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신 치바를 읽고 사신 치바

사신 치바
사신 치바는 6명에게 다가가 일주일 동안 관찰하여 "죽어야 한다"와 "보류해야 한다"를 단판해야 하는 아주 고귀한 생명의 생사를 여탈하는 선택권을 가진 유일무이한 무거운 책임이 있다. 근데 이 책에선 사신 치바에게 그런 느낌을 받기는커녕 한 인간의 생명을 존엄성을 냉대하는 의식과 자세를 가지고 있다는데 깜짝 놀라웠지만 더욱 놀라운 것은 생명의 존엄성을 무시하고 재미와 흥미위주인 내용전개가 솔직히 재미없고 소재는 흥미롭기 하지만 그뿐 연장선상으로 이어지는 내용은 흥미롭기는커녕 진부하기 까지 하다.
추리소설이라 충분히 변명과 납득할 설득력을 갖추고 있다고는 하지만 솔직히 이 책이 추리소설이란 것은 방금 겉표지를 보고 알았을 정도로 추리소설의 추리는 충분히 느끼지 못했으며 정작 추리를 해가면서 봉착한 난해한 추리에 해결의 실마리조차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으며 6명으로 이루어진 주제는 하나의…(생략)

하다. 문제는 터졌고 연쇄살인은 벌여져 흥미진진한 도가니 속으로 빠져들게 하지만, 추리는 그저 사신들의 초능력을 발휘해 싱겁게 끝나버리고 만다. 정말이지 독자인 나로써 기분이 좋지 않았다.
서술상의 한계도 당연히 찾을 수 있었다. 작가도 인간이기에, 사신의 모습을 서술함에 있어서, 심지어는 객관적이지 못한 부분들도 간혹 보였다. 또, 절제된 감정으로 감정서술을 대체로 배제하는 경향을 보여주는데, 이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재미있었지만, 만화를 많이 보는 나의 경우, 만화 이상의 한계를 넘기는 힘든 식의 서술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살짝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