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아들 사람의아들

‘신은 존재하는가?’
‘사람의 아들’을 읽고...

1. 작가

이문열(1948- ) 경북 영양 출생. 1979년 동아일보 신춘 문예에 중편이 당선되면서 문단에 데뷔, 「사람의 아들」로 제3회 오늘의 작가상을 수상. 「그해 겨울」「그대 다시는 고향에 가지 못하리」「황제를 위하여」등의 작품이 있다.

2.책소개

`사람의 아들` (민음사)의 완성 경로는 작가 이문열의 문학적 궤적과 같이 한다. 70년대 초엽 작가가 군대에 입대하기 전에 씌어진 소설이, 이른바 최종 판으로 나온 1993년에 매듭이 지어졌으니 무려 20여년에 걸친 탁마의 과정이 이 소설에 담겨있다. 한국 문학에서는드문 전통인 본격 관념소설을 표방한 `사람의 아들`은 신과 인간의 문제라는 다분히 비상업적인 소재를 다루고 있음에도불구하고 현재까지 출판사 추정 1백20만부 가량 팔렸다. 지금도 해마다 1만∼2만부 정도는 꾸준히 나가는 스테디 셀러다. 1…(생략)

3.줄거리

4.감상

스페르츠’가 주인공으로 되어 있는데 이는 예수와 같은 시간에 사람의 아들로 태어난다. 남 경사는 처음에는 이 노트들을 대충 보고 흘려보내지만 나중에는 민요섭의 행적을 쫓는 데마다 나타나는 새로운 자료의 내용에 흥미를 느끼며, 이 내용이 민요섭이 겪은 기독교에 대한 갈등과 체험이라는 것을 발견한다. 남 경사가 항도 B에 갔을 때는, 민요섭이 여인숙 집 아들 조동팔과 함께 사라졌고, 이후에는 같이 기거하면서 여기저기를 떠돌아다니며 종교 교육을 하였다는 것을 알게 된다. 민요섭의 사후에는 일명 김씨로 통하던 조동팔의 행방이 묘연해지자 민요섭의 죽음이 조동팔과 연관되어 있다고 생각하고 그를 찾아 나선다. 하지만 그의 집을 찾아 갔을 때 그는 이미 집을 나간 지 오래되었으며, 그의 방에는 민요섭의 원본에 있는, 새로운 신이 바탕으로 된 새로운 성서가 완성되지 않은 채 있을 뿐이었다. 남 경사는 민요섭의 원본을 가져 와 읽어 보는데, 거기에는 아하스페르츠가 예수와 일곱 번 만나 논쟁을 벌인 사건 등이 적혀 있었다. 이후 남 경사는 조동팔이 김동욱이라는 사람으로 개명하고, 얼마 전에 복역을 마치고 나왔다는 사실을 알고는 그 집을 다시 찾아가 본다. 남 경사를 만난 조동팔은 민요섭이 자신들의 신을 배반하고 기독교로 돌아가고자 했기 때문에 그를 죽였다고 고백한다. 그러고 나서 음독자살한다.

4.감상
이 책은 학교에서 추천을 받고 읽게 되었다. 하지만 이런 종류의 책(종교에 관련된 내용을 깊게 다루고 있는 책)을 많이 접해보지 않았던 나로써는 이해하기가 쉽지 않은 책이었다. 나는 현재도 신에 대한 믿음이 별로 뚜렷하지 못하다. 과연 신이 정말로 존재를 하는가. 초등학교 때 고작 대여섯 달 동안 교회를 다니어 보고 나만 믿으며 살아왔던 나로서는 신의 대한 존재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을 해 보게 되었지만... 아직도 신이 정말로 존재를 할까. 혹시 지금 사람들이 믿고 있는 신이 사실은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을 태초에 창조하였지만 그 이후에는 세상사에 전혀 개입하지 않은 존재일지 그 누가 알 수 있겠는가. 기독교에서 말하듯이 천국과 지옥이 따로 있을까. 정말로 좋은 일을 하고 주님께서 말씀을 하듯이 살아가면 천국을 가고, 그에 따르지 아니하면 지옥을 가는 것인가. 이번에 이 책을 읽은 것을 계기로 그런 것들이 정말 가능한 일들인가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해보게 되었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건 그런 것들이 아닌 것 같다. 정말로 중요한건 우리 인간들의 종교적인 입장을 생각하게 한다. 우리의 삶에서 중요한건 신의 존재를 의심할 여지가 아니라 무언가에서(신을 믿는 것에서)부터 힘을 얻을 수 있는가 이다. 종교란 그런 존재가 아닌가 싶다. 종교(기독교, 불교, 이슬람교 등) 여러 가지가 있지만 종교는 우리가 힘들 때 힘이 되어주는 존재인 것 같다. 우리들이 흔히들 사이비 종교라고 부르는 종교들이 많이 있다. 하지만 그 종교도 신도들이 그것을 믿음으로써 의지할 수 있고 힘이 되어주기만 한다면 되는 것이다.
우리는 종종 자신이 믿는 신, 종교만 옳고 다른 것들은 모두 잘못되었다고 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고, 그것을 교리에 포함시키는 종교도 많다. 그것이 아직 내가 종교를 잘 믿지 않는 이유 중의 하나이다. 자신만을 믿고 사는 사람들은 자신의 존재가 이 세상에서는 얼마나 보잘 것 없는 것을 알고 있는가.
이 책은 전체적인 줄거리가 액자형식으로 구성되어있다. 본 이야기는 남 경사가 민요섭의 살인 사건에 대한 수사를 하면서 전개되지만, 그 사이사이에 민요섭의 노트에 있던 아하스페르츠를 주인공으로 한 이야기가 하나 더 있다. 액자 속의 내용은 신의 아들인 예수와 사람의 아들인 아하스페르츠의 대립구도라 할 수 있다.
여기서 민요섭의 노트에 나오는 아하스페르츠의 생각들은 모두 민요섭의 생각과 같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기독교를 굳게 믿는 사람이라면 오히려 더 기독교적인 믿음을 가지게 될지 몰라도 내게는 신이란 무엇인지 신의 존재가 과연 필요한 것인가를 생각하게 한 글이다. 민요섭의 죽음을 조사함으로써 추리소설로 흐르는 듯 하다가도 현실의 인간과 흡사한 액자속의 이단과 이를 신봉하고 몸소 실행해 보이는 민요섭과 그를 따르는 이의 모습은, 내가 그나마 약하게나마 믿어왔던 종교를 의심하게 만들었다. 심지어 믿음으로써 모든 것이 해결되지 않는 현실에서 차라리 이들의 믿음과 실행은 오히려 원래의 종교보다 더 바람직해보이기까지 한다. 이들이 새로 창시한 종교는 다른 종교들보다 실용적이고 현실적인 교리를 담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물질적인 분배에만 치중하여 있고, 다른 것은 생각지 않았기에 조그만 것을 이루기 위해 저지른 일은 더 심각한 일을 부르게 되고 결국 자승자박에 빠지게 된다. 나중에 민요섭은 자신이 창시한 새 종교의 모순점을 깨닫고 다시 원래의 종교(기독교)로 돌아가려고 한다. 하지만 조동팔은 이단의 창시자인 민요섭을 애원하며 말리다가 이를 거부하자 죽이면서까지 자신의 이단을 지키고자한다. 모든 사건은 조동팔의 죽음으로 끝을 맺지만 마지막까지 그 믿음을 버리지 않으며 음독자살을 하는 모습은 인상적이기 까지 했다.
사람의 아들을 읽은 후에 신과 인간에 대해 내 나름대로 생각을 정리해보기도 하였다. 그리고 나의 믿음을 확고히 하였다. 많은 사람들은 종교를 믿는다. 하지만 아까도 말했지만 그들에게 있어서의 신은 예수도 부처도 이단이라 일컬어지는 어떠한 것도 아니다. 단지 그들이 힘겨울 때 지탱시켜주는 작은 믿음이거나, 힘, 희망이다. 현실은 우리 자신도, 운명도, 신도, 그 누구도 어쩌지 못하는 것이다. 자신의 힘과 헤쳐 나갈 수 있는 힘을 주는 믿음인 것이다. 조동팔과 같은 정작 중요한 것은 빠진 광신적인 믿음이 아닌 그 자체를 믿음으로써 따스한 힘을 주는 그러한 존재를 믿는 것이 진정한 종교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