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신 치바를 읽고 쓴 글입니다 일반독후감 사신 치바

< 사신 치바 >
원래 일본 소설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이 소설은 특히나 나의 흥미를 끌었다.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사신’이라는 캐릭터 때문인 것 같다. 인간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죽음과 끊을 수 없는 관련을 맺고 있다. 죽고 싶지 않다고 해서 평생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을 것이다. 이 소설은 사신 치바라는 제목으로 크게 묶여있지만 몇 편의 단편들이 모아져서 이루어진 책이다. 흔히 일본 소설들이 이런 형식을 많이 취하고 있는 것 같다. 아마도 그 나라 사람들의 삶의 태도가 만들어 낸 산물일 것이라는 생각도 많이 해 본다. 촉박한 시간 속에서 긴 소설을 읽어 내려가기 힘들다는 점 때문에 생겨난 것 이라는 생각도 해 보게 된다. 그렇다고 한 편으로 읽고 끝내 버리면 아쉬움이 더 많이 남게 되니까 연작형식을 취해서 소설을 마무리 한 것 아닌가라는 생각을 해 본다. 처음 등장했던 인물이 마지막 이야기에서 주인공…(생략)

지고 고민하는 것처럼 보일 것이다. 그는 인간의 삶과 죽음을 결정지을 수 있다. 자연적인 죽음에는 관여할 수 없는 것이지만 말이다. 그가 죽음을 결정 내리는 명확한 기준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삶에 대해서 어느 정도 미련이 남아있다거나 혹은 좀 더 이루고 싶어 하는 사람들은 좀 더 삶을 살아갈 수 있는 기회를 주고, 나이가 들어서 스스로 삶을 마감하고 싶어 하거나 아니면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목숨을 내 놓는 식의 행동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죽음을 선택할 수 있게 해 준다. 이 점은 우리의 맘을 참 떨리게 한다. 신이 아닌 인간과 흡사한 존재가 우리의 죽음을 주관한다는 사실 말이다. 소설 속에 치바는 자신도 역시 신이라고 말을 하고 있긴 하지만 말이다. 그들이 인간과 비슷한 모습을 하고 세상에 내려와서 그들과 함께 생활을 하는 모습은 한 편으로는 재미있으면서도 다른 한 편으로는 살짝 마음 아픈 일인 것 같다는 생각도 함께 든다. 그 이유는 평소에 소통할 수 있는 사람이 많이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에 죽음 직전에 자신의 마음을 털어 놓을 수 있는 현대인이 필요했다는 점이 우리들의 삶과 너무 닿아있고, 이런 점 때문에 맘 한 구석을 좀 더 뭉클하게 하는 것 같다. 자신의 모든 것을 토해내고 죽어야 좀 더 행복해 하는 인간의 속성일까 아니면 자신의 삶을 누군가에게 끊임없이 말하고 싶어 하는 모습에 좀 더 가까운 것일까 그 어떤 것이어도 괜찮은 것 같다. 이 소설을 다소 무거운 주제를 가지고 가볍게 풀어내었다는 것이 가장 큰 맹점인 것 같다. 그 누가 감히 죽음이라는 소재를 가지고 소설을 쓸 생각과 시도를 해 보았을까 아마도 이게 일본과 우리 문학의 작지만 큰 차이점인 것 같다. 물론, 우리 소설도 요즘은 다양한 시도들이 생겨나고 있지만 말이다. 가끔씩 일본 소설들을 읽어 주는데 그네들의 생각은 분명 우리와는 많이 다른 것 같다. 그리고 이 점이 언제나 나를 너무 흥분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