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년동안의 고독 백년동안의고독

이 책장을 덮는 순간 무언가 이상한 느낌, 그 무언가를 느꼈다. 무언가 축 처지는 느낌이 들었나.. 이때까지 난 고독하다, 허무하다.. 등등 그런 생각들을 쉽게 했었는데 함부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는 걸 알려주었다. 처음에는 좀 난해하고 복잡했지만 그 모든 것이 잊혀질 수 있다는 것으로부터 나는 무엇인가를 느꼈다. 그게 바로 고독하다는 게 아닐까?
가족과 가정을 이루고 타인과 끊임없는 교류를 이어가면서도 스스로는 결국 혼자라는 감정을 떨치지 못하는 것이다. 물론 인간은 태어날 때처럼 혼자인 존재이다. 나의 생각을 알아주는 것도 스스로 뿐이고, 나의 행동을 지배하는 것도 내 머리 속에 있는 생각들인 것이다. 하지만 이런 고독이 잠깐 숨을 돌릴 때가 있다. 그 때가 바로 타인과 사랑을 나누는 시간이다. 인간이 고독을 이겨낼 수 있는 방법은 없을 것이다. 사회에서 타인과 마주치며 스스로의 한계를 접했을 때 느끼게 되는 고독을 …(생략)

따분한 설명으로 끝나는 단순한 이야기가 아니라, 몇 대에 걸친 한 집안과 그것을 둘러싼 마콘도라는 세계의 이야기를 신비로운 분위기로 만들어 내고 있다.
이 소설에는 그야말로 상상을 초월하는 등장인물들과 에피소드들이 등장한다. 유령이 나오는가 하면 사람이 나무에 묶인 채로 수 십 년을 생존하기도 하고 미녀가 담요와 함께 승천하기도 한다.
그런 비현실적인 이야기들을 담담하고 지극히 당연한 어조로 그려냄으로 해서 결국에는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를 어리둥절하게 만들어 마르께스만의 특유의 세상 속으로 빠져들게 만든다. 그리고 책을 덮었을 때에는 주위의 현실을 새삼스러운 눈으로 살피며 이렇게 생각하게끔 된다.`오랜만에 정말 책다운 것을 읽었어.`
백년간 숨가쁘게 벌어지는 한 집안의 이야기를 다 읽고 나니까 한숨이 쉬어지면서 뭔지 모를 감동과 여운에 휩싸이게 되었다. 바로 백년 동안의 고독에 동참했기 때문이 아닐까? 특히 `달콤한 초콜렛`같은 `마술적 묘미`라는 그들의 정서를 더욱 잘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