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디메이드 인생

레디메이드 인생
저자 : 채만식
출판사 : 하서
레디메이드 인생..
낯설은 외래어 같았다.. 채만식의 작품은 몇 개 읽었지만 레디메이드 인생은 처음 접한다
길지 않아서 가볍게 읽을 수 있겠구나 생각했지만 내용이 결코 가볍지가 않았다.
30년대를 배경으로 주인공P의 이야기를 통해 작가의 직업관과 그 당시 사회적인 문제를 말하고 있다.
대학을 나온 주인공P는 인텔리로서 별다른 직업 없이 빈곤한 하루하루을 살아가는 사람이다.
구직을 위해 이곳 저곳을 다니다가 신문사의 K사장을 찾아간다.
하지만 K사장은 오히려 농촌에 가서 문맹 퇴치운동을 하라며 P를 떠 내민다.
P는 K사장의 그런 술수에 분노를 느끼며 뛰쳐나온다.
나도 P의 생각처럼 K 사장 같은 사람이 무엇을 아냐고 묻고 싶다.
농촌의 사람들이 게으르고 일을 하지않아서 가난한가...배우지 못함에 가…(생략)

는 했지만 오랜 시간동안 혼자였던 P를 위해 친구들이 어린 계집애한테 P를 보낸 것이다.
계집애가 50전도 좋고 20전도 좋으니 자고 가라고 한다.
순간 P는 화려하고 위선적인 생활을 하는 K 사장이 떠 올라 가지고 있는 돈 전부를 뿌려버리고 뛰쳐나온다.
세상에는 정조를 목숨보다 더 귀중히 여겨 자살하는 여자도 있고 20전에도 자신의 정조를 버릴 수 있는 여자도 있다.
어떤 사람이 옳고 어떤 사람이 그른가..
무엇이 두 여자를 그렇게 만들었는가. 사회는 처음부터 몸뚱아리 하나만 주어진 채 무엇하나 알려주지 않으면서 바르게 살아야 한다고 하며 그런 창녀촌의 여자들을 비난할 수 있는가?
P는 다음날 아들 창선이를 역에서 데러 온다. 그리고 그날 밤 아들의 자는 모습을 보며 한 없은 애정과 미안함을 느낀다.
평소 알고 있던 인쇄소 공장에 견습공으로 아들을 보낸다.
아들을 보내 뒤 돌아서서 한탄하며 하는 P의 말이....이 소설이 말하고 싶어하는 것을 일러주는 것 같았다.
??레디메이드 인생이 드디어 임자를 만나 팔리었구나.".....
작가는 이 글을 통해서 자신의 무기력함을 스스로 비판하는 것 같다.
또 배우고 생각이 있으면서도 자신을 펼칠 수 없는 식민지하의 사회적 모순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나타내고 있다. 아들이 지식인보다는 노동자로 성장하기를 바라는 P의 모습에서도 그런 사회의 불만과 비판이 나타나 있다.
30년대의 단편 소설들이 당시 사회적 문제를 많이 다루고 있는데, 그 중 레디메이드 인생이 더욱 그런 것 같다.
이 소설을 읽은 것이 우리나라 근대의 사회상을 알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 것 같다.