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순이언니를 읽고나서 봉순이언니

형의 도서 대출카드를 주머니에 쑤셔 넣고 빠르게 도서관으로 향했다.
별로 꼭 읽어야겠다 싶은 책을 찾지 못하고 있는데...우연인지 필연인지 `봉순이언니`가 눈에 들어왔다.
읽어야겠다 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지만 손은 이미 `봉순이언니`를 집어들고 있었다.
아마도 읽어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인지 모르겠다.
아니면 너무 많이 들어봐서 그 이름이 너무 익숙해진 건 아닌지 모르겠다.
나는 사실 60 ~ 70년대의 고도 경제성장을 배경으로 자라온 우리 아버지 어머니 세대에 대해 별로 아는바가 없다.
알고 싶다는 생각도 들지 않았지만 나는 이 책을 봄으로 인해 알고자 하지도 않았던 것들을 알아버리고야 말았다.
지금 우리세대는 분명 삭막하다고 해도 틀렸다고 말할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허나 짱아가 살아왔고 또 봉순이언니가 살아온 그 때는 믿음 하나로도 살아갈 수 있는 그런…(생략)

그렇게 생각하리라 생각한다.
봉순이언니는 적어도 한사람 짱아 에게 만큼은 첫사람으로 기억될 테니까.
또 그런 짱아를 기억의 맨 윗줄에 기억되게 할 수 있는 그리고 한 눈에 봉순이언니를 알아볼 수 있게 한 것도 봉순이언니이다.
사랑도 돈이 있어야한다(?)
만삭이 된 몸으로 짱아네를 찾은 봉순이언니에게 옆집의 미자언니가 나무라며 했던 말이다.
우리는 너무나 중요한 것들을 잊고 살아가고 있다.
없어선 않될것들이 혹은 정말 소중한 것들이 내가 또는 우리가 하찮게 여기고 있는 것들일 수 있다는 것을.
우리가 정말 하찮게 여기는 것들중 하나....공기.
나 자신부터가 하찮게 여기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정말은 없어서는 않돼는것...
돈으로 사랑을 할 수 있다.....
결코 틀린 말은 아니다. 미자언니의 삶에서만은...
하지만 봉순이언니는 믿고 싶었던 것이다. 돈이 없어도 사랑을 할 수 있고 믿을 수 있는 그런 사랑을 믿고 싶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