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씨전을 읽고나서고전속 한국판 잔다르크 박씨전독후감 박씨전을 읽고

“ 고전 속 한국판 잔다르크! ”
,박씨전을 읽고
비바람에 오래 시달린 돌처럼 얽고, 얽은 구멍에는 더러운 때가 가득 차있는 붉은 얼굴을 가지고, 입과 코가 한데 닿아있는 여자. 두 주먹을 넣어도 남을 만큼 큰 입, 깊은 산속의 험한 바위와 같은 코, 달팽이 눈같이 툭 불거져 있는 눈, 메뚜기 이마같은 이마, 엉킨 짧은 머리털, 온몸이 뒤틀린 듯한 여자. 보는 모든 사람이 정신이 아찔해지며 두 눈이 저절로 감겼다고 표현했던 여자. 그런 여자가 어느 날 갑자기 허물을 벗더니 지혜로움과 예의를 겸비한 미모의 여자가 되었다. 우리 고전작품에 이렇게 환상적인 매력들을 다 가진 천사처럼 고운 인물이 또 어디 있을까? 고전작품 속에 드러나는 여성주인공은 대부분 착하고 선량한 마음씨를 가진 인물이 대부분이다. 대표적인 인물인 ‘춘향’, ‘심청’ 은 대부분, 당대 유교적 가치관을 잘 지켜나가며 순응적인 삶을 사는 인물이다. 반면 …(생략)

품의 시대적 배격이 되고 있는 병자호란은 조선 역사상 유례 없는 치욕적 사건으로, 정치적, 경제적으로 큰 손해를 끼쳤으며 민중들에게 극심한 고통을 주었따. 이 소설은 현실적인 패배와 고통을 상상 속에서 복수하고자 하는 민중들의 마음을 담아서 비록 졌지만, 그에 대한 안타까움과 서러움 아쉬움을 담아서 패배감에 젖은 민족에게 정신적인 승리를 안겨 주고자 창작한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맘에 안드는 부분도 있었다. ‘여자가 이뻐질때야 남자가 따르는건지’ 이다. 흉측한 얼굴로 도술을 써서, 병자호란을 이겨냈었으면 좋겟다는 생각이 들었다. 허물을 안벗은 박씨의 모습을 비웃던 사람들이 벗자마자 먼저 서신을 보내 박씨를 형님으로 높이고 자신을 아우로 낮추며 사귀기를 원하였다. 그리고 박씨는 오랑캐의 첩자를 물리치고, 전쟁을 미리 예견하는 능력을 발휘한다. 박씨가 그렇게 자신을 질타했던 사람들에게 그 사람들의 잘못을 알려주지도 않고 그냥 도와준점이 안타까웠다. 과거에 매달려서 복수를 하라는게 아니라, 도와주는건 올바른 일이지만 그전에 그 사람들의 잘못을 말하고 나서 도와주는게 나았을꺼란 생각이 든다. 그래서 여기서는 외모를 곧 능력으로 보는 외모지상주의의 한 면을 보는 것 같았다. 사람을 단지 겉모양으로만 판단한다는 것은 개인의 인격을 무시하고 나가는 엄청난 오류라고 생각한다. 항상 여자가 이뻐야 사람들이 인정하게 되는건지 의문을 가지게 되었다. ‘남존여비사상’ 만 없어지면 다인건지! 이러한 외모지상주의를 우리사회에서 뿌리를 뽑기 위해서는 우리 개인각각이 외면의 아름다운 모습보다는 내면의 진정한 아름다움을 바라볼 수 있는 지혜로운 안목을 기르고 개인 스스로 외면의 아름다움보다는 남에게 보여줘도 부끄럽지 않은 내면의 진정한 아름다움을 가꿔야 한다. 이왕 불만인 부분을 바꿀거면 외모지상주의도 바꿔 주었으면 한다. 이미 작가는 죽었을테지만 말이다.
하지만 박씨전은 나의 편견을 바꾸어 주었다. 재미있으며 감동깊은 고전이 많다는 점을 알려주었다. 사실, 내가 그나마 좀 재밌고 괜찬은 고전소설은 홍길동전 정도가 전부였다.여자가 도술과 지식들로 세상을 살리고 “문“과 ”무“를 적절히 사용하며 남자를 보호하는면은 나에게 큰 감동을 주었다. 내가 한번도 읽어보지도 듣지도 못한 이야기였으며 그런이야기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었기 때문이다. 박씨전은 배경이 현실이면서 약간의 비현실적인 면들을 넣어주면서 더 관심을 주었다. 도술을 쓰는 사람이 나온다는 점에서 고전소설에서도 이런게 나오는구나 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리고, 국사를 배울 때 병자호란에서 우리가 져서 불평등한 조약중 하나인 강화도 조약을 맺었다고 할 때 정말로 화가 났었는데, 이 책에서는 이겼다고 해서 더 관심을 주었다. 아마 국사를 배우지 않았던 상태에서 읽었더라면, 우리나라가 병자호란에서 이겼다고 생각했을수도 있었다. 박씨전은 고전이 항상 재미 없는건 아니라는 생각을 심어주었다. 박씨전같은 고전들이 더 많이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