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자전거를 읽고 빨간자전거

만화하면 왠지 꼭 어린애들만 좋아하는 대상이라고 인식되기 십상이다. 하지만 이번에 김동화 작가분이 출간하신 『빨간 자전거』는 기존의 만화작품과 사뭇 다른 느낌을 제공 해 준다. 이 책을 어른들을 위한 만화라고 자주 소개 되어지는걸 본 사람도 있을 것이다. 어른들은 왠지 만화와 거리감이 있을 것 같지만 이 책 하나만큼은 예외라고 봐도 될 것 같다. 사람 냄새를 풍기는 그래서 더욱 정감이 가는 책이기 때문인 것 같다. 향수를 자극하기 적당한 책이기에 어른들에게 특별히 더 소개를 권하지 않나 싶다. 하지만 어른들을 위한 만화라고 해서 어린 아이들이 이 책을 못 읽을 정도로 어려운 책은 절대 아니다. 그저 정서가 어른쪽에 더 맞겠다 싶어서 그렇게 소개를 해주는 것 같다. 그림도 역시 작가분이 남자라는 게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세심한 편이다. 전체적인 구성 역시 마음에 든다. 표지에 하얀색으로 남겨진 공간들에서 왠지 매력이 느껴졌…(생략)

나는 집 주소들. 감나무 집, 들꽃나무 울타리 집, 숲속의 노란 집, 쌍소나무 사이로 보이는 집, 개가 많은 집, 새가 쉬어 가는 집, 살면 살수록 정이 드는 집. 우리가 쓰는 번지를 이 책에서 등장하는 마을에서는 사용하지 않는다. 이 마을로 사람이 이사올 때마다 향기 있는 주소가 만들어진다. 나는 이 만화를 읽고 위와 같은 방법으로 이 책의 또 다른 이름을 지어보았다. ‘보기만 해도 배부른 만화’라고.. 또 한가지, 우리 집에도 향기 나는 주소를 붙이고 싶다. ‘웃음이 끊이지 않는 집’이라고.. 이 책을 접해본다면 사물이나 집과 같은 것에 향기 나는 이름을 짓느라고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