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아들을 읽고 사람의아들

더 높은 진리
중간고사의 독서 시험 문제로도, 사전교육때의 독후감 제출을 위해서도 나는 이문열의 ‘사람의 아들’을 2번 이상 정독한 적이 있다. 첫 번째 읽었을 때는 17년간을 크리스천으로 살아온 나에게 있어서 커다란 충격이었다. 다시한번 기독교에 대해 생각해 보고 심지어는 마음에 이는 동요마저 느끼게 되었지만, 나의 신앙 경험과 주님의 은혜를 토대로 더욱더 굳은 신앙의 확신을 가지게 된 경험이 있다. 하지만, 사람의 아들이란 책 한권으로 인하여 나의 믿음이 흔들렸었다는 사실만큼은 부인할 수 없다. 그 때 나는, 주님의 사랑은 마음속의 혼란기, 즉, 심적 고통이 있는 뒤에 더욱 크게 느껴진다는 사실을 어렴풋이 깨달았다. 하나님의 단련으로 인하여 우리는 더욱 강건하게 영적 무장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근모 박사님의 ‘나는 위대한 과학자보다 신실한 크리스천이고 싶다.’라는 책으로 인하여 그 사실을 가슴 깊이…(생략)

마다, 나는 나를 나타내려고, 우쭐하는 마음에 자랑을 하곤 했다. 기말고사가 다가와서, 공부를 할 때가 되었다. 하지만, 예전만큼 공부가 잘 되지 않았다. 그리고 그 시험에서는 전교 5등을 했고, 나는 상심했다. 내가 학교 복도를 걸어갈 때면, 옆에 있는 아이들은 나를 향해 수군수군대는 것만 같았고, 내 맘 속에는 ‘그렇게 잘난 척 하더니, 한번 밖에 1등 못하네’ 등의 비난이 계속 울려 퍼졌다. 많은 스트레스가 생겼다. 다음 시험이 닥쳐오고 있었다. 나는 시험을 걱정하며 교회에서 기도를 드리고 있었다.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를 드렸다. ‘주님, 저 보다는 주님의 이름을 높이겠습니다. 주님의 영광을 돌리겠습니다. 저를 허락하여 주시옵소서’ 시험 결과는, 첫 시험과 비슷한 결과였다. 2등과는 많은 차이가 있었고 전교 1등이었다. 결과는 같았지만, 나의 마음가짐은 달랐다. 가장 먼저, 주님께 감사기도를 올렸다. 저번과 같이 나에게 공부법을 묻고 나를 칭찬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나는 그럴 때마다, 친구들, 선생님들께 “너도 교회에 나가보렴, 성적이 저절로 오를거야.” 혹은 “제가 한 게 아니라 하나님께서 주신 은혜에요.”라고 대답했다. 이제는 주위에서 수군대는 사람도 없었고, 나를 비난하는 사람도 없었다. 그 후로도 중학교에서 나는 계속 1등을 유지하며 졸업할 때도 1등으로 졸업하였다. 물론, 3년 동안, 칭찬만 들어오면서 우쭐했던 적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나는 주님께 회개하고, 다시 낮아지려고 애썼다. 하지만, 그 때도 나는 예수님의 실존하심을 어렴풋이 가슴으로 느끼고 있었지, 깊은 마음으로 예수님께 사랑고백을 하지 못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나를 너무도 사랑하셔서 주의 사랑안에 나를 살게 하셨다.
또, 나는 기독찬양동아리의 장으로써 활동하고 있었는데, 그런 나의 모습을 보고 교회에 나가는 친구들도 생겼다. 나의 중학교 3년 생활 중, 가장 기뻤던 일은, 물론, 시험을 잘 봤을 때일 수도 있겠지만, 다름아닌 친구 녀석이 교회에 나간 일이다.
한 번의 넘어짐을 토대로, 주님과 더욱 가까워지고, 더욱 크신 사랑 속에 은혜가 충만한 채 살아가게 되었다. 정 박사님도 이와 비슷한 삶을 사셨다. 아들 진후의 고통으로 인하여 예수님을 만나셨고, 그가 세상적으로 교만해질 때나 해이해질 때 쯤 될 때마다 주님께서는 그를 연단하셨으며, 그럴 수록 그는 주님의 품으로 안겨갔다. 나에게도, 남은 생 동안 더욱더 혹독한 연단과 고통이 다가오겠지, 그럴 때마다 나는 주님께 기도하며 이겨낼 것이다.
그가 고민했던 질문이 내가 지금 고민하고 있는 주제와 너무도 흡사하여 놀란 곳이 있다. 얼마 전, 한 친구를 전도하려고 얘기를 하던 중, ‘과학을 공부하는 과학도가 그런 비이성적인 종교에 매달리고 기적을 믿으면 어떻게 생각하냐, 하나님이 계시는지 어떻게 증명하냐?’라는 질문에 입이 막히고, 너무도 짧은 내 지식을 안타까워했던 적이 있다. 정 박사님도, 그런 질문을 자주 들어오셨단다. 왠지 모를 동질감이 느껴졌다. 하지만, 나는 답을 찾지 못했다. 정 박사님께서 가르쳐 주신 답에 동감, 또 동감이다.
답은 바로 ‘진리의 서열’이다. 성경책을 보면 이런 구절 있다. ‘참된 진리를 알지니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 여기서 참된 진리란 무엇인가.
흔히들 공부하는 이유는 진리를 찾기 위해서라고 한다. 하지만, 세계의 4대 현인 중 하나인 소크라테스도, ‘내가 모든 것을 알았다고 생각했지만, 나는 알아낸 것이 없다.’ 라고 고백하고 죽었고, 20세기의 최고 과학자 아인슈타인도 ‘늙으면 늙을 수록 알고 있다고 생각한 나의 교만을 후회한다’ 며 ‘과학을 모르는 종교는 장님이다. 종교가 없는 과학은 불구이다.’라고 고백했다. 학자들이 공부하면 할수록 위대한 창조주이며 모든 것을 주관하시는 하나님의 존재를 느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나는 비록 너무 부족한 학생이고, 한참 멀었지만, 생물을 공부하면서 하나님의 오묘하신 섭리를 느끼고 마음 속에 너무나도 큰 평안을 얻은 적이 있다. 우리 몸의 많은 메커니즘, 세포간의 신호 연결, 여러 호르몬간의 길항 작용과 그 분비 기작, 분비 시간 등등, 이는 주님의 섭리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이었다. 진화만으로는 도저히 설명할 수 없는 일들이었다. 그리고 그곳에는 우리가 찾지 못한 많은 것들이 있었다. 하지만, 그것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보이지 않는 손길’에 의해서 작동되고 있다. 그것이 바로 ‘더 높은 진리’요, ‘참된 진리’인 것이다.
반면에, 우리가 알고 있는, 우리가 공부하고 있는 이 과학은 그보다 한단계 낮은 진리이다.우리는 가시광선만 보고, 매우 적은 주파수의 소리만 들을 수 있는 만큼, 우리가 보고 듣는 것은 자연의 움직임 중 매우 미세한 것이다. 즉, 이것이 ‘낮은 진리, 가시적 진리’인 것이다. 자연의 움직임은, 하나님께서 만드신 것이다. ‘더 높은 진리’를 주관하시는 분이 이 땅에 낮은 진리를 만들어 놓으셨고, 우리 인간들이 진리의 낮은 진리로 인하여 더 높은 진리를 해명하려고 하니, 이는 우리에게 너무도 힘든 일임이 틀림없다. 우리가, 자외선, 적외선을 볼 수 있는가? 만약 본다면, 눈이 멀고 만약 듣는다면 고막이 찢어질 것이다. 그냥 우리는 ‘더 높은 진리, 영적 진리’를 마음속으로 느끼고, 믿으면 되는 것이다. 우리의 낮은 진리에 상대성 이론, 진스의 법칙, 불완전성 원리 등이 있다면, 더 높은 진리에는 ‘하나님의 법칙’이 있다. 과학적인 태도로 어떻게 사랑을 설명하는가? 자유를 설명하는가? 우정을 설명하는가? 그것을, 실험 관찰 논문 측정 평가할 수 있는가? 생명은 무엇인가? 또 하나님의 은혜는 무엇인가? 인간은 설명할 수 없는 일들이 ‘하나님의 법칙’에 의하여 일어나는 것이다. 기십년간 허리통증으로 인하여 걸음도 제대로 걸을 수 없던 사람이 목사님의 안수기도로 인하여 완치되고, 현대의학으로는 치료할 수 없다고 판정된 불치병 환자가 간절한 주위의 기도로 병상을 박차고 일어났다. 아주 작게는 나에게도, 심한 두통으로 인하여, 정상적인 생활이 힘들 때 기도로써 나음을 얻고, 맑은 머리로 주님을 위하여 공부하고 있다.
‘하나님의 법칙’에는 작은 공식이 하나 있는 듯 하다. ‘예수님은 어떻게 하셨을까?’ 라는 것이다. 지금 이 순간, 고통받고 있는 이 순간, 큰 시험이 닥쳐온 이 순간순간마다 상황을 이 공식에 대입하여 답을 찾아내는 것이다. 그 종교적 사랑, 아무 이유도 없이, 우리를 위하여, 죄를 사하시기 위하여 십자가에 9시간이나 못박혀 계셨던 그 사랑, 아가페라 하는 것을 우리가 실천하기는 어렵다. 아니, 불가능하다. 누가, 자신의 목숨을 고통스럽게 버려가면서 남을 위해 죽겠는가? 예수님께서는 그리 하셨다. 우리를 위하여 자신의 생명을 내놓으시면서 골고다 언덕에서 돌아가셨다. 그 사랑으로 인하여 나는 눈물을 흘리고 주님을 찬양하며 이 세상에 주의 사랑을 전하려 하는 것이다.
더 이상, 예수님께서 내 안에서 함께하시는 이상, 신이 존재하는가 라는 등의 질문에는 대답할 이유가 없다. 신을 과학적으로 증명할 수 있다면 더 이상 그것은 신이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는 알지 못하는 ‘하나님의 법칙’이 존재하는 하나님의 영역이 분명히 있다. 그리고, 우리는 그것을 체험한다. 주님께서는 언제나 내게 귀를 기울여 주시고, 내게 그 무한하신 사랑을 아무 이유없이 베풀어 주시기 때문이다. 보이지 않는 손, 그러나 분명히 마음으로 느껴지는 그 손길, 그것이 바로 하나님의 실존이시다. 교만한 나를 끌어 내려 낮은 자의 위치에 두시고는 주님을 찾게 하셔 자신의 영광을 돌리게 하신 주님, 나에게 ‘더 높은 영적 진리’를 깨닫게 하여 주신 주님, 그 분은 나의 전부요 나의 생명이시다. 그로 인하여 나는 눈물을 흘리고 행복을 얻는다. 나는 그를 사랑한다.
부끄러운 얘기지만, 모태신앙자인 내가 마음속 깊이 진정으로 예수님 때문에 울고, 예수님을 사랑한다고 고백한 것은 작년 4월 쯤이다. 고난주간에 많은 일로 고민하며 동아리방에 홀로 앉아 주님께 기도드리고, 주님의 고난을 나누려고 하는 가운데 주님께서는 찬양으로 내게 찾아오시는 큰 은혜를 주셨다. 나도 모르게 눈에서 눈물이 한없이 흘러 나오고, 주님 사랑합니다 사랑합니다. 정말 사랑합니다.. 계속 이 말이 입에서 나왔다.
그리고, 나는 더 높은 진리를 깨달았다. 우리가 추구해야 할 가치는 무엇인가, 더 높은 서열의 가치요 진리이다. 나는 현재 과학을 공부하는 학생이고, 앞으로 과학을 연구하는 학자가 될 것이다. 나의 연구를 드러내기보다는 불치병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을 유전적 해결방법으로 치료하여 주님의 사랑을 전하고 싶다. 그들에게, 진정한 주님의 사랑이 무엇인지 전하고 그들과 함께 하늘나라에서 만나고 싶다. 과학을 공부하면서, 많은 이론을 배우고, 익힐 터이지만, ‘하나님의 법칙’을 문제 해결의 최우선 방법으로 택할 것이다. 내게 어떤 일이 와도 하나님께 영광을 돌릴 것이다. 하늘나라에 영광을 돌리는 일이 즉, 더 높은 진리를 위한 일이 나의 영광, 낮은 진리를 위한 일보다 훨씬 어렵다는 것이 분명하다. 그를 위해서는, 훨씬 많은 노력이 필요함을 나는 안다. 주님을 위해서, 나는 노력할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 그 분은 내 인생의 주인이시고, 삶의 전부이시며 나의 구원자시다. 나의 호흡이 계속되는 그날까지,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