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아들을 읽고 사람의 아들

사람의 아들
이문열이라는 이름은 누구나 한번쯤은 들어보았을 것이다. 또한 그의 작품중 사람의 아들이란 작품역시 들어 보았을 것이다. 이문열씨는 이책을 통해 오늘의 작가상을 받았고 이책은 30년이 넘은 지금까지 베스트 샐러로 있다. 이책이 말하는 것이 무엇이길래 이토록 30년 동안 사랑을 받는 것일까?
사람의 아들이라 하면 우리는 금방 예수를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하느님의아들인 예수는 동정녀의 몸에서 태어난 인간의 몸을가진 사람이다. 신의 아들이라고 하지만 사람의 고통을 그대로 느끼는 것이다. 이러한 예수가 진정한 사람이 아들이라는 것에 대해 보통 우리는 그렇다고만 생각 했을뿐 정말로 그럴까에 대해는 감히 생각도 하지 못했다. 그런데 저자는 이책을 통해 그러한 것을 꼬집어 냈다. 과연 예수가 진정한 사람의 아들일지에 대해서 말이다.
이책은 남경사라는 매우 평범한 사람에게서부터 시작한다.어느날 …(생략)

대해 정면으로 비판하고 못사는 사람이 있거든 어떻게든 돈을 벌어서 그사람을 도와준다. 못배운 사람이 있으면 글을 가르치고 자신을 위해서는 돈한푼 쓰지 않는 그런 행동을 하고있었던 것이다. 이것은 지극히 이상적인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이상적인 세계에서만 이러한 행동은 제대로 인정을 받을수 있다고 생각한다. 현실사회에서는 이러한 행동을 대부분 알아주지 않을 것이다. 단순히 미친사람정도로 취급을 할 것이다. 정말로 안타까운 일이다. 그가 이웃에게서 박대를 받는것을 읽으면서 나조차 회의가 느껴졌다. 정말로 진심으로 남을 위해서 살아가고 있는데 어째서 그 남은 그의 마음을 알아주지 못하는 것일까?
이야기는 계속 진행이 되어 또한번의 사건을 맞이하게 된다. 바로 민요섭과 조동팔과의 만남이다. 조동팔은 마치 민요섭의 어린모습과 같다. 우수한 성적으로 학교를 다니고 있고 믿음이 깊은 신자 였기 때문이다. 조동팔은 박학다식한 그의 지식과 그의 종교사상에 매료되어 그를 쫓아가게 된다. 조동팔은 그때부터 민요섭의 사상에 기반하는 극단적인 행동주의자가 된다. 조동팔과 민요섭은 서로 동거동락하면서 어려운 사람들을 도우며 살아가다 마침내 그들의 종교적 신념의 결정체인 [쿠아란타리아서]를 완성하게 된다. 이것에 내용은 그때까지 진행된 아하스페르츠에 대한 내용의 완성판이다. 그들만의 신을 드디어 창조해낸 것이다. 아하스 페르츠가 광야에서 영적인 존재와 만나게 될 때 그 영이 한 말을 써놓은 것이다. 여기에는 천지창조에서부터 현재까지에 이르는 역사를 기록하고 있다. 신들이 역사를 만든 과정에 대해 서술하고 있는 것이다. 신은 원래가 2명이었고 그들은 칭찬도 벌도 하지 않고 인간의 이성을 존중하며 인간들의 일은 그들의 이성에 따라 처리하고 자신들을 숭배하지말라고 한다. 즉 그저 존재만 하는 신인 것이다.
이러한 신을 아하스 페르츠는 진정한 신이라고 생각했다. 현실적으로 생각해보면 이치에 맞는말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구원을 기다려도 구원을 구경도 못하고 죽는 사람이 태반이었던 시대에 살던 아하스 페르츠는 이러한 논리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신에게로 자신의 신념을 돌린 것이다. 물론 그의 현실모습인 민요섭 역시 같았다. 아하스 페르츠는 이러한 자신의 신념을 가지게 된 다음 본격적으로 예수와 부딪치게 된다.
하지만 이렇게 엄청난 노력을 통해서 신을 만들었던 민요섭은 끝내 자신의 이러한 행동에 대해 회의를 느낀다. 가치판단이나 선악의 관념에서 유리된 신은 공허하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설사 구원을 못받는다고 해도 그에대한 막연한 희망을 가지고 삶을 살아가는 것이 오히려 냉혹한 현실에 무방비로 부딪치는 것보다는 낫다고 생각한 것이다. 끝내 민요섭은 조동팔과 이별을 하고 예수의 신에게 귀의한다. 이에 정신적 기반이었던 민요섭이 배반을 하자 자신의 실천력이 희석되는 것을 불안해한 조동팔은 민요섭을 살해하고 자신 역시 음독 자살을 하는 것으로 이야기는 끝이 난다.
이 책은 상당히 종교적인 느낌이 강렬하다. 나는 아직까지 종교적인 문제를 다룬 책을 거의 읽어보지 않았기때문이어서 인지 이책이 준 충격은 의외로 컸다.
현재 예수가 신의 아들이라는 것에대해 부정적인 견해는 당연하지만 거의없다. 옛날에 있었다 하더라도 예수를 믿는 지금에 와서는 그러한 의견은 당연히 묵살되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자는 결코 부정할수 없는 의견을 제시한다. 그것은 아하스 페르츠와 예수와의 대화에서 잘 나타나 있다. 아하스 페르츠는 극중 민요섭이 만든 진정한 사람의아들로 나와서 예수에게 이런 질문을 던진다. 어째서 전능 하신 하나님이 저 숱한 인간들을 고통과 신음속에 버려두는가? 그대는 어찌하여 그대가 가진 기적의 힘으로 그들을 구원하려 하지 않는가? 어째서 신을 배반해도 잘사는 사람이 있고 신을 애타게 불러도 구원받지 못하고 죽어가는 사람이 있는가? 신은 자유의지를 주셨다고 하는데 자유의지를 가지게 된 인간이 죄를 지을줄 뻔히 알면서도 전능하신 하느님은 왜 그들을 방치해 두셨는가? 만일 신께서 죄악을 만드셨다면 그 죄는 인간의 것이 아니라 신의 것이다 만약 죄악이 신의 뜻이 아니라 어떤 다른 의지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신은 전능하지 않은 것이다 이것은 어떻게 된 일인가? 설명할수 있는가?
이러한 아하스페르츠의 질문에는 그가 지난 10년간 그의 신인 야훼 (하느님)를 버리고 진정한 신을 찾아 방랑한 개인적인 한도 포함된 듯 하다.
이러한 그들의 대화는 나에게도 앞에서 말한것처럼 충격 자체였다. 내가 늘 궁금히 하던 것을 정확히 꼬집었기 때문이다. 나는 어려서부터 교회에 자주갔다. 하지만 중학생이 된 이후로는 거의 가지않았는데 학업적인 이유도 이유였지만 이책에서 다룬 질문과 같은 질문이 생각났기 때문이다. 어째서 구원을 외치며 한평생을 믿음속에 살던 사람이 끝내 구원을 받지못하고 비참하게 죽어갈까? 나는 이에대한 해답을 아하스 페르츠의 질문에 대답한 예수의 말에서 찾을수 있었다. 단 한마디였다. ‘그저 하느님을 믿고 기다려라...그러면 반드시 하느님은 너를 구원해 주시리라...’
어떻게 보면 매우 추상적인 대답이자 전혀 현실성이 없고 무성의 한 대답이다. 이러한 대답에 조금만 희망이라도 가지고 있었단 아하스페르츠는 결국 예수를 버리고 독자적인 길을 간다. 하지만 예수의 이 단순한 대답에는 신에대한 끊없는 믿음과 구원에 대한 무한한 희망을 암시하고 있는 듯 하다.
우리에게 하느님이 구원을 꼭 해주실지는 예수님조차 부정하셨듯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그저 해주신다고 굳게 믿고 기다리면 오히려 구원을 안해주시더라도 안믿고 기다리는 것보다는 더 희망차게 하루하루를 살아갈수있는 것이다. 미래에 대한 막연한 희망을 가질수 있기 때문이다. 그것이 바로 예수가 한말의 진정한 의미인 것 같다.
현실적으로 필요한 빵과 기적과 자유를 외치던 아하스 페르츠의 신념도 존경스러웠지만 나는 이책에서 미래에 대한 희망을 제시한 예수가 승리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저 무조건적인 믿음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것이 상도 벌도 주지 않는 무덤덤한 신을 믿는 것보다는 낫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