는다. 그러나 노사협상은 회사측의 고압적인 자세로 인해 깨지고 그에게 돌아온 것은 테러뿐이었다. 회사측은 더 나아가 노동 조합을 파괴하기 위해 노조 선거가 제대로 치러지지 못하도록 농간을 부렸다. 시정을 요구하는 노동자들의 요구를 묵살하고 계속 힘으로 억누르려 하는 회사 쪽의 태도에 영수는 절망했다. 그는 아버지처럼 ‘사랑에 기대를 걸고 살아온 사람이었지만 사랑을 상실한 가진 자들의 횡포에 절망하고 살인을 저지른다. 은강 그룹 회장의 동생을 회장으로 잘못 알고 죽인다. 그리고는 결국 재판정에서 사형을 선고받는다.
진실을 말하고서 묻혀버리는 영수가 너무나 불쌍했다. 사랑에 기대어 사는 사람이 사랑을 상실한 가진 자에게 져버렸다는 사실이 너무나 화가 났다. 도대체 그들이 가진 것이 얼마나 컸기에 그런 그들의 작은 외침들을 짓밟아 버리는 것인지….
‘사랑으로 일하고 사랑으로 자식을 키운다. 사랑으로 비를 내리게 하고, 사랑으로 평형을 이루고, 사랑으로 바람을 불러 작은 미나이라재비꽃 줄기에까지 머물게 한다.’
라는 난장이 일가가 바란 세상은 이런 사랑의 세상이었지만 가진 자들의 사랑의 결핍으로 인해 그들은 비극을 맞게 될 뿐이었다.
‘오백년이 걸려 지은 집입니다.’ ‘조상 대대로의 가난을 염두에 둔 말이겠지요’ 난장이는 입으로만 말하던 달나라에 가 살기 위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가난한 사람들의 아파트 입주권을 돈 많은 사람들이 몽땅 사들여 다른데다 비싸게 팔아먹었다.
이에 영희는 집은 되찾기 위해 자기의 몸을 바쳐 입주권인 표찰을 되찾아 오지만, 그런 노력도 헛되어 영희를 기다린 것은 아버지의 죽음이라는 절망뿐이었다.
못 가진 자와 가진 자 그 불평등함 속에서 거인에 비해 난쟁이는 한없이 작을 수밖에 없었나 보다. 하지만 아무 것도 가진 것이 없는 난쟁이. 어쩜 난쟁이는 거인보다도 더 강한 존재였는지도 모른다. 난장이인 아버지의 죽음으로 인해 이 현실이 더 비극적으로 느껴질지도 모르겠지만, 그때의 그들이 겪었을 고통과 시련들은 정말 너무했을 것 같다.
지금 내가 편하게 살고 있다고 해서 그 속에 감추어진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현실이 아닌 힘들었을 그 세상과의 현실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는 시간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